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떠나 삼성 품에 안긴 비브, 어떤 회사인가?

시리 개발자 출신들이 2012년 설립…개방적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목표

홈&모바일입력 :2016/10/06 08:37    수정: 2016/10/06 08:46

정현정 기자

6일 삼성전자가 인수를 발표한 비브랩스(VIV Labs Inc.,)는 애플을 떠난 시리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업체로 차세대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 '비브(VIV)'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전문가인 다그 키틀로스(Dag Kittlaus), 아담 체이어(Adam Cheyer), 크리스 브링험(Chris Brigham)에 의해 2012년에 설립됐다.

비브 개발자들은 앞서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를 만든 인물들로 애플은 지난 2010년 시리를 인수하면서 이를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에 통합했다.

다그 키틀로스는 지난 5월 뉴욕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에서 자신들이 만든 새로운 AI 서비스 비브를 대중에 첫 선을 보였다. 키틀로스가 던진 질문은 다른 음성인식 서비스에서도 가능한 날씨에 관한 것이었지만 질문이 조금 더 복잡했다.

예를 들어 "모레 오후 5시 이후에 금문교 근처는 21도 보다 더 덥냐"고 질문을 던지자 비브는 곧바로 일기 예보를 표시해주면서 수요일 5시 이후에는 21도를 넘지 않는다는 식으로 대답을 해준다.

이밖에 꽃을 주문하거나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 벤모(Venmo)로 돈을 송금하고, 휴가를 위한 호텔을 예약하거나 메디슨 스퀘어 가든까지 6명이 타고갈 수 있는 우버를 예약하는 등 다양한 시연이 20분 가량 이뤄졌다.

시리 개발자들이 개발한 만큼 비브는 종종 시리와 비교되지만 일부에서는 시리보다 뛰어난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시리와 달리 비브는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계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한정돼 있는 시리와 달리 비브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과 연동되며 복합적인 질문에도 대응할 수 있다. 다른 써드파티 서비스들과도 매끄럽게 연계돼 개발자들이 비브만을 위한 또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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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비브랩스 인수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는 "비브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비브의 플랫폼에 연결된 서비스들은 각각 따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분석해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브를 이끄는 다그 키틀로스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에서 "대화를 통해 무생물과 전자기기에 생명력을 부여하려한다"고 말했다. 컴퓨팅 기기 뿐만 아니라 가전 등 여러 플랫폼 위에서도 작동되면서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자신들의 제품에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