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한번 충전에 3개월…스마트폰은 왜 안되나?

흑백 화면+용도 단순…모바일 칩도 영향

홈&모바일입력 :2016/04/14 10:48    수정: 2016/04/14 11:0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킨들 오아시스는 되는 데 다른 단말기들은 왜 안 될까?”

아마존이 13일(현지 시각) 한 번 충전하면 최대 3개월까지 쓸 수 있는 전자책 단말기 새 모델 ‘킨들 오아시스(Oasis)’를 공개했다.

킨들 오아시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획기적인 제품이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가 “지금까지 나온 킨들 단말기 중 가장 세련된(funkiest) 모델”이라고 평가했을 정도였다.

특히 더버지는 “아마존이 지난 10년 동안 일관되게 유지해왔던 킨들 단말기에 대한 철학도 버렸다”고 강조했다. 최대한 종이와 유사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던 아마존이 이번엔 킨들 단말기 자체가 돋보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새롭게 선보인 전자책 단말기 킨들 오아시스. 수첩을 연상케하는 고급스런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사진=씨넷)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더 눈에 띄는 부분은 따로 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길어진 배터리 수명이다. 아마존의 호언장담을 그대로 옮기자면 “한 번 충전하면 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어떻게 이런 혁신이 가능했을까?

■ "킨들, 모바일 프로세서도 고급제품 쓸 이유 없어"

아마존은 이를 위해 가죽 커버를 활용했다. 단말기 자체에 탑재된 배터리 크기를 줄이는 대신 가죽 커버에 보조 배터리를 넣는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단말기 두께를 줄이면서도 배터리 수명은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당연히 두 번째 질문이 뒤따른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른 기기들은 왜 이런 시도를 하지 못하는 걸까?

또 다른 IT 매체 리코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 번째 이유는 ‘화면’이다. 전자잉크(E-ink)를 사용하는 킨들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과 달리 흑백 화면만 제공한다. 기능은 한계가 많지만 반사효과로 전력 소모도 적을 수 밖에 없다. 또 페이지가 켜질 때만 배터리를 돌리는 방식으로 구동할 수도 있다.

아마존 전자책 단말기 킨들 오아시스. (사진=씨넷)

둘째는 킨들의 용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달리 킨들은 책 읽는 용도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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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를 구동하기 위해 많은 프로세싱 파워를 요하지 않는다. 리코드 보도를 그대로 옮기자면 퀄컴 스냅드래곤 같은 모바일 프로세서 대신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의 저전력 칩으로도 충분하다.

리코드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스마트폰 같은) 다른 단말기에선 획기적인 배터리 수명 개선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