액셀러레이터 빅뱅엔젤스 "1천억 가치 기업 10개 키운다"

[eCEO]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

인터넷입력 :2016/10/13 09:35

황치규 기자

삼성전자를 나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창업이라는 도전장을 던졌다. 머릿속 갖가지 구상을 사업으로 만들었으나, 8년간 6번의 창업실패가 누적됐다.그래도 창업 열정은 식을 줄 몰랐고,실패 경험을 다시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다.현재는 스타트업의 걸음마를 돕는 유명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다.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 ‘빅뱅엔젤스(www.bigbangangels.com)’를 창업한 황병선 대표㊼는 스타트업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돌아보니 갖고 있는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가 꽤 쌓였다. 여기저기서 사업 조언을 구해왔고,지난 2012년 정부가 지원하는 엑셀레이터 사업도 맡게 됐다. 이게 바로 지금의 빅뱅엔젤스다.

“액셀러레이터는 걸음마를 배우는 기업이 뜀뛰기까지 성장하도록 지원합니다.영어 뜻처럼 ‘가속’을 붙여주죠.창업 후 10년간 100개 회사에 투자해 10개는 1,000억원 이상 가치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빅뱅엔젤스의 투자는 ‘엔젤클럽’이라는 회원제 모임에서 시작된다.여기 회원만이 빅뱅엔젤스 이름으로 투자할 기회를 얻게 되는 구조다.주로 대기업 실무자 또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회원이며, 해마다 기수로 구분한다.창업 이듬해 1기가 20여명으로 출발했고,올해 활동 중인 4기는 60명으로 늘었다.

빅뱅엔젤스 황병선 대표

엔젤클럽의 투자 규모는 십시일반에 가깝다.회원들이 모으고 모아 올해까지 40개 스타트업에게 20억원을 투자했다.창업 초반 어려움을 견딜 정도의 양분을 제공, 가능성과 역량을 펼치게 하자는 의도였다.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그 파장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해당 스타트업 40개가 쑥쑥 성장하더니 다른 곳에서 도합 700억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해온 것. 뛰어난 아이템과 역량을 갖췄던 그들이 엔젤클럽을 통해 기회를 얻은 결과라고 황 대표는 강조했다.

웹툰 시장의 강자 ‘레진코믹스’,숙박공유 플랫폼 ‘코자자’,신개념 주차공유 서비스 ‘모두의 주차장’ 등 귀에 익숙한 브랜드들이엔젤클럽의 투자를 받았다.레진코믹스의 경우 엔젤클럽 회원들에게 50배의 투자이익을 가져다 줬다.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빅뱅엔젤스 홈페이지에는 투자 성공 사례들이 공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빅뱅엔젤스가 앞으로 어디에 투자할지에도 스타트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콘텐츠 플랫폼’, ‘사물인터넷(IoT)’, ‘온오프라인 연계(O2O)커머스’등 명확한 답을 내놨다.또, 향후 3년 동안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에 집중 투자한다는 뜻도 밝혔다.

“AR과 VR 시장에서 매우 혁신적인 기술 회사들의 탄생 가능성이 높습니다.아직 성숙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도 저희의 액셀러레이터 역할과 맞는 부분이죠.엔젤클럽 회원 상호간에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소식 또 한가지.빅뱅엔젤스가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국내 스타트업이다양한 국가에서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인프라를 갖춘다는 시나리오다.창업 초반부터 글로벌에 진출한다는 최근의 스타트업 기류와도 맥락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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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지방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한다.지방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및 창업선도대학들과의 시너지 효과, 그리고 더 많은 성공사례 발굴이 이어질 것이라고 황 대표는 전망했다.

“창업에는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현실의 다양한 경영 역량들이 필요합니다.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경험 갖춘 저희 엔젤클럽 회원들이 힘을 모아 유망 스타트업들의 실제적 성장을 지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