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0 반전' LG전자, 누가 뭐래도 'LG웨이'

조준호 사장 "갤노트7 신경안써…우리 것 중요"

홈&모바일입력 :2016/09/07 18:06    수정: 2016/09/08 05:57

정현정 기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호재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름대로 V20에 LG전자의 카메라와 오디오 관련 기술을 전부 담았기 때문에 이제 고객들에게 어떻게 평가받느냐 하는 부분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준호 LG전자 대표이사 MC사업본부장 사장은 7일 서초 R&D 캠퍼스에서 열린 'LG V20' 공개행사에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에 따른 리콜 결정으로 인한 반사효과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LG전자는 이날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미 지난달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출시된 상태고 하루 뒤인 7일(현지시간)에는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전 한 가운데 출격하는 V20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려있는 상태였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이 신제품 'V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스마트폰다운 부분 전부 담았다"

'LG V20'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LG V10'의 후속 제품으로 'V시리즈' 두 번째 모델이다. V20에는 그동안 LG전자의 강점으로 꼽혔던 오디오와 비디오 기술이 집약됐다. 스마트폰으로 고품질 사운드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모바일 이용 패턴도 텍스트에서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넘어가면서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을 촬영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그 부분에 집중 투자를 했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초로 32비트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를 탑재하고 세계적인 오디오 기업 뱅앤올룹슨과 기술 협업을 통해 오디오 성능을 끌어올렸다. 김홍주 LG전자 MC상품기획그룹장 상무는 V20의 사운드 성능을 "상반기 출시한 G5에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장착한 것보다 좋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세계 최초로 전·후면에 모두 탑재된 광각카메라와 하이브리드 오토포커스, 강력한 손떨림 방지 기능으로 완성된 카메라 성능도 한 축이다.

조준호 사장은 "우리는 어쨌든 프리미엄 스마트폰 다운 부분을 V20에 전부 담았고 나름대로의 독특한 가치를 심으려고 노력했다"면서 "경쟁이 어떻다기 보다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음향이나 카메라 부분에 대한 노력을 인정해주시는 고객분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LG V20은 '고음질 녹음' 기능을 처음으로 제공한다. 콘서트모드와 스튜디오모드 등을 지원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V20은 위기를 맞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제품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4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다. 특히 세계 첫 모듈식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던 상반기 전략폰 'G5'가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낸 시점이어서 V20의 어깨가 더 무겁다.

조 사장은 이날 MC사업본부의 흑자전환 가능 시점을 묻는 질문에 "모바일 사업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지만 V20을 기점으로 해서 좋은 방향으로 나가기를 기대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하면서 "G5는 수율 문제로 초기 모멘텀을 놓쳐 어려움을 겪었는데 V20은 메탈 소재 등 그동안 쌓인 노하우들을 개발 과정과 공정에 반영해 순조롭게 준비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달말 한국 시작으로 글로벌시장 순차 공급

V20은 LG전자 MC사업본부가 지난 7월 이례적인 연중 조직개편을 단행한 후 나온 첫 전략제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MC사업본부의 경우 MC영업그룹에서 별도로 국내 영업을 진행해왔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TV(HE사업본부)와 생활가전(H&A사업본부) 영업을 맡아온 한국영업본부에 조직이 통합됐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국내 가전 판매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 골자다.

가전에 이어 휴대폰 영업까지 맡게 된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사장은 "스마트폰은 가전 제품에 비해 교체주기가 훨씬 빠르고 고객층도 상당히 넓은 차이가 있다"면서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매장의 판매력과 가전 부문 마케터들의 노하우를 모바일쪽에도 많이 접목해서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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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0의 후면과 번들 이어폰에는 B&O 플레이 로고가 새겨져있다. LG전자는 V20과 함께 기본 제공되는 번들이어폰도 B&O 플레이와 함께 개발했다. (사진=지디넷코

LG V20은 이달 말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 공급된다. 출시 국가는 제한적이다. 갤럭시노트7, 아이폰7 등 쟁쟁한 스마트폰들과 비슷한 시기 경쟁에 나서는 셈이다. 출고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작 V10의 출고가 79만9천70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판매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 사장은 "큰 화면을 선호하는 나라가 많지는 않은 만큼 V20은 G5처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출시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과 미국, 홍콩 등 일부 국가 중심으로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