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승소 땐 특허괴물 활개칠 것"

美 대법원에 의견서…10월11일 첫 공판

홈&모바일입력 :2016/09/06 17:55    수정: 2016/09/06 17:5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 손을 들어줄 경우 특허괴물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오는 10월 미국 대법원에서 애플과의 특허 소송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삼성이 마지막 공세를 펼쳤다. 삼성은 지난 주 미국 대법원에 제출한 마지막 의견서에서 이번 소송에서 애플이 승소할 경우 특허괴물들이 창궐하는 토양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2년 1심 판결이 나온 삼성과 애플 간의 1차 특허소송 최종심이다. 1심에서 10억 달러 배상 판결을 받았던 삼성은 항소심에서 5억4천800만 달러로 배상금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삼성과 애플 간 디자인 특허 상고심이 열리게 될 미국 대법원. (사진=미국 대법원)

■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환수 부당"

삼성은 항소심이 끝난 뒤 디자인 특허 침해 부분에 대해서만 대법원에 상고했다. 삼성이 상고 대상으로 삼은 애플 디자인 특허권은 크게 세 가지 종류다. 검은 사각형에 둥근 모서리를 규정한 D677 특허권을 비롯해 베젤을 덧붙인 D087, 검은 화면에 아이콘 16개를 배치한 D305 특허권 관련 침해 부분이 상고 대상이다.

당초 삼성은 두 가지 쟁점에 대해 상고 신청을 했다.

첫째. 하급법원이 디자인 특허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했다

둘째.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을 기준으로 배상하는 것은 부당하다.

(사진=삼성 대법원 준비 서면)

미국 대법원은 이 중 두 번째에 대해서만 삼성의 상고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11일 미국 대법원에서 시작될 시작될 삼성과 애플 간 특허 소송 상고심에선 항소심 법원이 삼성의 디자인 특허 침해 부분에 대해 부과한 배상금 3억9천900만 달러가 적합한 수준인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게 된다.

삼성은 미국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일부 디자인 특허권 침해 때 전체 이익을 배상하는 건 부당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 구글-페이스북 등도 삼성 지지

삼성은 대법원이 이번 소송에서 전체 이익 환수를 명한 하급법원 판결을 그대로 인용할 경우 특허 괴물들의 무분별한 소송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수 백개, 혹은 수 천개에 이르는 복잡한 부품을 사용하는 IT 기업들이 특허괴물들의 주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삼성은 강조했다.

삼성은 또 특허법에 대한 애플의 입장을 반영할 경우 “특허 시스템이 장려하고자 했던 바로 그 혁신이 말살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사진=미국 대법원)

실리콘밸리의 상당수 IT 기업들도 이같은 삼성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델, 이베이 같은 대표 IT 기업들은 애플의 주장은 “현대 기술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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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애플은 디자인이 아이폰 성공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맞서고 있다. 애플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캘빈 클라인, 알렉산더 왕 같은 대표적인 산업디자이너 100여 명의 법정조언자 의견을 함께 제출한 상태다.

미국 대법원이 121년 만에 디자인 특허를 다루게 될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소송 상고심은 오는 10월 11일 시작된다. 미국 대법원이 하계 휴가가 끝난 뒤 시작된 10월 회기에서 맡게 될 첫 사건이 삼성과 애플 간의 역사적인 특허소송 상고심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