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은 어떻게 홀로그램으로 부활했나

CG에 대역 배우 동작 합성해 사실성 극대화

인터넷입력 :2016/06/15 15:47    수정: 2016/06/15 16:15

황치규 기자

'영원한 가객' 김광석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지 올해로 벌써 20년이 됐다. 김광석은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많은 이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김광석이 실제로 공연을 하는 듯한 가상 콘서트를 마련해 주목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대구광역시는 6월 10일부터 김광석 홀로그램 콘서트를 대구에 있는 김광석 거리에서 시작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동대문에 있는 홀로그램 상영관인 KT K-라이브에서 김광석 홀로그램 콘서트 제작 발표회도 열었다.

이번 콘서트는 K-라이브 공연장을 찾은 이들에게 김광석이 실제 현장에서 노래를 하는 듯한 장면을 보여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현장에는 아무도 없는데, 관람객들은 김광석씨가 직접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고난도 홀로그램 기술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였다.

대역 배우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제작한 김광석씨 홀로그램. 실제로는 아무도 없는 무대에 김광석씨가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홀로그램(Hologram)은 실제 사물을 보는 것과 유사한 입체감과 현실감을 제공하는 영상이다.

기존 3D 영상과 비교해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 사용자 입장에선 시각적인 피로가 없다.

공간 왜곡도 일어나지 않는 입체 영상 효과를 구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과는 독립적인 3D 콘텐츠 영역으로 꼽힌다.

김광석 홀로그램 콘서트는 콘텐츠 업체인 쓰리디팩토리가 제작했다. 쓰리디팩토리는 김광석이 정말로 공연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위해 김광석과 닮은 대역 배우를 오디션을 통해 뽑았고 김광석과 유사한 밀랍 모형을 활용한 컴퓨터 그래픽(CG)도 제작했다.

대역 배우를 뽑고 밀랍 모형을 만든 건 기존에 갖고 있는 영상만으로는 실제 김광석이 공연하는 듯한 영상을 제작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쓰리디팩토리는 대역 배우가 김광석과 같은 포즈로 노래를 부를 때 얼굴 움직임을 좌표값으로 계산한 뒤 이를 밀랍 모형 CG에 합성했다.

대역 배우 얼굴 움직임에서 확보한 좌표값을 CG에 대입시켜 대역 배우가 했던 동작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되면 CG도 실제 얼굴처럼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게 쓰리디팩토리 설명이다.

쓰리디팩토리 관계자는 "대부분의 CG 작업은 얼굴 표정까지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대역 배우를 활용했기에 CG의 얼굴 움직임을 실제 인물처럼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역 배우 움직임이 반영되지 않은 CG는 김광석이 와 있는 느낌이 아니라, 누가봐도 CG같아 보였을 것이란 얘기다.

이 관계자는 "대역 배우 움직임을 CG에 녹여냄으로써 표정과 동작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김광석이 실제로 있는 듯한 영상을 쏘기 위해 쓰리디팩토리는 공연장 바닥에 45% 각도로 필름을 붙였다.

여기에다 빔 프로젝트 3대로 영상을 쏴서 반사시키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김광석 홀로그램 콘서트 구조도

홀로그램을 활용한 콘서트가 열린 사례는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관련기사

홀로그램은 현재 고대 유물을 복원하는데 많이 활용되고 있다.

미래부 서석진 SW정책국장은 "고인을 홀로그램으로 복원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손을 꼽을 정도로 어렵다"면서 "이번에 활용한 홀로그램 복원 기술을 보다 발전시켜 중국, 미국 가수나 유명 인물 복원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