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은 '1인방송'에 열광하나

[대학생 인턴기자가 본 아프리카TV]

인터넷입력 :2016/06/09 11:27    수정: 2016/06/09 11:29

서강대 대학생 인턴기자

한 여성이 모니터 앞에 앉아 세레나데를 부른다. 채팅 창에는 ‘별풍선 3만개 선물!’이란 메시지가 뜬다. 메시지를 본 여성은 “XX님 감사합니다”라며 반갑게 반응한다. 1인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1인 방송 전성시대다. 1인 방송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 겜방(게임하는 방송), 톡방(토크하는 방송)’ 등 신조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최근 붐을 이루는 1인 방송의 선구자 역할을 한 기업이다.

2006년 정식 출범한 아프리카 TV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1인 미디어 시장을 선도했다. 1인 미디어는 인터넷과 케이블 채널은 물론 지상파 방송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Afreeca TV라는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는 “Any FREE broadCAsting”이다. Anybody(누구나), anywhere(어디서나), anytime(언제라도) anything(무엇이든) free(자유롭게, 그리고 무료로) casting 방송할 수 있는 곳. 이것이 아프리카TV다.

아프리카TV

■ 아프리카TV의 독특한 문화 "내가 주인공"

아프리카TV에선 매일 10만 개 이상 방송이 열린다. 동시 방송 건수도 5천 개를 웃돈다. 각각의 방송은 실시간 소통을 통해 다른 색을 가진 커뮤니티를 만들어낸다.

이 때 소통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BJ다. BJ는 시청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시청자들도 수동적인 수용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BJ와 소통 과정에서 콘텐츠 서사의 주도권을 갖는다.

아프리카TV 측은 “이런 소통 과정을 통해 BJ와 시청자들이 끈끈하게 엮이는 생태계 문화가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1인 방송만 있는 건 아니다. 프로야구, MLB, 농구, 격투기, 애니메이션, KBS, 종편 등의 판권을 확보하여 유저들에게 제공한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방송 소스로 활용되어, BJ와 시청자가 함께 방송을 만들어 나가면서 즐길 것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아프리카TV BJ 썸머 페스티벌

아프리카TV측은 “스포츠 경기를 가장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응원하고 떠들면서 보는 것일 것이다. 아프리카TV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콘텐츠도 아프리카 TV에서 보면 달라지는 것. 이것이 경쟁력이자, 유인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플랫폼보다 중요한 건 콘텐츠와 문화"

요즘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구글, 애플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전부 플랫폼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TV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그 곳에 담긴 콘텐츠와 문화가 핵심이란 게 아프리카TV의 신념이다.

아프리카TV가 BJ들이 어떠한 콘텐츠든지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도 이런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로 키울만한 콘텐츠는 적극 밀어준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 대세로 자리잡은 ‘먹방(먹는 방송)’이다. 먹방은 처음엔 주류 콘텐츠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방송이 인기를 끌자 아예 ‘먹방’이란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주식’, ‘시사’, ‘교육’ 등도 이런 과정을 통해 메인으로 떠오른 영역들이다.

아프리카TV BJ 시상식

아프리카TV 측은 “아무리 마이너한 콘텐츠일지라도 가능성이 보이면 적극 지원한다는 점이 유튜브 라이브나 트위치(Twitch) 같은 다른 1인 미디어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콘텐츠와 커뮤니티에 집중하는 일련의 전략들이 콘텐츠와 커뮤니티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며, 기존 유저의 참여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뮤니티를 유입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라며 향후의 지속적 성장도 확신했다.

■ "콘텐츠 현지화 통해 해외 시장 진출"

요즘 아프리카TV의 관심은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아프리카TV는 이미 일본, 미국, 대만, 홍콩, 태국 법인을 설립하여 각국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해당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북남미, 유럽, 동남아, 중화권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국적 서비스로 기반을 다진 아프리카TV가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아프리카TV는 ‘콘텐츠 현지화’를 글로벌 서비스 확장의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한국의 e스포츠, 먹방, 여행, K-POP, 한국 연예인의 show case 및 팬 인터뷰 등 전세계 유저들의 관심이 높은 콘텐츠들은 이미 글로벌 아프리카TV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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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측은 “해외 유저들 역시 참여와 공유를 통해 콘텐츠의 확산 및 재창조 활동에 큰 몫을 하고 있다.덧붙여 아프리카TV내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별풍선 기부모델 역시 현지에서도 긍정적으로 수용되고 있다”며 “한류 콘텐츠, 아프리카TV 고유의 먹방, e스포츠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1인 미디어 콘텐츠를 국가별 선호도에 맞게 소개하여 현지에 맞는 문화로 정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기사 작성자: 박은빈, 김민경, 강드보라, 이수현, 김영훈 (서강대 신문방송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