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노트7 전량 교환·환불 '통큰 조치'

다른 제품 교환-환불도 가능…소비자들 환영일색

홈&모바일입력 :2016/09/02 18:39    수정: 2016/09/03 10:15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발화 논란에 휩싸인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을 인정하고 전량 신제품 교환이란 파격적인 결정을 내놨다. 100만대를 웃도는 갤럭시노트7를 전부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9일 출시된 이후 흥행가도를 달리던 갤럭시노트7에 터진 초대형 악재였다. 그런 만큼 삼성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이런 질문에 대한 삼성의 대답은 정면돌파였다. 특히 삼성은 갤럭시S7 엣지 같은 다른 제품과의 교환 뿐 아니라 환불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통 큰 결정으로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보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배터리 교체' 예상깨고 파격적 교환 조치 발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갤럭시노트7 자체 품질 분석 결과과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신제품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러한 소손 현상으로 사용 중 불편을 겪으신 고객들과 저희 제품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염려를 끼치게 되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고개숙여 사과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일부 제품에서 배터리 소손 현상이 접수됐으며 배터리 셀이 원인으로 확인됐다"면서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시기와 상관없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해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에는 약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국내 소비자들은 오는 19일부터 새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19일 이전이라도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은 3일부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아 소프트웨어를 통해 배터리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 교환이 이뤄질 때까지 갤럭시노트7이 아닌 다른 스마트폰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삼성전자 제품 중에 갤럭시S7 엣지 등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또 판매 규정에 따라 14일 이내 환불도 가능하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제품 결함이 확인된 만큼 이통사와 협의를 통해 환불 가능 기간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일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노트7 관련 긴급브리핑을 열고 발화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당초 삼성전자가 문제가 된 갤럭시노트7에 대해 전량 리콜로 가닥을 잡으면서 신제품 교환이나 환불 대신 문제가 된 배터리만 교체해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일체형 스마트폰 신제품을 분해해 수리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또 최초 사건 발생 열흘이 다 되도록 공식입장 발표를 미루면서 14일로 규정된 환불 기간을 넘기지 않을까 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감지됐다.

고동진 사장은 "교환과 환불에 드는 비용을 직접 밝힐 수는 없지만 마음이 아플 정도로 큰 금액이 들어간다"면서 "그럼에도 인명피해가 날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90%에 이르는 사전예약자를 생각할 때 단순 배터리 교체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임직원들 논의 결과 고객만족과 품질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 "발화 원인은 배러리 셀"…삼성, 해당업체명은 함구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 폭발했다는 국내외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초부터 이동통신 3사에 갤럭시노트7의 국내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고 문제가 된 갤럭시노트7을 수거해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해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국내외 총 35건이 서비스센터를 통해 접수됐으며 이는 100만대 중 24대가 불량인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자체 원인 분석 결과 발화의 원인은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됐다. 또 공정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특정 배터리 업체도 밝혀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는 해당 업체명에 대해 끝까지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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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장은 "현재 두 군데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데 특정 업체에서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개발과정에는 문제가 없고 제조공정에서 생긴 문제이지만 사장의 책임도 있기 때문에 해당 업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갤럭시노트7 대수(셀아웃)는 250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소비자들에게 인도된 것(셀인)만 100만대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1차 출시국 10개국(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대만, 아랍에미레이트)에 판매된 모든 제품을 전량 교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