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VR용 디스플레이 AMOLED 대세 굳히기

삼성전자 이어 오큘러스·HTC·소니·中 디푼도 합류…빠른 응답속도 최대 장점

홈&모바일입력 :2016/05/30 17:54    수정: 2016/05/31 07:43

정현정 기자

최근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상현실(VR) 기기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했다. 자연스러운 영상 재생과 높은 몰입 효과가 관건인 VR 디스플레이에 선명한 해상도와 잔상이 없는 빠른 응답속도를 갖춘 OLED가 주요 제조사가 내놓는 VR 기기에 잇따라 채택되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오큘러스, 소니, HTC 등 주요 VR 기기 제조사들이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인 신제품 디스플레이로 OLED를 선택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 신제품에는 QHD(2560x1440) 해상도의 삼성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가 쓰였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가 지난 3월 출시한 신제품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와 게임 개발사 밸브가 함께 개발한 VR 헤드셋 ‘바이브’에도 삼성디스플레이 OLED가 쓰였다. 두 제품은 모두 좌우 각각 1200x1080 해상도(460ppi)에 고해상도 OLED 패널이 사용돼 선명한 화질이 특징이다.

오큘러스는 오큘러스 리프트의 첫 버전인 ‘오큘러스 리프트 DK1’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했지만 이후 2014년 내놓은 DK2 모델부터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오큘러스는 OLED 패널 채택으로 영상이 끊어지는 현상이 사라지고 화면이 훨씬 부드럽게 보이게 됐으며, 시선 움직임을 좇는 헤드 트래킹 능력도 향상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니가 올해 내놓을 가상현실(VR) 기기 '플레이스테이션VR'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쓰일 예정이다. (사진=소니)

오는 10월 출시를 앞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에도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기존 소니 VR 헤드셋에도 LCD가 쓰였지만 신제품에는 풀HD 해상도의 OLED가 쓰이면서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동작 인식 지연시간이 초기 버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게임 묘사를 좀 더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고 현실감과 몰입감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는 중국 VR 시장 1위 업체인 디푼(Deepoon)이 내달 처음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디푼은 중국 VR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업체로 그동안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은 VR 기기용 디스플레이로 LCD를 사용해왔다.

VR 기기에 OLED 채택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유는 가상현실 콘텐츠의 현실감을 구현하면서 사용자들이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높은 해상도와 함께 빠른 응답속도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LCD를 사용한 초창기의 VR 기기들의 경우 디스플레이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화면이 깜빡이는 잔상이 남거나 고개를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늦게 따라오는 헤드 트래킹(Head Tracking)의 지연 등으로 눈의 피로와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OLED 패널은 응답속도가 LCD 대비 1천배 이상 빠르고 어도비(Adobe) RGB 100%에 해당하는 풍부한 색감과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로 현실에 가까운 색상을 표현할 수 있어 더 사실적인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VR 기기의 경우 화면과 눈이 근접한 상태에서 영상을 시청해야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응답속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또 머리에 쓰는 제품인 만큼 사용자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제품의 무게를 가볍게 제작해야 하는데 아몰레드는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구조라 훨씬 얇고 무게 또한 가벼워 제품의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 위주의 중소형 OLED 패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VR 헤드셋을 차세대 전략 시장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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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문학회 'SID 2016'에서 업계 최고 수치인 VR용 5.5인치 UHD(3840x2160, 806ppi)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선보였다. 픽셀수가 현재 주로 쓰이는 QHD보다 약 2.3배 높아져, VR의 화질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눈의 피로를 유발하는 블루라이트를 줄인 VR용 OLED 패널 '바이오 블루'도 함께 공개했다.

VR용 디스플레이 해상도 발전과 함께 몰입감을 높인 VR 기기 시장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VR 시장 규모가 67억달러에서 2020년 700억달러 규모로 5년 사이 10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량 기준으로는 올해 1천400만대에서 2020년 3천8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