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필승' 공식, VR시장서도 통할까

美 폰허브, VR 서비스…활성화 계기될 지 관심

홈&모바일입력 :2016/03/25 15:39    수정: 2016/03/25 15:5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포르노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면 뜬다는 속설이 이번에도 통할까? 미국의 대표적인 포르노 사이트가 가상현실(VR)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폰허브(Pornhub)가 VR 포르노 채널을 선보였다고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폰허브는 바도닝크VR과 손잡고 180도와 360도 VR 영상을 무료 제공할 계획이다.

폰허브의 VR 포르노 영상은 PC에서 그냥 감상할 수도 있다. 클릭하면 영상 방향을 바뀌기 때문에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구글 카드보드나 삼성 기어VR 같은 추가 장치를 착용할 경우 한층 실감나는 영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포르노 사이트 폰허브가 VR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씨넷)

■ 비디오 테이프-차세대DVD 경쟁도 성인물이 결정

물론 폰허브가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VR 영상은 아니다. 실제 배우를 캐스팅해서 VR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난해할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폰허브의 VR 포르노는 360도 시야각을 보장하는 동영상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포르노 사이트가 VR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르노업계가 관심을 보이는 기술은 뜬다는 속설 때문이다.

가디언은 포르노 업계 때문에 결판난 기술 전쟁 사례를 몇 가지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베타맥스와 VHS 간의 비디오 테이프 표준전쟁이다. VHS가 팽팽한 경쟁 끝에 라이벌인 베타맥스를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포르노업계의 관심이 절대적이었다.

CNN이 지난 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를 VR 기술을 활용해서 방송했다. (사진=CNN)

블루레이가 HDDVD를 누르고 차세대 표준 자리를 차지한 것도 마찬가지다. 또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널리 확산되는 데도 포르노 콘텐츠의 힘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VR 시장에서도 이런 공식이 적용될 수 있을 지 관심사다. 지금 VR 시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선 포레스터 리서치의 토마스 허슨이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360도 포르노 영상, VR 과도기 메워줄까

현재 VR 시장에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볼 만한 VR 콘텐츠가 많이 생산돼야 한다. 하지만 콘텐츠나 기기업체 입장에선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VR 헤드셋을 구매하기 위해선 볼만한 콘테츠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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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업계가 VR시장의 이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허슨이 주장했다. 포르노업계가 360도 영상을 인터넷으로 제공할 경우 수요 부족과 볼만한 콘텐츠 부족이란 두 가지 공백을 일정 부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 분석이다.

폰허브 외에도 미국 성인영화 제작업체인 노티 아메리카도 VR 포르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일본 3D 성인 게임업체인 일루전도 이 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갖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