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잘라낸 개발자-근로복지공단 항소심 6월2일 선고

"1심과 소송쟁점·항소이유 같아"…첫변론 이어 판결선고기일 잡혀

컴퓨팅입력 :2016/05/20 09:26

근로복지공단이 '폐 잘라낸 개발자'로 알려진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진행한 재판 심리가 10분도 걸리지 않고 끝났다. 담당 재판부는 공단 측이 낸 항소이유나 쟁점의 논지가 1심 때와 다르지 않다고 판단, 심리를 마치며 곧장 판결선고기일을 잡았다.

앞서 SW개발자 양도수 씨는 만성적 과로에 따른 결핵성 폐질환으로 폐 일부 절제 수술을 받고 지난 2013년 산재를 신청했다. 공단 측이 양 씨를 산재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자(요양불승인처분) 양 씨는 공단과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양 씨는 올초 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 양 씨의 산재불인정 처분을 취소한다는 법원 판결(요양불승인처분취소)이 나온 것이다. 공단은 이 판결에 불복, 지난 3월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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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씨와 공단간의 항소심 첫 변론기일이 지난 18일이었다. 심리는 이날 오전 11시반 서울고등법원 제1별관 제306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서 공단 측은 항소심에서 양 씨의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폐질환'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하려 했다. 유일한 쟁점이었다. 이를 위해 항소심 재판부에 양 씨의 관련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의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근로복지공단과 '폐 잘라낸 개발자' 양도수 씨의 산재 인정 여부를 둘러싼 항소심 첫 심리가 2016년 5월 19일 오전 11시반 서울고등법원 제1별관 제306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의 사실조회는, 이 사건의 쟁점인 과로에 따른 면역력 저하와 폐질환 발병간의 인과관계를 놓고 의료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의사)로부터 의견을 얻기 위한 절차를 가리킨다. 그런데 공단과 양 씨, 양측은 이미 1심에서 각자 진료기록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고 그 결과는 재판부에 제출됐다. 즉 1심에서 이미 판단한 내용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공단의 감정의 사실조회 신청을 기각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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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씨 소송복대리인 자격으로 심리에 참여한 법무법인 새날의 최종연 변호사는 "항소 제기의 취지가 1심에서 판단이 끝난 사안을 놓고 한 번 더 재판부의 판단을 받겠다는 정도로 보이면 재판부는 재판의 신속성을 위해 (심리를) 빠르게 진행하는 게 요즘 추세"라며 "심리에 걸린 시간은 대략 7~8분 정도였던 것 같은데, (항소 심리가 이렇게 짧게 진행되는 경우가) 아주 드물진 않다"고 설명했다.

당초 항소심의 첫 변론기일은 지난달 28일에 잡혀 있었다. 공단 측은 변론기일 1주일을 남긴 4월 21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했고, 이어 변론기일 이틀 전인 4월 26일에 감정의 사실조회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날 양 씨 측은 변론기일 변경을 신청했고, 그렇게 미뤄진 날짜가 5월 19일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음 심리 기일을 6월 2일로 잡았다. 변론기일이 아니라 '판결선고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