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6] 정상원 부사장 "게임이 획일화되고 있다"

카테크입력 :2016/04/26 15:50    수정: 2016/04/26 16:05

정상원 넥슨 부사장이 획일화되어 가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우려를 표시하며, 다양한 장르의 게임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6일 정상원 부사장은 ‘다양한 시각에서 보는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경기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6'(NDC16)에서 다양한 형태의 게임개발을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이 비즈니스 모델(BM)과 자동사냥(오토) 등을 기본적으로 추가하면서, 게임이 단순해 지고 타 게임과 큰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넥슨 정상원 부사장.

또한 기존 게임은 개발자가 만든 후 홍보팀을 통해 알려진 후 발생한 매출이 다시 게임 개발에 투입되지만, 모바일게임은 게임마다 큰 차이가 없어 인기 지적재산권(IP)을 끌어 들이고, 개발팀보다 마케팅 홍보 등에 더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사장은 “영화를 만든 감독은 대부분 알지만 초코파이를 만든 사람은 모르는 것처럼 게임이 마치 공산품화 되고 있다고 느껴진다”며 “마치 마트에서 설탕을 살 때 큰 차이를 못 느끼기 때문에 어떤 회사에서 만들었거나 어디에 진열됐는지가 중요해지는 것 같다. 아직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원 부사장은 이처럼 게임이 하나의 장르로 몰리는 모습을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분석했다. 정 부사장은 생명체가 번식을 위해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을 하는 것을 게임시장에 접목했다.

무성생식은 하나의 생명체가 분열 등으로 번식하는 방식으로 윗대의 DNA를 후대에 물려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별도의 생식을 위한 비용이 필요치 않고 환경에 익숙한 윗대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에 현재 환경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 반면, 암수가 만나야 하는 유성 생식은 생식을 위한 비용이 더 많이 필요하고 윗대와 아랫대가 동일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유전자가 섞이게 되는 유성생식은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많은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변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후대가 나타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공룡의 경우도 당시 시대에 완벽하게 적응했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멸망했다. 바나나도 편의를 위해 씨를 없앤 한 그루를 가지고 전 세계에 번식 시킨 것이기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즉 아무리 현재 환경에 적응했다고 하더라도 급변하는 환경에 새롭게 적응하지 못하면 한 번에 모든 세대가 멸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을 생명체의 번식 방법과 비교.

반대로 현재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한 경우도 있다. 한 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은 전체가 겸상 적혈구라는 병을 유전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 병을 가진 사람들은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생겨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고 만성 빈혈을 가지고 있어 일상 생활에 불편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일반적인 적혈구와 모양이 다르기 대문에 적혈구를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말라리아에 대한 내성을 갖는다. 만약 이를 막는 약이 없는 상황에서 말라리아가 대거 발병했다면 이 부족들만 살아 남았을 것이다.

정상원 부사장은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도 안정적으로 같은 장르만 만드는 무성생식과 구조와 변화를 위해 다양한 장르를 제작하는 유성생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모바일 게임시장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게임에 대한 성적이 매일 즉시 나온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당연히 이 결과를 무시하고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현재 성공을 거두고 있는 장르는 타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 개발력과 게임을 알리기 위한 대규모 마케팅이 뒷받침이 돼야 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다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넓은 저수지에서 가까운 곳에만 10개의 낚싯대를 드리우듯이 비슷한 장르만 개발하기보다는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새로운 장르를 도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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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부사장은 다양성을 통해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게임시장은 불법복제 등으로 패키지 게임 시장이 국내 시장에 적응하지 못할때, 온라인 게임이 보급되면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 모바일게임도 당시 온라인게임에서 잘 되는 업체가 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정 부사장은 “이것이 현실에 안주하는 마켓 리더의 저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세상이 변화하는 것에 안테나를 키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워낙 약팀이라 우승 확률이 5천 분의 1이라고 했던 레스터 시티가 프리미어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우승까지 1승만 앞두고 있다”며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성공을 찾을 수 있고 즐거운 서프라이즈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이용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 자체가 답이 아닌가 생각한다. 모두 자신이 하는 것이 답이라는 용기를 가지고 지금 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나가길 바란다”며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