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도 '명품 UHD' 표준 생긴다

UHD 얼라이언스, 모바일·방송 표준 도입 검토

홈&모바일입력 :2016/06/15 14:50    수정: 2016/06/15 14:51

정현정 기자

TV 시장 주류로 떠오른 초고화질(UHD) 생태계를 주도하는 'UHD 얼라이언스'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와 실시간 방송 콘텐츠에도 프리미엄 UHD 표준을 확산시키기 위해 나섰다. UHD 해상도 스마트폰과 차세대 UHD 방송 대중화에 앞서 UHD 디스플레이와 콘텐츠 품질을 결정하는 기준을 선제적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UHD 얼라이언스 의장을 맡고 있는 하노 바세 20세기폭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5일 서울 노보텔엠베서더강남 호텔에서 가진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내년 초 모바일 기기와 실시간 방송에 대한 'UHD 프리미엄' 인증 표준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HD 얼라이언스는 지난 14일부터 사흘 간 서울에서 정기 총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초 정식 출범 이후 한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는 올해 초 발표한 UHD 프리미엄 인증 프로그램을 모바일과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올해 초 CES 2016에서 발표된 프리미엄 UHD 인증은 UHD얼라이언스가 제시하는 화질 기준을 통과한 기기와 콘텐츠에 인증 로고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4K(3840x2160) 해상도 뿐만 아니라 BT 2020 색 영역, 색재현율, 심도, 최대 1000니트 밝기(LCD 기준, 올레드는 최대 540니트 밝기), 0.05니트 이하의 블랙레벨(LCD 기준, 올레드는 최소 0.0005니트 이하)의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등 기술 조건을 충족시켜야한다.

일종의 '명품 UHD' 인증인 셈이다. 최근 중국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저가 UHD TV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4K 해상도 수치 외에도 UHD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세계 초고화질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입장에서는 UHD 인증을 통해 저가 제조사들과 구분되는 일종의 진입장벽을 구축하면서 프리미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TV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20여개 제품이 UHD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전자는 'SUHD TV' 전 제품군이, LG전자의 경우 '울트라 올레드 TV' 제품군에 UHD 프리미엄 로고를 부착하고 있다. 하노 바세 의장은 "최고 수준의 시청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TV나 콘텐츠를 구입할 때 UHD 프리미엄 로고만 보고 한 번에 결정할 수 있고 프리미엄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UHD TV 전 라인업이 'UHD 얼라이언스'의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했다. UHD 얼라이언스는 ▲UHD 해상도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최고 밝기와 넓은 색 영역 등 TV 화질 관련 핵심적인 성능을 평가해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UHD 얼라이언스가 모바일 표준 기기를 포함해 방송 콘텐츠 영역까지 표준 확대를 검토하는 이유는 UHD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다. 기존 UHD 콘텐츠의 중심은 TV였지만 이를 보다 넓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N스크린 전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해상도가 QHD(2K·2560x1440) 수준에서 조만간 4K 해상도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이에 대한 품질 표준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바세 의장은 "가능한 UHD 프리미엄 로고를 사용하는 생태계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바일 기기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콘텐츠도 기존 영화나 드라마 같은 동영상 콘텐츠에서 뉴스나 스포츠 같은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까지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의가 충분히 진전되어야만 발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제 표준을 발표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잠정적으로 내년 1월 열리는 CES 2017 내지는 2월 예정된 MWC 2017 정도에 발표가 가능할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TV 제조사, 헐리우드 영화사, 콘텐츠 유통업체를 주축으로 구성된 UHD 얼라이언스는 HDR을 비롯해 UHD 관련 다양한 규격과 기술을 만드는 연합체로 지난해 CES 2015에서 공식 출범했다. 이후 올해 초에는 프리미엄 UHD 화질 기준을 수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출범 당시 삼성전자를 포함해 총 12개사이던 회원사는 6월 현재 TV 제조사, 영화제작사, 유통사 등 총 40여개사로 늘어났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UHD TV 시장 규모는 오는 2019년이면 3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TV 시장 대세가 풀HD에서 UHD로 넘어가면서 차세대 화질 표준을 이끄는 UHD얼라이언스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 TV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인 HDR에 있어서도 UHD 얼라이언스가 만든 'HDR 10'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는 파나소닉, 소니, 디즈니, 20세기폭스, 워너브러더스, 디렉티비, 넷플릭스, 돌비 등과 함께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LG전자도 지난해 UHD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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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얼라이언스는 프리미엄 UHD 생태계가 확산되는 시점을 5년 이내로 내다보고 있다. 바세 의장은 "20여개 제조사 TV에 대한 인증을 올해 마쳤고 많은 TV 제품군에 대한 테스트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UHD가 HD를 제치고 표준으로 확산되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이엔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UHD 대중화가 이미 진행 중이고 이같은 흐름이 확산되는데도 5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는 지난해 초 UHD얼라이언스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회의로 삼성전자가 주관한다. 회원사들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돌아가면서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20세기폭스,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헐리우드 영화사를 비롯해 아마존, 넷플릭스 등 주요 콘텐츠 스트리밍 업체,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글로벌 TV 제조사에서 총 8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