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설 에임하이 “韓파트너와 中시장 같이 뚫고 싶다”

"경영권 분쟁 과정서 소액주주의 판단을 믿는다"

게임입력 :2016/08/05 09:47

게임과 애니메이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코스닥 등록업체 에임하이글로벌(이하 에임하이)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 되고 있는 가운데 한쪽 당사자인 중국 측 왕설(王雪) 대표가 4일 방한해 "소액주주들은 결국 사업을 잘 할 사람을 밀어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한국 파트너들과 협력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사업을 하고 싶다"고 덧붙엿다.

이 회사는 현재 한국 측 김병섭 대표와 중국 측 왕설 대표의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한 것은 지난 4월15일이다. 이사회를 통해 김 대표 측이 왕 대표를 해임한 것. 그러자 왕 대표는 이사회효력정지가처분소송(서울남부지방법원 2016카합20137)을 냈고 최근 승소해 지난 달 대표이사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자 정문옥 외 76인의 소액주주가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법원에 임시주총 허가 신청을 냈고 지난달 8일 받아들여져 이달말 주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총 안건은 대표이사를 뽑기 위한 정관 변경 및 추가 사외이사 선임 등에 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측의 쟁점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진행된 유상증자 과정에서 경영권 완전 이양을 약속했는 지 여부다. 왕 대표 측은 "투자 목적이 경영권 인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김 대표 측은 "한국 측 이사진의 사임서 제출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명문화된 계약서가 없다는 점이다.

또 이와 관련돼 유상증자에 참여한 150억원 가운데 50억원도 쟁점이 되고 있다.

당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왕 대표 측은 총 15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중국 기업인 킹넷이 50억원, 송아리오가 50억원, 그리고 왕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왕설컴퍼니가 50억원을 내기로 했다. 킹넷과 송아리오 자금은 제대로 들어왔다. 문제는 왕대표가 넣기로 한 50억원이다. 개인인 왕 대표 측은 당시 중국 해외 투자법에 막혀 에임하이의 전 대주주인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와 세종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증자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이 돈 상환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 측은 지난 달 "(에임하이) 최대주주인 왕설컴퍼니가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에서 금전을 차입한 후 상환하지 못해 왕설컴퍼니가 소유한 에임하이 지분 7.93%가 가압류된 사실이 있다"고 조회공시 답변을 했다.

왕 대표 측은 그러나 "상환하려 하는데 (한국 측에서) 돈을 받으려하지도 않고 경영권도 넘겨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상환할 돈이 마련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잔고증명서를 한국 대표 측과 법원에 모두 제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4일 오후 지디넷코리아 사무실을 방문한 왕대표와의 일문일답.

왕설 에임하이 글로벌 대표

-에임하이 글로벌의 주력사업은 무엇인가?

"강력한 플랫폼을 만들어 게임 및 애니메이션 등과 관련되 원소스멀티유징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 투자하게 된 배경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기에 좋은 나라다. 한국 기업들과 협력해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싶다."

-왜 구체적인 사업진행이나 성과가 아직 없나? 경영권 분쟁과 관련이 있나?

"현재 에임하이는 각자 대표 체제다. 각자대표로서 모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 측 각자 대표가 자금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자금집행이 안 되고 있다. 이미 추진하고 있는 성도하우치 인수, 각종 지적재산권 확보계약, 바이두 합작법인 본 계약 등을 위해 추가자금이 집행돼야 하는데 그게 막혀 있다. 원래 에임하이에 투자할 때 중국 측이 선정한 6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자금을 빌려 납입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 이사진 6명이 추가됐다. 그리고 중국 측 이사 몇이 빠진 이사회가 소집됐고 난 아무 것도 모른 상태에서 참여했다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그 뒤로 내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예산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김병섭 대표 측은 왕 대표가 복귀 후에도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중요 의사 결정은 이사회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주요 의사 결정이라는 게 예를 들면 바이두 합작법인이나 자회사 설립 등이다. 그런데 그런 내용은 이미 내가 지난 1월에 에임하이를 인수할 때 만든 사업계획서 안에 다 들어가 있는 내용이다. 이사회가 이를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병섭 대표는 왕 대표가 애니메이션 계약 후 중국 CCTV쪽에 방영을 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아직도 방영이 안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진행되는 모든 사업과 관련해 분쟁이 일기 전 일부 금액만 지급된 상황이다. 대표이사 해임 이후에 일체의 중도금과 잔금등이 지불되지 않아 많은 사업이 일시 스톱 된 상황이다."

