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공개한 페북…"결론은 단체보다 개인"

내가 관심 가질 글-스팸보다 정보성 콘텐츠 우선 대우

홈&모바일입력 :2016/06/30 18:18    수정: 2016/06/30 18:2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페이스북이 ‘패’를 깠다. 뉴스피드 표출 원칙을 결정하는 기본 알고리즘을 공개했다. 최근 불거진 보수논조 홀대 의혹과 무관하지 않은 행보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공개한 알고리즘 중엔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동기야 어쨌든 곰삭여볼 대목이 꽤 눈에 띈다는 얘기다.

많은 언론들이 보도한 것처럼 페이스북은 29일(현지 시각) 언론사 같은 기업들의 페이지보다는 친구나 친척들의 글을 더 우대한다고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페북 최대 목표는 관심-친밀도 기준으로 연결하는 것"

그 이유도 흥미롭다. 관심사와 친밀도를 기준으로 사람들을 연결해주겠다는 게 페이스북이 애초부터 지향해 왔던 목표였다는 것. 그런만큼 그 사명에 충실하는 게 자신들의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미디어 콘텐츠보다는 관심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공동체를 더 키우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날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에 맞춰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변경하기 전 뉴스피드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아담 모세리 부사장과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이제 페이스북은 하루 이용자 10억 명을 훌쩍 넘긴 거대 커뮤니티다. 그러다보니 언론사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은 이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가치 충돌이 생긴다.

페이스북의 최대 목표는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건 페이스북이 남다른 자선기업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뉴스피드에 쓸데 없는 광고나 홍보성 글이 너무 많이 올라온다고 느끼는 순간 무서운 속도로 이탈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360도 사진 (사진=씨넷)

따라서 페이스북이 이용자 만족도에 유난히 신경 쓰는 것은 궁극적으론 현재의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가족이나 (페이스북 상에서) 친한 친구가 올린 것들을 우선 노출해주는 건 그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소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사람들은 “친한 사람들이 올린 글을 놓치는 걸” 가장 아쉬워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 정보성-오락성 글 우대…정보성이 꼭 경성뉴스는 아냐

그 다음으로 페이스북이 강조하는 것은 ‘정보성(informative)’이거나 ‘오락성(entertain)’ 콘텐츠다.

물론 정보성 콘텐츠라는 건 개인마다 편차가 있다. 어떤 사람은 브렉시트 같은 최신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최신 스포츠 정보를 더 우선적으로 추구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은 미디어나 개발자, 광고업자들보다 이용자의 이익을 더 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자체 수익 모델보다도 이용자의 이익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평가도 빼놓지 않았다.

물론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그대로다. 이용자들이 불쾌하다고 느끼는 순간 페이스북의 수익 모델도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보수적인 논조를 의도적으로 편집에서 제외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테크크런치는 또 최근 미국 선거 국면에 진행되면서 이런 균형추가 살짝 무너진 느낌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그 균형추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이날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공유가 주류를 이루는 사이트는 큰 타격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경유 트래픽은 언론사가 공유할만한 콘텐츠로 해결해야 할 문제란 얘기다.

이 부분에 대해 테크크런치는 살짝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다. 뉴스피드 내에서 언론사 트래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좀 더 부드럽게 접근했을 것이란 것.

하지만 지난 해부터 인스턴트 아티클이란 인링크 뉴스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페이스북 입장에선 크게 아쉬울 것 없다는 게 테크크런치의 해석이다.

페이스북의 모세리 부사장은 지난 주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정보성 콘텐츠란 게 꼭 경성 뉴스만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 "페북은 모든 사상을 전파하는 플랫폼"

페이스북은 또 자신들은 모든 사상을 전파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다분히 최근 불거진 보수 논조 홀대 논란과 무관해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주장 자체엔 충분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페이스북은 “우리 목표는 개별 이용자들이 보길 원하는 모든 유형의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분 역시 “올바른 일일 뿐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개인 프로필 이용자의 친구 한도를 5천 명으로 제한한 것도 이런 설명과 관련이 있다.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과 친구를 맺을 경우 페이스북 공동체 내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있는 독창적인(authentic)’ 이야기들도 뉴스피드 내에서 우대를 받는다. 페이스북 공동체는 바로 이런 내용들을 다루는 대화를 바탕으로 커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우리가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나 포스트를 진품(genuine)으로 받아들이는지 알아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2016년 1월 24일 신설 예고한 아일랜드 데이터센터 조감도. 완공 및 가동시 OCP 인프라 기술과 100% 친환경 에너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반면 스팸이나 광고성 글들은 뉴스피드 알고리즘에선 후순위로 밀리게 돼 있다.

모사리 역시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여러 연구 결과 사람들은 진실되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훨씬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낚시 제목’이나 선정적 사진 같은 것들로 클릭하게 만드는 방법은 페이스북에서 제대로 통하지 않을 것이란 게 모사리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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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플랫폼 내에서 접하는 경험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구 끊기’나 ‘감추기’ ‘먼저 보기’ 같은 기능을 활용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마다 페이스북은 어떤 유형의 콘텐츠나 이용자나 외면당하는 지 분석한다는 것. 이런 결과는 알고리즘을 진화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된다고 페이스북 측이 강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