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타고 글로벌 패션 쇼핑몰로 성장"

중소쇼핑몰 불량소녀의 해외 사업 성장 비밀

유통입력 :2016/08/30 14:38    수정: 2016/08/30 17:19

황치규 기자

한국 상품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겨냥한 역직구 시장에서 중소 쇼핑몰들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늘 아래 유일한 것이라면 아이템 파워만으로도 외국인들을 충분히 유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온라인 쇼핑 세계에서 아이템은 찾아보면 비슷비슷한 것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 쇼핑몰이 대기업처럼 대규모 조직과 자본을 투입해 마케팅 캠페인을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상품을 등록하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올 거라는 기대감만으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도 사업자의 바람직한 태도로 볼 수는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패션 쇼핑몰 '불량소녀'를 운영하는 이유나 대표는 중소 쇼핑몰들이 큰돈 들이지 않고 역직구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외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꼽는다.

그에 따르면 지금 시점에서 외국인들과의 소통을 뒷받침하는 가장 현실적인 인프라는 바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다. 역직구를 노리는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SNS 역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돈이 별로 안 들어 만만해 보이지만 SNS 내공을 키운다는 게 그리 만만한 성격의 일은 아니다.

SNS 역량은 글이나 사진을 그저 올린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장사꾼 냄새가 너무 풍기면 외면받기 십상이고, 상황에 따라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절묘한 농담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어색한 영어는 무관심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밤잠 안자고 SNS를 챙겨야 할 때도 있다. 정신과 육체적으로 상당한 품을 요구하는 일이다.

SNS 역량에서 핵심은 소프트스킬이다. 친근한 분위기가 중요하다. 거기에 따라 반응이 크게 다른단다. 이 대표의 경우 얘기들을 판매하는 아이템과 살짝 엮는 스타일의 글을 선호하는 편이다.

불량소녀 이유나 대표

불량소녀 이유나 대표는 스스로가 SNS에 푹 빠져 사는 경우다. 개인 사용자로서도 그렇고 쇼핑몰 운영자로서도 마찬가지다. 자타공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헤비유저다.

이 대표는 "역직구 시장에서 아이템만으로 차별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SNS가 중소 쇼핑몰들에게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했음을 분명히 했다.

불량소녀는 이 대표가 평소 즐겨입던 힙합 패션을 온라인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그냥 재미삼아 온라인에 옷을 올려봤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2006년 본격적으로 쇼핑몰을 구축하고 사업에 나서게 됐다.

초창기에는 이효리 스타일 트레이닝복이 유행하던 때라 힙합 분위기를 풍기는 트레이닝복을 주로 판매했는데, 지금은 최신 트렌드에 맞춰 소녀 같은 걸리쉬 스타일의 스트리트 패션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고객층은 10대~20대 여성들이다. 경쟁 환경이 만만치 않지만 불량소녀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매출의 70% 가량이 자체 제작한 상품에서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기는 어렵지칸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대비 150%나 늘었다.

해외 역직구 시장을 본격 노크한 것은 2년여전이다.

카페24를 활용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쇼핑몰을 열었는데, 이중 일본에서 반응이 괜찮게 나오면서 본격적인 사업으로 키우게 됐다. 이유나 대표는 "10대에서 20대 초반 여성들에 적합한 패션을 판매하고 있지만 일본에선 20대 중후반에서도 구매가 많이 일어난다"면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10대 스러운 것들이 일본에서 잘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해외 판매는 이제 불량소녀 전체 사업적으로도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현재 해외 매출은 국내 매출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해외가 오히려 더 빠르다. 이유나 대표는 "국내 매출 성장은 다소 성체된 반면 해외 매출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면서 "해외 매출 성장이 국내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SNS는 중소 쇼핑몰인 불량소녀가 해외 소비자들을 발굴할 수 있는 가장 확률 높고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채널이었다. 불량소녀는 현재 해외 마케팅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SNS 계정들을 운영중이다. 전담팀까지 꾸리고 필요할 경우 해외 현지에서 온라인 광고도 집행하고 있다. 영어 기반 소통은 이유나 대표가 직접 챙기고, 나머지는 해당 언어에 능통한 다른 직원들이 커버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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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SNS를 기반으로 앞으로 해외 사업을 더욱 키우고 싶다는 포부가 있다. 한류가 통하는 아시아를 넘어 북미나 유럽까지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내수 시장을 겨냥해 시작했는데, 이제는 글로벌을 꿈꾸는 쇼핑몰이 됐다.

스마트폰 중심의 IT패러다임이 열리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의 꿈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이 대표 설명이다. 그는 "모바일을 통한 판매도 대세가 됐고 모든 SNS 관리도 스마트폰과 몇몇 앱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면서 "동남아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