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동영상? 분석에서 나온다"

메이크어스 남혜진 & 최재윤 이사의 콘텐츠 기획론

인터넷입력 :2016/08/25 10:59    수정: 2016/08/25 14:13

모바일 공간에서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이 갖는 지위는 제한적이다. 모바일에서 통할만 한 영상 콘텐츠로 기존 방송사를 뛰어넘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사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딩고'라는 브랜드로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메이크어스도 모바일 공간에선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경우다.

메이크어스는 페이스북에서 잘 알려진 딩고푸드, 딩고트래블, 딩고뷰티, 딩고스타일, 딩고팻 외에도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 여자들의 동영상, 남자들의 동영상,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 세상에서 가장 소름돋는 라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방송 콘텐츠를 기획하고 편성해 유통하는, 모바일 방송국을 표방한다.

메이크어스에는 기존 방송국 출신 PD들이 참여해 있다. 이들은 모바일에서도 충분히 콘텐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확신 아래 TV라는 틀을 과감하게 깨고 나왔다.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하면 미디어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예상이었다.

예상은 나름 맞아 떨어졌다. 페이스북 생태계에서 메이크어스가 만든 동영상들을 여러차례 히트를 쳤다. 수익 측면에서도 해볼만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메이크어스에서 동영상을 만들고 편성하는 남혜진 이사와 최재윤 이사를 만나 모바일 방송국의 가능성과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모바일 동영상 관련해 수익모델이 궁금하다.

최재윤 이사(이하 최 이사): TV프로그램 안에도 굉장히 많은 수익모델들이 있다. 모바일 동영상도 마찬가지다. 연예인이 나오기도 하고, 일반인이 나오거나 혹은 아무도 나오지 않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속엔 많은 수익모델이 있다. TV 프로그램은 나가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프로그램 앞뒤로 광고가 붙지만 모바일 동영상은 영상 속에 비즈니스를 포함시켜야 한다. 광고가 포함됐다는 것을 굳이 숨길 필요는 없다.

- 언제부터 딩고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나?

최 이사: 딩고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실제로 동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부터였다. 그동안 전문가들을 모으고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 건 그때쯤이다. 채널을 점차 늘려가기 시작했고, 올해 2월부터 동영상 제작에 가속도가 붙었다. 3월이 지나면서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리소스를 모으기 시작했다.

메이크어스가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함께 만든 이슬라이브 원더걸스편

- 영상이 재미있으면 되는 건가?

최 이사: 온라인을 통해 혹은 모바일을 통해 접하는 영상들은 광고와 광고가 아닌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만드는 사람이 광고라고 규정해버리면 촌스러워진다. 애초에 태생적으로 뒤섞여 있었다.

남혜진 이사(이하 남 이사): 그렇다. '광고일까 광고가 아닐까'라는 판단은 유저가 애초부터 하지 않는다. 그건 직접 영상을 봐야지 안다.

최 이사: 어차피 다큐멘터리나 특정 분야 프로그램 아니면 방송은 상업적이다. 협찬이 붙어있는 프로그램이 오히려 쿨하고 멋있다고 생각했었다. 광고가 붙어있는 것은 중요치 않았다. 얼마나 멋있게 프로그램을 만드는가, 그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방송사들은 PPL 없이 자체적으로 영상을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해왔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드라마 제작비를 위해 PPL이 등장하는 것이 어떤가. 세련되게 만들면 된다.

- 모바일 동영상으로 넘어오면서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있나?

최 이사: 상업적인 융통성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기존엔 큰 방송국 위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유튜브로 인해 누구나 영상을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또 그것을 통해 돈을 벌기도 하지 않나.

- 페이스북을 고집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최 이사: TV프로그램도 생방송으로 볼 때, VOD로 볼 때 등 느낌이 다르고 차이가 있지 않나. 온라인 동영상도 소비하는 행태에 따라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플랫폼 따라 성격이 다른 콘텐츠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유튜브에는 팔로워들이 구독해서 오래 볼 수 있는 것들이 적합하고, 페이스북은 타임라인 내 여러 뒤섞인 콘텐츠 중 어떤 스토리텔링을 입혀 시선을 끄는지 중요하다. 플랫폼에 따라서 사용할 때의 환경과 감정, 이런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플랫폼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분석한다. 동영상을 통해서 유저 혹은 시청자,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기에는 페이스북이 좋은 플랫폼이다. 지금 현재론 페이스북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남 이사: 콘텐츠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20대들이 가장 많이 쓰는 SNS가 페이스북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저희가 깃발을 꽂고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했고. 유튜브는 사업자가 하나씩 채널을 운영 한다기보다는, 매력있는 크리에이터가 강점을 어필하니 동영상이 10분이 넘어도 사람들이 보는데, 페북은 여러가지 소식들이 뒤섞여 있는 와중에 노출되는 것이니 초반 몇 초 안에 사로잡아야 한다. 연예인이 나오면 주목도가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고, 관심 있는 화장품이나 상품이 나와도 주목도를 끌 수 있고... 그런 작업을 메이크어스가 먼저했고, 잘 해왔고, 유저들도 그에 대해 반응을 하고 있다.

