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에서만 '성인인증' 도입...반응은?

"청소년 접근 차단 불가피" VS "불편해졌다" 엇갈려

방송/통신입력 :2016/04/23 12:12    수정: 2016/04/23 12:16

넷플릭스가 한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성인 인증 절차를 도입했다. 국내 법규를 따르기 위한 조치로, 성인 인증 과정이 추가돼 번거로워졌다는 반응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13일부터 한국 서비스에 성인 인증 절차를 추가했다. 넷플릭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청소년들의 성인 콘텐츠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성인 인증 절차가 추가했다"며 “성인 인증을 하지 않은 회원은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 콘텐츠를 시청하려는 모든 시도가 차단”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관람등급이 18세 이상인 성인 콘텐츠를 누르면 ‘나이 인증’이 필요하다는 알림창이 뜬다. 이름, 성별, 생년월일, 이동통신사,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인증 코드를 받은 후, 넷플릭스 로그인 정보와 인증코드를 입력하면 성인 인증이 완료된다. 성인 인증은 12개월간 유효하기 때문에 일년에 한번씩 인증 받아야한다.

성인인증은 국내 법규를 준수하기 위한 조치로, 영상물 연령 등급을 국내 기준에 맞게 변경하면서 함께 도입됐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통신망을 통해 송출되며 대가를 받고 제공되는 비디오물은 등급분류를 받아야한다. 또 청소년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에는 18세 이상 등급을 받은 콘텐츠에 대해 성인 인증을 받도록 되어 있다. 대가를 받지 않고 제공되는 유튜브와 달리 유료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적용 대상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넷플릭스 측에 국내 관련법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대해 넷플릭스가 국내법을 준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190여개 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성인인증을 도입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과 싱가포르도 넷플릭스에 엄격한 영상물 관련 규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성인인증 보다 자녀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신용카드를 가지고 서비스에 가입하는 건 이미 성인임을 인증했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일은 18세 이상, 싱가포르는 21세 이상 등급을 받은 콘텐츠에 대해 암호(PIN코드)를 입력해야 시청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이들 국가에선 가입 과정에 PIN코드 설정이 필수로 포함돼 있다. 가족끼리 계정을 공유하더라도 자녀들이 성인 콘텐츠를 보지 못하도록 비밀번호 설정을 의무화 한 것이다.

모든 국가에서 원하는 경우 ‘계정->자녀보호 설정’에 들어가 PIN코드를 설정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성인인증을 받은 계정을 자녀와 공유할 경우 청소년들이 성인 콘텐츠를 볼 수 있으므로, 별도의 자녀보호 설정이 필요하다.

성인인증 도입을 놓고 사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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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성인 콘텐츠 접근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목소리도 높다. 해외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는데, 그동안 성인 콘텐츠에 대한 접근 제한은 없어 청소년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다른 사용자는 “넷플릭스에서 보다 심한 노출은 물론 성관계 장면도 그대로 나와 깜짝 놀랐다”며 "15세 이상이면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고 부모님 신용카드로 가입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성인인증 도입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가입과 사용이 간편하다는 넷플릭스의 최대 장점이 퇴색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사용자는 “인증 과정을 다 거쳤는데도 계속 인증하라는 메시지가 떠서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로그아웃 했다가 다시 로그인 하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넷플릭스도 한국에 들어오면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성인인증 에러에 대한 불만의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