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안드로이드, 왜 반독점 혐의받나

구글, '안드로이드' 명칭 대가로 자사 앱 탑재 요구

홈&모바일입력 :2016/04/21 09:20    수정: 2016/04/21 13:0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가 왜 반독점 혐의를 뒤집어 쓴 걸까?”

유럽연합(EU)이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기정 사실화하는 조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s)를 발표하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끼워팔기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 달리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로 어떻게 독점 행위를 했다는 걸까? 이 질문 속엔 ‘무늬만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구글의 새로운 안드로이드 태블릿 구글 픽셀C (사진=씨넷)

■ "크롬 브라우저 기본 탑재 강요도 문제"

일단 구글 안드로이드는 소스코드를 그냥 가져다 쓸 수 있는 건 맞다. 실제로 아마존은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킨들 파이어 태블릿을 만들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마존은 구글에 라이선스료를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를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물론 아마존 자체 생태계가 있기 때문에 굳이 안드로이드를 내세울 이유가 없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안드로이드란 명칭을 쓰기 위해선 구글의 까다로운 요구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지난 2014년 2월 공개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판매협약(MADA)’에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삼성, HTC가 구글과 체결한 이 계약서에는 일단 안드로이드를 쓰는 대가로 구글 앱을 사전 탑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물론 검색 엔진도 구글 제품을 쓰도록 돼 있었다.

구글 플레이와 검색 앱은 반드시 홈 화면에 표출해야 한다. 그 뿐 아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넘길 때마다 구글 앱이 최소한 하나씩 표출해야 하는 의무도 있었다.

물론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이 부분을 수용하지 않고 그냥 소스코드만 가져다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란 명칭을 붙이지 못하는 단말기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아마존처럼 자체 상거래 생태계를 갖고 있는 기업이 아닌 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안드로이드는 오픈 생태계라는 구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꼬집은 것도 이런 부분을 감안한 것이다.

■ 공방 과정서 '안드로이드 비즈니스 모델' 집중 거론될 듯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공개한 보고서에도 이런 부분이 잘 지적돼 있다. 이날 EC가 제기한 구글의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게 구글 상용 앱 라이선스 대가로 구글 검색과 크롬 브라우저 사전 탑재를 요구한 것.

-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위에 경쟁 운영체제를 구동한 단말기 판매를 금지한 것.

- 구글 검색을 독점적으로 사전 탑재한 대가로 단말기 제조업체와 무선 사업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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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EC는 ‘무늬만 오픈소스’인 구글 안드로이드의 독점적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물론 EC의 이번 보고서가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정식 조사를 시작한다는 선언이라고 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구글도 반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EC와 구글 간의 공방이 본격화될 경우 ‘오픈소스 안드로이드’가 어떤 의미와 한계를 갖고 있는 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