최 이사: TV재핑하고 비슷한 느낌이다. 페이스북은.

남 이사: 페이스북은 그렇게 콘텐츠가 잘 노출되도록 로직이 잘 짜여져 있다. 우리가 콘텐츠를 올리면 타겟팅 한 사람에게 언제 도달될지 예상도 할 수 있다. 원하면 전략적인 콘텐츠는 페이스북 광고를 태우기도 안다. 몇개 되진 않지만. 2차 바이럴도 크다. 커뮤니티에 메이크어스의 영상이 캡쳐돼 올라가기도 한다.

최 이사: 그걸 우리는 매일 분석한다. 원하는 타겟층이 꼭 볼 수 있게 말이다. 타겟층의 타임라인에 뜰 수 있도록 한다.

메이크어스 남혜진 & 최재윤 이사

- 생방송 제작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최 이사: 생방송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지 계속 테스트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라이브에 대해서 테스트를 계속하고 있겠지만, 메이크어스도 마찬가지다.

남 이사: 생방송은 시의성이 있는 콘텐츠 아니면 편집이 들어것 대비 재미가 없다. 오디션도 생방송으로 넘어가는 순간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다. 사건이나 사고, 라이브 운동 경기 아닌 이상은 생방송이 쉽지 않다. 메이크어스 채널 말고 기업 플랫폼에서 시도한 적이 있다. 커머스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커머스 관련한 모바일 동영상 비즈니스는 상황은?

최 이사: 앞서 언급했듯이 구매로 어떻게 유도를 할 지가 관건일 것 같다. 제품을 잘 보여주거나 인지도를 높이는 정도로 활용될 수 있다.

남 이사: 너무나 당연한 비즈니스다. 이미지보다 영상이 구매전환률이 높다. 제품에 대해 디테일하게 풀어낼 수 있으니까. 보는것과 결제가 합쳐진것은 모바일이 가능하니 그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딩고 플랫폼 안에서 할 수도 있는것인가?

남 이사: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도 가능할 수 있겠다.

최 이사: 제품이든 패키지든 메이크어스와 기업이 함께 같이 만들자는 제안이 많다. 하나씩 실행되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유통과 모바일 미디어가 합쳐진 형태를 선보일 것 같다.

- 편성이나 가이드는 어떻게 하나?

남 이사: 컨트롤타워에서 관리한다기보다는 각 채널에서 성격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잘 모를 때 언제, 몇시에 올리면 되는가 고민을 했는데 이제는 알아서 진행된다. 워딩도 20대 타켓이면 그거에 맞게 넣는다.

최 이사: 자생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모두 전략적 고민을 하고 있다.

- 일주일에 올라오는 동영상 수는 ?

남 이사: 약 80개다. 한 달엔 500개 정도다.

- 잘 되는 채널은 뭐인가?

남 이사: 푸드가 버티컬이 가장 크고 안정화 돼 있다. 최근엔 트래블이 잘된다. 여행 시즌이라 그렇다.

- 해외 진출은 중요하다 생각하는가?

최 이사: 동영상은 장벽이 없다. 중국과 동남아는 개척하고 진출해야 한다. 메이크어스가 만든 동영상 중 한 동영상 뷰의 70~80%가 동남아시아에서 나온 경우도 있었다. 2~3일 정도 지나면 보통 국내에선 바이럴이 80% 정도 끝났다고 볼 수 있는데, 갑자기 터지는 콘텐츠가 있다. 외국인들이 공유하는 경우다. 아델 여고생 동영상도 여러나라에서 이메일이 쏟아졌다.

- 3040대를 타겟으로 할 의향이 있나?

남 이사: 30대 여성을 타겟으로 준비하고 있다. 플랫폼별로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육아가 잘될 거 같다.(메이크어스는 하반기 딩고베이비란 이름으로 육아맘들을 새롭게 공략할 예정이다.) 정보제공과 예능을 섞을 계획을 갖고 있다. 육아라고 해서 아기용품을 파는 것만 노리는건 아니다. 그 나이대가 관심갖을만한 각종 소품도 공략할 예정이다.

최 이사: 하반기에 메이크어스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달라. 재미있을 것 같다.

- 적자에 대한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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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이사: 월단위 매출을 공개할 순 없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늘고 있고, 분위기를 보고 있으면 적자를 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반기엔 육아나 팻을 더 키울 것이다.

최 이사: 음악제작사, 마케터들 중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은 모바일로 발길을 옮긴지 좀 됐다. 우리가 동영상 100개를 만들면 100개가 다 몇십만 뷰가 나온다. 신기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동영상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고 또 그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보이지 않는 형태의 하나의 편성, 그런 미디어의 역할을 만드는 것에 우리가 일조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