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처럼 곧장 띄우는 물리서버 호스팅 비결은 …"

카페24 김영민 IDC 운영기획 팀장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6/05/27 17:20    수정: 2016/05/27 17:21

과거 물리 서버 호스팅 서비스를 쓰려면 짧아도 반나절, 길게 이틀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상식이었다. 호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입장에선 물리적인 서버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수고가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연결, IP할당, 서버 운영체제(OS)와 데이터베이스(DB) 설치 등 전문인력의 '사후 작업'이 필요했다. 기술적인 구성을 사용자 요청대로 결정해야 하기에 미리 준비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요청한 서버 자원이 실제로 주어지기까지 얼마나 걸렸느냐는 점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서버호스팅 사용자들의 인내심은 얕아졌다. 요청 즉시 제공되는 가상머신(VM) 형태의 서버호스팅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물리적 서버를 제공하는 호스팅서비스의 신속성도 덩달아 중시되는 분위기다. 사용자들은 VM이든 물리 서버든 빨리 제공되는 서비스에 점수를 주진 않아도 늦은 서비스엔 감점을 매길 기세다.

결국 사용자에게 서버 자원을 최대한 빨리 제공해야 할 동기와 그 방법에 대한, 담당자의 고민이 크다. 카페24라는 브랜드로 전자상거래, 마케팅, 호스팅 사업을 운영해 온 주식회사 심플렉스인터넷의 담당자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약 4년 전 카페24의 호스팅 항목에 이름부터 빠르다는 걸 강조한 '퀵서버호스팅'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물리적인 서버 자원을 VM처럼 요청하자마자, 대기시간 없이 쓸 수 있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궁금해졌다. 심플렉스인터넷은 어떻게 퀵서버호스팅처럼 물리 서버를 VM처럼 순식간에 제공할 수 있다는 걸까? 퀵서버호스팅의 성장세는 얼마나 될까? 물리 서버를 이처럼 빠르게 제공하는 방식의 서버호스팅 서비스는 요즘 다른 영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퍼블릭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인프라(IaaS)에 대체되지 않을까? 회사측은 시장에서 두 서비스의 성격이나 역할상의 차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카페24 김영민 IDC 운영기획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심플렉스인터넷에서 물리적으로 SK텔레콤과 KT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반의 서버호스팅 서비스 사업을 맡고 있다.

그는 "시스템 운영 수준에서 물리 서버 자원을 VM과 대등한 존재로 보는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핵심으로 언급했다. 구체적인 구현 방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호스팅부문 인력 상당 비중을 투입 중인 서비스의 전체 실적도 자세히 표현하진 않았다. 국내 시장에서 퍼블릭클라우드 사업자와의 관계 정립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암시를 남겼다.

심플렉스인터넷 카페24 김영민 IDC 운영기획 팀장

현재 75만명에 달하는 카페24 회원들이 1만5천대 이상의 서버 인프라를 활용 중이다. 기술에 문외한인 남녀노소 일반인과 자영업자부터 IT인프라 활용에 관심이 많은 아마추어와 업무상 IT인프라를 활용해야 하는 전산담당자 및 여러 규모의 사업장 내 실무자들까지 아우른다. 주 사용자층이 어떤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들이 여러 양상으로 서비스를 쓴다. 심플렉스인터넷은 2015년 한 해 약 829억원의 매출(영업수익)을 기록했고 그중 퀵서버호스팅을 포함한 호스팅부문 서비스 비중은 30% 가량을 차지한다.

김영민 팀장과의 질의응답 내용을 1문1답 형태로 재구성했다.

