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사 버라이즌, 왜 야후를 인수하나

광고+콘텐츠에 관심…모바일과 시너지도 노린듯

인터넷입력 :2016/07/25 10:47    수정: 2016/07/26 10:2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왜 ‘흔들리는 야후’를 인수하려는 걸까?

버라이즌이 25일(현지 시각) 야후를 48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리코드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버라이즌은 25일 개장 직전에 야후 인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에는 야후 핵심인 포털을 비롯해 검색, 메일, 인스턴트 메시징 사업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부동산 자산과 일부 특허권까지 포함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AOL을 인수한 버라이즌이 또 다른 인터넷 포털인 야후까지 손에 넣게 됐다. (사진=씨넷)

지난 1년 동안 매각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야후는 결국 버라이즌의 품에 안기게 됐다. 이번 매각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5천만 달러 가량의 보상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구원투수 마리사 메이어, 회사 매각이 마지막 임무?

야후는 한 때 시가총액 1천250억 달러를 웃돌았던 대표 인터넷 기업이었다. 하지만 닷컴 붐 붕괴와 함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생존을 모색하던 야후가 마지막으로 손을 내민 것은 마리사 메이어였다. 스탠퍼드대학 졸업후 줄곧 구글에서 일해왔던 메이어는 지난 2012년 7월 야후 CEO로 부임했다.

하지만 메이어 역시 야후를 일으켜세우긴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 4월 매각을 위한 입찰 절차에 들어가면서 인터넷 원조 야후의 생명은 서서히 꺼져갔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인터넷 기업’ 야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포털을 비롯한 핵심 사업 부문 대부분이 매각 대상이기 때문이다.

야후 구원 투수로 영입됐던 마리사 메이어. 하지만 결국 버라이즌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으로 임무를 끝내게 될 전망이다. (사진=씨넷)

핵심 사업을 떼낸 야후는 알리바자와 야후 재팬 등의 지분만 갖고 있는 투자회사로 변신하게 된다.

당연히 궁금증이 제기된다. 미국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왜 ‘침몰해가는 야후’를 인수하려는 걸까? 역설적이게도 ‘야후이기 때문’이다.

현재 야후의 자생력은 사실상 낙제점 수준이다. 하지만 인터넷 부문에선 여전히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다. 미국에서만 월간 방문자 2억명을 웃돌기 때문이다.

■ 야후 광고 기술+콘텐츠는 여전히 매력적

버라이즌은 특히 야후의 광고 기술과 미디어 부문에 관심이 많다. 지난 해 6월 또 다른 포털인 AOL을 인수한 버라이즌은 야후까지 손에 넣을 경우 광고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후의 인터넷 자산을 버라이즌의 모바일 사업과 연계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도 가능하다.

결국 야후 자체만으론 살아남기 쉽지 않지만 모바일 쪽에 텃밭을 구축하고 있는 버라이즌이라면 얘기가 다를 것이란 기대를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버라이즌은 지난 해 AOL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미디어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허핑턴포스트와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등이 전부 AOL 자회사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야후의 강점인 파이낸스, 스포츠, 뉴스 쪽 콘텐츠를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를 해볼 수 있다.

게다가 야후가 갖고 있는 인터넷 광고 노하우 역시 버라이즌에겐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지난 4월 야후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들 대부분이 야후의 광고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 승자는 마리사 메이어?…야후, 특허 등 후속 매각작업 착수할듯

지난 4월 매각 절차를 진행할 당시 전문가들이 평가한 야후 핵심 사업 부문 가치는 60억~80억 달러 내외였다. 따라서 이번에 버라이즌이 지불하는 48억 달러는 크게 많은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 합병으로 어느 정도 시너지가 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다보니 벌써부터 이번 거래의 최대 승자는 마리사 메이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때 인터넷 세상을 지배했던 야후. 하지만 이젠 본체를 떼내고 투자 회사로 남게 됐다. (사진=씨넷)

야후 CEO로 재임하던 5년 동안 이렇다 할 실적을 낸 것도 없는 데 거액의 보상금을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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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의 향후 행보도 관심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야후는 포털을 비롯한 핵심 자산 매각이 마무리되면 3천 개에 이르는 특허권 매각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야후 특허권은 약 10억 달러 가치에 이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