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맹주 다툼에 구글도 가세

대형 고객 대거 확보...인프라 투자도 가속

컴퓨팅입력 :2016/03/23 12:30    수정: 2016/03/24 04:35

황치규 기자

<샌프란시스코(미국)=황치규 기자>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가 주도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주도권 경쟁에 구글의 행보가 변수로 등장했다. 스포티파이, 홈디포 등 거물급 기업들을 잇따라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구글도 최근들어 클라우드 지분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모바일 시장의 맞수인 애플까지 구글 클라우드를 도입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진다. 구글은 마케팅 차원에서 대형 고객 사례를 적극 알리는 것을 넘어 23(현지시간)~24일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글로벌 사용자 컨퍼런스인 GCP NEXT16도 개최한다. 구글이 글로벌 차원에서 GCP NEXT 행사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구글은 지역별로 GCP NEXT 행사를 열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GCP NEXT16 행사에는 구글 클라우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다이앤 그린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선임 부사장, 우르스 회즐 테크니컬 인프라스트럭처 선임 부사장,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임원 등이 기조 연설을 맡았다. 이중 가상화 솔루션 업체 VM웨어 창업자로 지난해 구글 엔터프라이즈 사업 지휘봉을 잡은 다이앤 그린 부사장이 클라우드 전략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구글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구글은 GCP NEXT16 행사에 맞춰 미국 오리건과 일본 도쿄에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리전을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이번에 오픈한 2개 리전을 포함해 2017년까지 세계 각지에서 총 10개 이상의 새로운 리전을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도 포함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리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직접 구축한 지역을 말한다. 리전이 있는 지역의 클라우드 사용자는 거리에 따른 속도 지연, 이른바 레이턴시(latency) 문제를 크게 해소할 수 있다. 사용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얘기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각국에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구글은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왔지만 AWS나 MS 애저에 비해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주도권 쟁탈전은 아마존과 MS의 싸움이었다. 아마존을 상대로 MS가 추격전을 벌이는 모양새였다. 구글은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MS에 한참 뒤진 3위 업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일련의 공격 행보는 구글이 클라우드 넘버3 위치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마존과 MS를 상대로한 추격전을 본격화했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구글의 그렉 드미쉴리 클라우드 플랫폼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지난 1년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면서 "이번 GCP NEXT 행사에서 구글이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준비했는지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CP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구글 빅쿼리, 데이터 저장을 위한 구글 클라우드 스토리지, 관계형 DB 서비스인 구글 클라우드 SQL, 가상 서버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글 컴퓨트 엔진, 개발 환경에 초점이 맞춰진 구글 앱엔진, 기업용 IT시장에서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컨테이너에 초점을 맞춘 컨테이너 엔진 등으로 구성된다.

구글 드미쉴리 디렉터

구글은 구글은 데이터 저장 및 분석, 컨테이너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 담긴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하는 모습이다.

데이터와 관련해 드미쉴리 디렉터는 "GCP를 통해 데이터를 저렴하게 저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예전에는 수십개월 걸렸던 분석 작업을 몇시간, 몇분안에 해결할 수 있는 툴들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컨테이너와 관련해서는 GCP를 3세대 클라우드로 자리매김시키는 핵심 기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1~2년전부터 도커와 같은 오픈소스 기반 컨테이너 가상화 기술은 하이퍼바이저로 대표되는 기존 가상머신(VM)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을 받아왔다. VM웨어 등이 제공하는 서버 가상화 기술은 서버 한대를 여러대처럼 쓸 수 있게 해줘 IT효율성을 끌어 올려주는 기술인 반면 도커와 같은 컨테이너 가상화 기술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가상 공간을 쉽게 만들어주는 개념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쪽에서도 컨테이너는 대표적인 유망 기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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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IT시장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속도와 확장성,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IT인프라를 쉽게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란 판단 아래 컨테이너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구글 역시 GCPNEXT16에서 컨테이너에 담긴 전략적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컨테니어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시장 전체에서 구글이 갖는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는 듯 하다.

구글은 컨테이너 관리 솔루션인 '쿠버네티스'를 개발한 뒤 이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풀었다.이후 수백개 기업과 개발자들이 코드 개발에 참여하는 등 쿠버네티스는 거대한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구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