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인도 잡자" 삼성·LG·애플 격돌

초저가폰·현지생산·렌탈폰 3色 시장 공략

홈&모바일입력 :2016/04/18 18:00    수정: 2016/04/18 18:12

정현정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나홀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인도 시장 잡기에 나섰다.

인도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붙는 이들 업체들은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늘리고 인도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과 유통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동안 인도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LG전자는 10~20만원대 가격에 프리미엄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보급형 K시리즈로 인도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LG전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보급형 스마트폰 K7과 K10을 인도 시장에 출시했다. K시리즈는 조약돌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에 고성능 카메라를 갖췄으며 LTE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K7은 9천500루피(약 1만4천원), K10은 1만3천500루피(약 23만원)이다.

특히 K시리즈는 인도 현지에서 생산이 이뤄진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에 위치한 현지 스마트폰 생산업체 GDN엔터프라이즈와 공장 사용과 스마트폰 생산에 관한 계약을 맺고 K시리즈 2종의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완제품에 부과되는 관세 13.5%를 줄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기완 LG전자 인도법인장은 최근 뉴델리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인도는 LG전자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인도에서 처음 생산하는 K시리즈로 인도의 거대한 잠재력에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지난해 2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규모 면에서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했다. 올해는 인도에서 LTE 통신망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7%에 그치며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도는 2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향후 2년 동안도 계속해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나홀로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150달러 스마트폰이 차지할 정도로 가격에 민감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각 제조사들이 보급형 스마트폰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인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타이젠 스마트폰 Z 시리즈와 보급형 갤럭시J 시리즈를 앞세워 성공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전자제품 유통점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 S7'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초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첫 스마트폰 Z1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두 번째 타이젠폰 Z3도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 Z1과 Z3의 가격은 각각 5700루피(약 9만9천원)와 8490루피(약 15만원)로 초저가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성능이 개선되고 LTE를 지원하는 세 번째 타이젠폰인 Z2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부터 인도 노이다 공장을 통해 월간 400만대 규모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생산량을 200만대 더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최근 수입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면서 20개 이상의 브랜드가 인도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폭스콘 같은 위탁생산 업체들도 인도에 함께 진출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온라인 전용 모델로 15만원대 ‘갤럭시온’ 시리즈를 내놓는 등 온라인 판매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36% 정도가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됐다.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제조사과 마이크로맥스, 카본, 라바 같은 현지 제조사들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상당부분 장악한 삼성전자에 맞서 플립카트, 아마존, 스냅딜 등 주요 온라인 유통사업자들과 손을 잡고 있다.

애플은 최근 4인치 보급형 신제품 아이폰SE를 출시하며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SE 출시와 함께 2년 약정 시 최저 월 999루피(약 1만7천원)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임대해주는 렌탈폰 서비스도 시작했다.

인도는 아이폰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되는 나라로 알려져 있을 만큼 해외에서 생산되는 단말기에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아이폰SE의 가격은 3만9천루피(약 68만원)로 미국 판매 가격 399달러(약 46만원) 보다 비싸다.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해 애플은 아이폰 렌탈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성장세를 견인했던 중국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에 눈을 돌리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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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J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28.6%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2위는 인도 업체인 마이크로맥스로 14.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마이크로맥스는 그동안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중국 제조사와 인텍스나 라바 같은 현지 경쟁사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해 4분기 11.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4위는 인텍스로 점유율은 9.6%였다. 라바는 6.8%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애플의 경우 판매량 점유율이 2%에 불과해 5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