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소속 韓人 핵심 개발자 인생스토리

[미래車리더①] 오토파일럿팀 조형기 엔지니어

홈&모바일입력 :2016/04/28 07:48    수정: 2016/06/07 09:49

“테슬라 모델 3에 대한 국내 뉴스가 많이 나온 이후, 한국에 계신 아버지로부터 자주 연락이 와서 기쁘네요.”

테슬라 엔지니어로 근무중인 토종 한국인 조형기씨가 지디넷코리아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지난 2014년 테슬라에 입사한 조씨는 현재 자율주행 ‘오토파일럿(Autopilot)’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주된 업무는 센서융합 및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 개발. 오토파일럿 부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씨는 오는 2018년 예정된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밝힌 비전을 이루기 위해 오토파일럿 팀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지디넷코리아는 테슬라에서 근무중인 조씨와 연락이 닿아 직접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테슬라 입사 과정과 향후 자신의 목표를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테슬라 사옥 앞에서 두 아들을 안고 포즈를 취한 조형기 테슬라 오토파일럿팀 소속 엔지니어 (사진=조형기씨 제공)

■‘미래 기술 개발’ 비전 담은 테슬라 지원 결심

올해 나이 38세인 조형기 엔지니어는 지난 2014년초부터 약 2년간 테슬라 본사에서 근무해오고 있다.

선문대학교 98학번인 조씨는 엘리베이터 제어 소프트웨어에서 인터넷 공유기 펌웨어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후 연세대학교에서 2년 석사과정을 거치게 됐다.

“MIT, 스탠포드와 같은 유명 대학으로 유학가기를 원했지만 그 당시 제 스펙으로는 어림없을 것으로 생각해 국내 대학원 석사과정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저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 위스콘신 대학교,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의 오퍼를 받게 됐죠.”

영어 등 각종 난관을 이겨낸 그는 고심 끝에 카네기 멜론대 오퍼를 받아들였다. 로봇틱스 프로그램 자체가 조씨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후부터 조씨는 GM과 공동연구를 하는 ADCRL(Autonomous Driving Collaboration Research Lab) 랩에서 카메라를 활용한 보행자, 자전거, 차량등을 검출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연구에 집중했다. 이후 같은 대학 박사과정에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센서 퓨전 분야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조씨는 지난 2014년 봄 카네기 멜론대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조씨는 자신의 연구범위를 더욱 더 넓히고자 혼다 리서치, 보쉬, 테슬라 등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됐고 혼다와 테슬라가 그의 입사 지원을 받아들였다. 이 회사 중 그는 테슬라를 선택했다.

“테슬라에 들어가겠다는 결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미래를 위한 기술 개발에 테슬라가 다른 업체들보다 더 힘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죠. 오토파일럿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메시지를 보고 오토파일럿 팀에 지원하게 됐는데 팀 관계자가 저를 받아들여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테슬라 자율주행모드 오토파일럿 실행시 계기반에 나타나는 화면, 차량 주변 상황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사진=씨넷)

■“오토파일럿 팀 내 한국인 꽤 있는 편...완전 자율주행차 출시 위해 노력중”

조씨가 테슬라 오토파일럿 팀에서 근무한 기간은 이제 거의 만 2년이 됐다. 테슬라 오토파일럿팀 내 한국인은 조씨가 입사한 지난 2014년 총 2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6명까지 늘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팀의 국적은 미국, 유럽, 인도, 한국, 중국 순으로 다양하지만 한국인들의 구성 비중은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인들의 구성 비중이 높아진 오토파일럿 팀은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대중앞에 선보이게 됐다. 오토파일럿 출시 당시 조씨는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제가 오토파일럿 시스템 개발에 어느정도 기여를 했기 때문에 출시 당시 매우 흥분됐습니다. 출시 첫 주에 오토파일럿을 손꼽아 기다리던 고객들의 반응을 잊을 수가 없네요.”