-물리적인 서버 자원을 제공하려면 해당 요청에 맞는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퀵서버호스팅처럼 신청 즉시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어떻게 만든 건가

서버세팅(네트워크 연결, IP할당)과 서버 OS세팅(OS, DB 등 설치)이 필요하다. 퀵서버호스팅은 서버 준비부터 실사용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버 세팅 환경을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실시간 자원 분배' 기술로 구현됐다. OS라든지 APM이라든지, 고객이 신청한 서비스 구성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고 그걸 곧바로 서버에 적용 및 설치해서, 최적의 시스템 제공이 즉시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고객들은 가상자원 서비스처럼 몇 번의 선택만으로 즉시 이용 가능한 물리적 서버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실시간 자원 분배 기술이 어떤 건지 감이 잘 안 오는데…설명을 좀 더 해 달라

자원 분배 기술은, 유휴 자원을 상시로 두고 고객들의 서버 구성 요청 정보들을 받아 빠르게 실무진에 넘겨 주면, 그걸 적용해 주는 절차를 포함한다. 그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시스템 차원에서 어느정도 자동화 방식으로 진행한다. 반복적인 부분에서 인적 오류(human error)를 줄이고 서비스 안정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이상으로 자세히 설명하긴 좀 그렇다. 작은 힌트만 주어지면 (경쟁사에서) 바로 따라서 할 수도… 기술업계 트렌드 순환주기도 워낙 짧고.

-카페24 실무진의 프로세스에 달린 부분도 있는 거라면 사람이 꽤 많이 필요할 거 같은데

우리가 운영하는 서버가 몇만대 수준으로 가는데,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 운영 방식으로 호스팅서비스 인프라를 일괄 관리하려면, 현행 인력 구조로는 대응할 수 없다. 사람이 서버를 날라서 회선 연결 하고 네트워크 정보 구성하고 이러는 대신에 (물리적인 부분도) 자동화를 했다. 이런 일을 했던 기존 업무인력들은 컨설팅 쪽으로 재배치했고. 기술적으로 고객들이 서비스 사용하는 데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결해 주거나, 성능 개선 등을 도울 수 있게 했다.

-그럼 실시간 자원 분배 기술이라는 건 카페24의 다른 서비스가 아니라 퀵서버호스팅에만 적용된 건가

퀵서버호스팅은 우리가 물리 서버를 '스탠바이' 상태로 갖고 있다가, 고객이 요청하면 바로 쓸 수 있게 '액티브' 상태로 전환하는 수준으로 만든 거다. 호스팅서비스마다 적용된 효율화 기법은 다르지만, 퀵서버호스팅이 물리 서버를 바라보는 방식이나 다른 가상화 기반 서비스에서 VM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접근하는 방식 자체는 동일하다. 호스팅서비스의 효율화 방식은 카페24의 전자상거래(EC) 부문에서 고객이 쇼핑몰 개설을 요청할 때 그 사이트가 즉시 제공되도록 하는 노하우와도 개념적으로 같다.

-이미 가상서버 활용이 일반화한 것 같은데, 시장에서 물리 서버 자원을 선호할 여지가 있는지

비용면에서 시스템 자원이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이 안 되는 사업초기 기업에겐 가상서버 자원을 이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시스템 규모를 예측할 수 있을 땐 물리적인 서버 자원을 활용하는 게 낫다. 퀵서버호스팅은 기업들이 후자에 해당할 경우 알맞다. 일단 퀵서버호스팅은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사용료를 놓고 보면 코어 수, 메모리 탑재 용량 등이 동일한 클라우드 기반 서버 대비 3분의 1에서 2분의 1로 저렴하다. 원격제어, 방화벽, 모니터링서비스도 기본 제공되고 데이터손실 대비용 백업 디스크도 무료다.

비용을 떠나 카페24가 축적한 온라인비즈니스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로 빠른 기술 대응이 가능한 점도 고객들에겐 높은 이용 가치로 작용한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기업들에겐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환경이 필수적인데 이 때 IT인프라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른 원인 확인과 복구가 가능한 서비스가 선호된다. 단일 서버로 여러 VM을 운영하는 가상화 인프라 서비스는 타 VM의 오동작에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 단순한 물리 서버 기반 환경보다 복잡성도 높다. 이슈 발생시 원인 파악과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전체 호스팅사업 중 퀵서버호스팅 서비스의 비중이 인력이나 수익면에선 얼마나 되고, 성장세는 어떤지 알려 달라

