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4개월 ‘옥수수’, 얼마나 달라졌나?

볼만한 콘텐츠 급증, 가격 경쟁력은 '아직'

방송/통신입력 :2016/05/31 17:45    수정: 2016/05/31 17:57

SK브로드밴드가 출시한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가 서비스 4개월을 넘기면서 예전에 비해 더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한차원 높은 모바일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몇 차례 업데이트가 진행된 옥수수는 일부 영화 등을 무료 VOD로 제공하고 있고, 서비스 초기에 문제로 지적됐던 콘텐츠 양도 많아졌다. 아직도 조금은 헷갈리지만 각각의 메뉴가 예전보다 단출해진 느낌이다. 앱 다운로드 수도 1천만을 넘겼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 평점도 기존 2.8에서 3.0으로 높아졌다. 기존에 종종 발생했던 오류도 상당부문 개선됐다.

특히 영화 평론 독점 콘텐츠인 ‘영화당’이나 360 VR 전용관 등 나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는 옥수수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이중에서 영화당은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와 소설가 김중혁 씨가 공동 MC로 출연해 매주 1회, 영화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배경, 숨겨진 내용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1939년 개봉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아바타’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둔 영화라는 것도 알게 됐다.

지난 24일부터 영화 평점과 감상평이 제공된 점도 옥수수가 이전보다 나아진 부분이다. SK텔레콤 고객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SK텔레콤 전용관 영화도 비교적 볼만한 영화들이 많아졌다. 이달 올라온 주요 영화인 ‘검사외전’, ‘좋아해줘’, ‘어린왕자’ 등이 눈에 띈다. 또 대부분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이 밖에 해외드라마, 스포츠, 애니메이션, 키즈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들이 비교적 풍성해 보인다. 사용자 취미와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확실히 많아진 느낌이다.

그럼에도 옥수수에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문제가 발견된다. 옥수수는 상당수의 유료 영화를 대여방식으로 판매한다. 이용 기간도 2일로, 경쟁사 대비 1일 정도 짧다. 조금 더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소장하고 싶은 사용자들이 타 플랫폼으로 이동하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기존에도 문제점으로 지적한 ‘구매하기’ 버튼의 빠른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사용자들이 자칫 대여가 아닌 소장 또는 다운로드 개념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 홈 화면(왼쪽)과 무료(기본월정액용) 영화 화면.

뿐만 아니라 옥수수는 같은 콘텐츠 인데 비용이 타 플랫폼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경우가 많다. 부가세까지 별도로 청구한다.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한 ‘인턴’의 경우 옥수수는 대여 2500원, 소장 9900원이다. 반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대여 1800원, 구매 6500원이다.

클립 카테고리에 있는 360VR관(왼쪽)과, 국가화장품수사대 콘텐츠 화면.

유료로 구매한 VOD 앞에 최대 15초 광고가 붙는 것도 사용자 입장에선 불편한 요소다. 이는 국내 동영상 플랫폼들의 공통적인 문제인데,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고도 광고를 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건 불합리해 보인다. 영화를 끊어서 볼 경우는 그 때마다 광고를 봐야 한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유료로 구매한 콘텐츠에 광고가 붙지 않는다.

새롭게 메뉴에 추가된 ‘무료혜택’ 페이지를 보면 지상파 방송VOD는 방송 3주 후 모든 회차, 종편 방송 VOD는 1주 후 모든 회차, CJ E&M 방송 VOD는 방송 2개월 후 모든 회차가 무료라고 나온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일단 지상파 방송 콘텐츠는 예전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령 ‘별에서 온 그대’, ‘왕가네 식구들’ 등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콘텐츠는 없다.

아울러 CJ E&M 방송 VOD는 방영 1년이 지나면 다시 유료로 전환된다. ‘응답하라 1994’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확인 결과 해당 방송사의 콘텐츠는 방영 2개월 후부터 12개월 전까지만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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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옥수수 서비스 소개(왼쪽)와 SK텔레콤 전용관 화면.

종합하면 지난 4개월 간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의 내실을 튼튼히 다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옥수수 알이 보다 촘촘해지고, 가지런해진 느낌이다.

반면 콘텐츠 가격 경쟁력이나, 소비자들이 혼동하기 쉬운 장애물들을 깔끔히 치우는 데에는 아직 2% 부족하다. 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관점의 디자인, 더욱 친절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