오토파일럿 출시는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뜻하는 무언의 메시지나 다름없었다. 업계에서는 오토파일럿이 차량 스스로 차선 변경이 가능하며, 차간거리 자동 조절, 호출(Summon)까지 가능한 팔방미인형 기능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오토파일럿은 출시 초기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오토파일럿이 왕복 2차선 도로 주행시 중앙선을 쉽게 침범할 수 있다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 영상을 올린 테슬라 모델S 오너는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거의 나를 죽일 뻔했다”는 소감까지 남겼다.

조씨는 오토파일럿에 대한 테슬라 고객들의 피드백이 항상 빠르고 날카롭다고 보고 있다.

“오토파일럿 오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고객들도 간혹 있었죠. 이럴 때 테슬라의 OTA(over the 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고객들이 지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기도 하죠. 기존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같은 방법이 혁신적인 메카니즘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앞으로 고객들의 피드백과 자체 연구를 통해 오는 2018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씨도 이와 같은 테슬라 목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희 사장님(일론 머스크)께서 오는 2018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하셨죠. 저를 포함한 테슬라 오토파일럿 팀원들은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정말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개념도 (사진=테슬라)

■“모델 3에 대한 한국 열망 느껴져”

오토파일럿 기능은 오는 2017년 출시 예정인 보급형 모델 3에도 적용된다. 모델 3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될 예정인 차량. 조씨는 미국 현지에서 모델 3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열망이 크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테슬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가고 있다니 상당히 반갑습니다. 모델 3 사전예약이 한국에서도 가능한 소식이 여러 매체에 언급된 후, 한국에 계신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자주 오더라구요.”

조씨에겐 모델 3 자체가 또 하나의 도전적 과제나 다름없다. 모델 S와 모델 X와 달리 대량 생산될 예정인 차량이기 때문.

“모델 3에 탑재되는 오토파일럿이 한국 국민들 앞에 선보여지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델 3는 기존의 모델 S와 모델 X와 다르게 대량 생산 버전이므로 오토파일럿 팀에게 도전적인 과제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엄청난 끈기를 가진 사람”

그는 자신의 상사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대해 “엄청난 끈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저는 저희 사장님을 상당히 존경합니다. 기술을 통해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 줄 아는 사람입니다. 또 흥미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이죠. 오토파일럿팀에서 일하다 보면 사장님에게 직접 시연을 선보이거나 같이 기술 관련 토론을 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항상 좀 더 가까이에서 여러 면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일론 머스크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조씨는 자율주행차 자체를 ‘자유’과 같다고 표현했다.

“운전자의 눈을 도로에서 떼게 하고 운전자의 손을 스티어링 휠에서 떼게 함으로서 운전자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것이 바로 자율주행차입니다. 아마 제가 보기엔 구글이나 우버에서 미는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에서 이같은 개념이 먼저 실현될 것으로 보이네요.”

■“자신이 무엇을 진짜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씨와 일론 머스크가 서로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게 됐다. 그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자율주행차 출시가 이제 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조씨는 훗날 테슬라에 입사하고 싶은 미래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저는 항상 심플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진짜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진짜 100% 자기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선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꿈꿀 때 '난 2년 후에 미국으로 유학가서 MIT 캠퍼스에서 다른 학생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거야' 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제 자신이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꿈이 실현됐습니다. 이것이 누구나 다 아는 심플한 비전이라 생각합니다.”

지디넷코리아는 앞으로 전 세계에서 근무하는 미래 자동차 리더(한국인)들을 만나 릴레이 방식의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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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그를 이을 다음 인터뷰 주자로 테슬라 맞수로 손꼽히고 있는 패러데이 퓨처 직원을 지목했다.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패러데이 퓨처 산호세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상민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패러데이 퓨처에서 자율주행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디넷코리아는 오상민 박사와 연락이 닿으면 곧바로 그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