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촉각…애타는 기업들

이재현·김승연·최재원 등 거론…사면폭 위축 관측도

디지털경제입력 :2016/08/08 08:59    수정: 2016/08/08 11:22

정기수 기자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일부 기업인이 포함될 지가 재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만 최근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로 재벌 일가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대기업 총수 사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재계 인사에 대한 사면과 복권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 때 명단에 포함된 대기업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단 1명이었다.

8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이날 김현웅 법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면심사위원회를 소집, 광복절 특사 대상자 명단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뉴스1)

이 명단은 청와대 논의를 거쳐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게 된다. 정기 국무회의는 오는 9일로 예정돼 있지만, 심사 작업 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광복절 연휴 직전인 11~12일 중 '원포인트'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사면을 단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광복 71주년을 맞아 국민들의 역량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면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사면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제적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특사 대상에 기업인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다만 기업인 사면이 이뤄질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경제단체에 사면 대상 검토 기업인 대상자와 필요성 등에 대해 건의를 받는 통상적인 절차가 올해는 없었다. 대한상의와 전경련 등 경제5단체들은 부랴부랴 자체적으로 마련한 광복절 특사 건의문을 지난달 29일 청와대에 제출했지만, 얼마나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이번 광복절 특사로 거론되는 기업인 중 관심이 집중되는 인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꼽힌다.

특히 유전병인 '샤르코-마리 투스(CMT)'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이재현 회장의 특사 대상 포함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 회장은 지난달 19일 재상고를 포기하고 형을 확정받아 사면 요건을 갖췄다. CJ 측은 이와 함께 이 회장의 유전병 진행 사진을 공개하면서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CJ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부축 없이 전혀 걷지 못하고 손과 손가락 변형 및 기능 저하로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연 회장의 복권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작년 광복절 특사 명단에서 제외된 김 회장은 올해는 특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회장은 출소 후 그룹의 태양광 사업 등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을 진두지휘해 국가경제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오는 2019년 2월까지 집행유예 상태로 등기이사직 수행 등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수형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아 2014년 말 사실상 경영 일선에 복귀했지만 법적으로는 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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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역시 지난달 29일 모범수로 가석방된 최재원 부회장이 특사 명단에 포함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최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자유의 몸이 됐지만 등기이사 복귀와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위해서는 특사를 통한 복권이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이 하루 속히 사면 복권되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여러 명이 사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