-지난달 한 매체 인터뷰에서 왕 대표는 투자금 50억원과 관련해 빌린 돈을 갚으려 하는데 한국 측이 계좌 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입금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금융기관인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은 바로 갚을 수 있지 않나?

"우선 상환기일 전에 몇 차례 이메일과 구두로 50억 원 상환을 할 테니 약속대로 이사진의 사임서를 제출하라고 이야기했다.

당시 50억 원에 대해 잔고증명까지 해서 보내줬고 이후에 이사회 무효소송때도 법원에 제출하여 증빙도 했다. 하지만 김병섭 대표측에서는 사임서 제출을 모두 거부했다.

세종저축은행 역시 스튜어트마어앤컴퍼니와 같이 알선된 곳이기 때문에 이사진의 사임서를 받기 전까지는 상환을 미룰 생각이다."

-업무 지시를 메일로 하고 있는데 전화 한 통 없어서 메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른다고 김병섭 대표 측은 주장한다. 전화를 안 한 이유는 무엇인가?

"죄송하지만 난 한국어를 모른다. 그럼 다른 통역이 말을 전달하면 그 사람이 왕설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메일이나 업무 지시서를 통해 분쟁과 관련된 증거를 남기고 있다. 이미 수차례 직원들에게 공지와 부서별 업무지시도 메일로 진행하고 있다."

-50억 원을 대여 받으면서 이사회 구성을 6대6으로 협의했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이 올 줄 몰랐나?

"중국은 주주총회와 최대주주가 회사의 모든 경영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 중국법과 한국법이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과 당시 이런 부분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한국 측 컨설팅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던 점, 그리고 전 경영진의 제안에 쉽게 응한 것에 대해 스스로 깊은 상처를 받았고 이 부분에 대해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

-왕 대표가 생각하는 에임하이의 차세대사업은 무엇인가?

"헬스케어 ioT플랫폼과 의료 빅데이터기반의 바이오 IT 사업이다."

-바이오 IT 사업은 어떤 상황인가?

"우리는 IT기업이며 플랫폼 사업자다. 우리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는 한국 상품과 아이템을 들고 중국 시장에 같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한국 기업들과 협력할 것이다. 이미 헬스케어 ioT제품과 이를 관리하는 플랫폼기반기술을 다양한 기술제휴와 협력을 통해 상당수 확보했다. 또 의료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중국의 의료기술과 진료환경, 시스템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은 의료기술과 기타 기반 바이오IT기술이 상당수준에 올라와 있고 우리는 이미 다양한 전문가들을 통해 지난시간동안 한국기업의 다양한 기술검증과 시장조사를 마쳤다.

중국은 생산과 소비가 결합된 세계 최대의 바이오IT 시장이며 한국과 달리 원격진료등의 제도적 환경이 모두 개방되어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과 일본은 중국시장에 공격적인 진입이 쉽지않다. 이 역시 에임하이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사업 분야 중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다."

-헬스케어 ioT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는데 협력 업체명과 그들과의 계약관계는 어떤 상황인가?

"아직 말할 수 없다.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도 그것 때문에 온 것이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들 협력사와 함께 중국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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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국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 하나만 말씀해달라.

"에임하이를 믿고 투자한 많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경영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체적인 비전은 임시주총 이후 주주들께 직접 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