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새 수출길 연다"...특수車로 중남미 공략 가속

'렉스턴 W' 페루 순찰차 수출 개시...유럽서는 티볼리 선전

카테크입력 :2016/05/30 18:37

정기수 기자

(경기 평택=정기수기자)쌍용자동차가 특수차량 수출을 통해 중남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루블화 약세와 경기 침체로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러시아와 현지업체들과의 경쟁에 따른 중국시장에서의 수출 부진을 타개할 활로가 될 전망이다.

쌍용차는 30일 오전 경기 평택국제자동차부두에서 페루 지능형 순찰차 공급을 위한 '렉스턴 W 수출 선적 기념식'을 개최했다.

쌍용차 송영한 국내·해외영업본부장(전무)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렉스턴 W가 일본 자동차업체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최종 선정됐다"면서 "우수한 내구력과 장기주행 성능은 물론 디자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쌍용차 송영한 국내·해외영업본부장(사진=쌍용차)

그는 또 "수요층으로부터 쌍용차의 내구력과 안전성을 크게 인정받아 지속적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중남미는 물론 이란, 이라크 등 중동 시장으로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본부장은 렉스턴 W의 선정 배경에 대해서는 "렉스턴 W는 군용으로 개발되지 않았어도 약간의 특장사양만 보강해도 경찰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며 "게다가 페루의 경우 산악 지역이 많아 프레임 타입의 4륜구동 SUV가 최적의 경찰차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쌍용차의 내구력과 튼튼한 품질 등이 고객들의 입에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며 "2001년 고속도로 순찰차로 공급된 무쏘가 큰 고장수리 없이 '무보링 100만㎞ 주행'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페루 경찰차로는 지난 2013년 현대자동차 싼타페가 800대 공급된 바 있다. 이번에 페루에 공급될 렉스턴 W는 이보다 1천300여대 늘어난 총 2천108대다. 쌍용차 역대 최대 특수차량 수출 물량으로 이번 선적되는 400여대를 시작으로 9월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글로벌 특수차 시장 진출 본격 추진

쌍용차는 이번 렉스턴 W의 페루 순찰차 수출이 중남미 공략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경찰청 등 관공서는 물론 국방부 지휘차량 및 주한미군 등에 지속적으로 납품되며 내구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렉스턴 W가 산악지형이 많은 페루에서도 최적의 순찰차로 평가받았다"면서 "국내에서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특수차 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턴 W를 비롯해 코란도 C, 코란도 스포츠 등은 국내에서 군 지휘차량뿐만 아니라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에 사용되는 관용차량으로 애용되고 있다. 또 무쏘, 렉스턴, 액티언 등은 각각 호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각국으로 경찰 및 공공기관의 특수업무차량으로 수출된 바 있다. 최근에는 코란도 투리스모가 2014년 7월 벨기에 고속도로 안전통제 차량으로 선정, 수출되기도 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남미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따라 한국 치안 시스템(K-Cop wave, 한국경찰의 물결)이 새로운 수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찰산업도 한류바람으로 한국 경찰 시스템과 장비의 우수성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국내 관련 민간기업의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치안 수요가 높은 중남미 등지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좋은 한국 경찰장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쌍용차의 차량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군 및 공공기관의 용도차량으로 꾸준히 납품되고 있다는 점이 특히 해외 수요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페루 경찰차 수출을 위해 선적되고 있는 렉스턴 W(사진=쌍용차)

이번에 페루 경찰청으로 공급되는 렉스턴 W는 파출소가 없는 현지 특성상 순찰차가 보안 및 치안 통제를 맡는 이동 파출소의 역할을 하게 된다. 3.2ℓ 가솔린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으며 고성능 탐조등, 차세대 경광등을 장착하는 특장작업과 차량번호 인식카메라, 지문인식 장치, 통신시스템 등 첨단 IT장비가 추가된 지능형 순찰차다.

렉스턴 W의 전면과 측면 유리에는 방탄시스템도 채용됐다. 전면 유리 두께는 40mm에 달한다. 범죄자 호송을 위해 운전석과 일반 좌석을 구분짓는 가림막도 설치됐다. 현지 내무부 산하 경찰청에 전달돼 전국 17개 도시에서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차로 사용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국가간 대규모 정부 사업(G2G)에 수출 물량을 공급하게 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관련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렉스턴 W 페루 지능형 순찰차 공급 건은 지난해 4월 한-페루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순찰차 도입에 관심을 표명한 페루정부와 정부간 수출계약에 따른 전담기관인 코트라 및 포스코대우간 공급계약이 지난해 12월 29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체결되면서 성사됐다.

특히 쌍용차는 이번 페루 정부 순찰차 선정이 페루는 물론 중남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판매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루 자동차 시장은 지난 2012년 19만대까지 성장했으나, 최근 몇 년간 페루화 평가 절하 및 광물 가격 하락 등 경기침체로 인해 17만대까지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준 약 7만6천여대가 승용차며, 쌍용차의 주력 시장인 SUV는 3만6천대 수준이다.

쌍용차는 이번 렉스턴 W 공급물량을 통해 페루에 지난해 수출실적(642대)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역대 최대 수출실적(2천582대)을 기록하게 된다. 쌍용차는 이번 페루 순찰차 수출 개시와 함께 칠레를 포함한 중남미 시장에 대한 공략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칠레 등 중남미 지역의 주력 수출 차종은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C 등이었으나 이번 렉스턴W 수출을 통해 라인업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또 상대적으로 환경세 부담이 적은 친환경차량 수출을 통해 칠레 판매 물량 증대도 추진한다. 올 하반기부터 유로6 코란도스포츠를 수출할 계획이다.

■유럽 수출 첨병은 티볼리

러시아 악재 등에 따른 동유럽 지역에서의 수출 부진은 소형 SUV 티볼리의 수출 물량 확대로 타개하고 있다. 티볼리는 유럽 자동차전문지 아우토빌트로부터 '올해의 소형차·크로스오버 상'을 수상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수출국을 더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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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지난해 티볼리의 유럽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총 글로벌 판매대수는 14만4천764대를 기록,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3년 연속 14만대를 돌파했다. 쌍용차는 작년 유럽 지역 수출이 2만2천133대로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3만여대까지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롱바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 역시 다음달부터 전 세계 1천300여개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의 유럽 현지 반응이 좋아 오는 6월부터 판매에 들어가면 당초 목표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을 면밀히 검토해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전략과 신흥시장 공략으로 수출 증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