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본격 가동

영국보다 도입 빨라...생태계 진화 주목

인터넷입력 :2016/08/30 17:53    수정: 2016/08/30 18:27

손경호 기자

#중고나라 모바일앱으로 사용자의 은행계좌잔고를 확인하고, 물품구매대금을 이체한다.

#사용자가 보유한 여러 은행 및 증권계좌를 조회해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커뮤니티앱에 송금기능을 추가해 회비를 손쉽게 송금하고, 거래내역을 조회한다.

국내 16개 은행, 25개 증권사가 핀테크 기업들과 개방형 생태계 만들기에 나섰다. 금융사는 자사 사용자들에 대한 금융정보를 각종 핀테크 서비스가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API를 열어주고, 핀테크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일일이 개별 은행, 증권사과 협력할 필요없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금융선진국인 영국 재무부가 2014년 말 금융권 전체 데이터와 금융전산 프로그램을 오픈API 형태로 표준화해 제공하는 방안(Data Sharing and Open Data for Banks)을 추진 중이나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국내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 간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기반이 발빠르게 마련되고 있다는 뜻이다.

30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결제원, 코스콤, 금융사 및 핀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소재 금융결제원 분당센터에서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개통식을 열었다. 지난해 7월15일 금융위가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구축방안을 발표한 지 1년만의 일이다.

금결원과 코스콤을 주축으로 여러 은행, 증권사들이 수차례 논의 끝에 마련된 핀테크 오픈플랫폼은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사마다 제각각인 시스템과 각각 연동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금융사 공통으로 마련한 표준화된 오픈API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금융사가 외부 업체에게 금융API를 제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각 은행마다 금융정보를 열어주는 방식이 달랐던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로 전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려는 핀테크 기업들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었다. 실제로 국내 간편송금 스타트업 중 한 곳은 전 은행과 연계된 서비스를 내놓기까지 3년여 시간이 걸렸다.

이날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개통식과 함께 핀테크지원센터가 개최한 제10차 핀테크데모데이에 참석한 기업들 중 중고나라 모바일앱과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인 BSMIT 등을 포함해 9개 핀테크 기업들이 각각 자사 서비스에 오픈API를 활용하는 방안을 시연했다.

중고나라 운영진이 설립한 스타트업 큐딜리온 이승우 대표는 계좌실명조회, 입출금 API를 중고나라 모바일앱에 연동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대표는 "중고물품 거래 시 발생 가능한 사기거래를 방지하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서비스를 구상하던 중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구축 소식을 듣고 금융결제원을 찾게 됐다"며 "오픈플랫폼을 활용한 결과 몇 달 만에 16개 은행과 연동해 안심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큐딜리온은 올해 하반기 중에 오픈API와 연동한 안심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스스타트업인 BSMIT는 사용자가 여러 증권계좌와 연동해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오픈API를 연동했다.

앞으로 금결원과 코스콤은 핀테크 오픈플랫폼 센터를 구축해 오픈API 사용을 신청하는 핀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회, 이체 등 기능별 API를 제공하며, 핀테크 서비스 개발과정에서 가상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환경을 활용해 금융전산망 연동테스트, 기술컨설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을 활용한 사례(자료=금융위)

이와 함께 아직은 보안성이 검증되지 않은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 금융보안원이 출시 전 체크리스트나 모의해킹 등을 통해 보안성을 테스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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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핀테크 기업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금융사와 협약을 맺어야하는데다가 A은행과 협약해 서비스를 출시하더라도 B은행과는 호환이 되지 않아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핀테크 기업들이 오픈플랫폼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개최된 제10차 핀테크데모데이에는 ▲고객의 체크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해 현재 소비패턴에 맞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이니스트 ▲주식 투자자의 투자내역을 바탕으로 실시간 성과관리, 맞춤형 펀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QARA ▲보유자산 및 거래내역 분석을 통한 맞춤형 자산배분 전략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람애널리틱스 ▲사업자의 매입/매출 데이터와 신용평가 업체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자금 수요를 예측하고 최적의 여신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자사 서비스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