카페24 전체 호스팅 회원수는 75만명이고 운영 및 관리 서버 규모는 1만5천대 이상이다. 전체 사업 영역 중에 웹호스팅, 서버호스팅, 코로케이션을 포함한 호스팅서비스 부문 비중은 약 30%를 차지하고, 서버호스팅 서비스만 놓고 보면 5% 정도다. 퀵서버 카페24의 기술지원인력은 총 300명인데 그 중 퀵서버호스팅과 관련된 기술지원인력은 120명 정도. 퀵서버호스팅은 2012년에 상품 출시한 이래 지난달 기준으로 월평균 누적가입자 증가 17%, 신규 서버 신청 규모 200대를 기록했다. 누적 서버 사용 규모는 7천대다.

-퍼블릭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가상서버 자원이 국내 서버호스팅 시장 수요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있던데, 어찌 보나

각 서비스의 시장 경계는 어느 정도 구별돼 있다. 퀵서버호스팅의 주 이용층은 다운타임 없는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관리, 신속한 이슈처리가 중요한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이다.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의 주 이용층은 자체 인프라 운영 및 관리 인력을 두고 글로벌 서비스를 고려하는 대기업, 게임사 등일 거다. 간혹 온라인 사업을 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를 쓰다 호스팅서비스로 돌아오는 경우를 접하는데, 국내 기업 요구에 더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이 아닐까 싶다.

당장 클라우드가 낫다, 퀵서버호스팅같은 게 낫다, 이렇게 표현하기는 어렵다. 고객들이 양쪽을 왔다갔다 많이 하시던데, 자기에게 뭐가 맞는지 보려는 것 같다. 외국계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대체로 모든게 다 된다는 식으로 얘기할 때가 많다. 쓰이지 않는 상황이 존재한다면 또 그런 이유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보고 어떤 걸 제공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많은 경우 기획자들의 실수는 어떤 하나를 정답으로 정해 놓고 전략을 짜는 거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고객들에게 어떨 땐 이게, 다를 땐 저게 맞다고 안내해야 할 필요도 있다.

-글로벌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의 잇따른 국내 진출이 우려되진 않나

나는 (퍼블릭클라우드 IaaS 시장을) 2010년부터 주시해 왔는데 한국 서버호스팅 시장도 다른 IT 분야처럼 외국의 IT업체가 들어와서 더 빨리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글로벌 트렌드를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가는 게 맞다는 거다. 의문이 들었다. 클라우드가 정답일까, 국내 호스팅사업자들의 현재 모델이 정답일까. 둘 다 정답이 아닐 수 있다면 뭐가 중요한 걸까. 여러 기획이 시도됐고, 사장된 서비스도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는 남았다. 우리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됐다.

-퀵서버호스팅을 비롯한 카페24 호스팅 부문 사업 전체의 경쟁력을 자랑해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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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되겠다. 귀농 후 뭔가 (사업을) 시작하셨는데 관련 지식을 제가 직접 설명해 드리니까 너무 어려워 하셨다. 제 직원들 통해서 담당 부서로 넘어가면서 비로소 아버지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드릴 수 있었다. IT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쉬울 수 있는 내용도 일반인에겐 IT지식이나 조언이 필요한데, 그걸 쉽게 접할 수 없다. 이런 환경에서 IT기반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누구에게든 카페24가 조언을 드릴 수 있다. 이런 분들이 한 분 한 분 모여서 회원 규모 75만명이 됐다.

그리고 퀵서버호스팅은 시장 트렌드와 여러 고객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 결과물의 하나였다. 사용자들은 기술 문의와 관련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빠른 이슈 대응을 이점으로 얻었습니다. 카페24는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 진행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얻고 실무에 반영하고 개발하고 출시하는 선순환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고객입장에서 IT인프라는 비즈니스특성, 환경에 맞는 품질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끝에 선택된다. 합리적 가격, 높은 성능, 고객편의성 증대라는 목표로 경쟁력을 계속 높여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