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 친환경에너지 '주목'

신재생에너지 대체 필요성 대두…“총체적 논의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6/06/03 13:43

전력 소모가 급격이 증가하는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이 미세먼지 저감대책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화력과 원자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를 글로벌 흐름에 맞춰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 나가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주요 오염원은 중국 30~40%, 화석연료 20~30%, 도로 20~30%, 산업체 5% 정도다. 특히 생활주변에서 흔하게 이뤄지는 쓰레기 소각, 바비큐, 불꽃놀이에서 발생되는 오염 물질뿐 아니라 건축 해체 과정에서 발생되는 강하분진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사용돼 공해를 일으킨다. 또 국내 ICT 기업들은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 춘천, 구미 등에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면서 많은 양의 화석연료와 원자력 기반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축적되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먼지 양도 많아진다는 뜻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사용량 변화.(사진=그린피스)

국내 데이터 센터에서는 한해 약 26억kWh(2013년)의 전력이 사용되는데, 이는 무려 100만 가구가 한 해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연평균 45%씩 상승하는 추세다.

더 큰 문제는 통신 속도 증가와 고용량 콘텐츠들이 늘면서 데이터센터 소모 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ICT협회인 글로벌 전자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GeSI)는 IT분야의 전력소비량이 2020년까지 약 60%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44엑사바이트였던 2013년 전세계 데이터 사용량은 2017년에는 121엑사바이트까지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그럼에도 국내 IT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에 있어 대책을 세우거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공해를 일으키는 화력 발전소나 사고 시 완전 복구가 불가능한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그린피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ICT 기업 중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가장 높았던 SK C&C조차 불과 1%(태양광)였으며 KT가 0.44%, 네이버가 0.006%에 그쳤다.

그린피스 보고서 '당신의 인터넷은 깨끗한가요?' 중 국내 대표 IT 기업들의 환경 성적표.

반면 해외의 경우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이베이 등이 이미 재생가능에너지 100% 전환을 이뤘거나 빠르게 추진 중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47개 현의 휴경지 54만 헥타르에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 사업을 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지난해 네이버가 유일하게 춘천 데이터 센터인 ‘각’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구체적인 계획과 시점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화력과 원자력에 의존하는 전력을 풍력, 조력, 지열, 태양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분당과 서울 목동 등에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KT의 경우 스마트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친환경 에너지 대책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보급, 에너지 수요관리 등 스마트 에너지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일부 건물의 전력을 태양광 시설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단, 글로벌 기업과 같이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체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국내 지형의 특성상 어렵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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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대체 비중.(사진=KT)

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 노대철 팀장은 “KT 데이터 센터 전력은 한국전력을 통해 공급받아 운영되고 있다”며 “100여개의 태양광 시설을 통해 KT 건물에 전력을 공급하는 등 스마트 에너지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애플이나 구글처럼 네바다 사막에 시설을 갖추고 재생에너지로 자급자족 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경희대학교 김동술 교수는 “특정 기업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비용이 더 들더라도 친환경적으로 가겠다고 할 수는 있지만 미세먼지 문제는 어느 한쪽의 노력이나 개선만으로 해소될 수 없다”면서 “컨트롤 타워가 세워지고 국회,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이 합심해 총체적으로 논의함으로써 해결책들을 찾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