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 애플, 시장 흐름에 굴복했나?

특별했던 애플이 이젠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걸까?

애플은 한 때 ‘특별한 회사’였다. 그들의 행사엔 늘 긴장감이 감돌았다. ‘앤 원 모어 싱(and one more thing)’이란 말과 함께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하지만 이제 애플 행사에선 긴장감이 사라졌다. 기존 제품을 살짝 개선한 모델이나 변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 쿼츠 "돈 잘 버는 애플이 삼성 비즈니스 모델 따라하나"

21일(현지 시각) 열린 애플의 제품 공개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애플은 예상대로 4인치 저가 모델인 아이폰 SE를 내놨다.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역시 기존 제품을 변형한 것이었다.

몇 년째 계속된 전략. 덕분에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몇 개 제품에 집중하던 회사에서 크기와 모양을 다양하게 변형한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공동 창업했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이 시장을 선도하는 대신 이젠 시장을 따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요즘 애플의 제품 전략은 삼성을 비롯한 여러 안드로이드 업체들과 비슷하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쿼츠가 애플의 제품 라인업을 정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애플 워치 벤드 55종을 판매하고 있다. 애플 워치도 5가지 종류가 있다.

아이패드 역시 화면 크기가 다섯 종류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서로 다른 색상 세 종류까지 곁들이면 총 15개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핵심 제품인 아이폰도 어느 새 5종류로 늘어났다. 화면 크기는 세 종류다. 노트북 역시 11, 12, 13, 15인치 등 네 가지가 구비돼 있다.

쿼츠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한 때 삼성이 26개 다른 태블릿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적 있다”면서 “이젠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애플이 삼성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애플의 최근 행보는 독창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쿼츠가 지적했다.

태블릿 시장 야심작 아이패드 프로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서피스 프로 냄새가 강하게 난다. 삼성 패블릿인 갤럭시 노트가 인기를 끈 뒤 화면을 대폭 키운 아이폰6 플러스를 내놨다.

안드로이드 웨어와 조본, 핏빗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을 따라한 듯한 애플 워치도 있다.

■ "흥행장 속편만 내놓은 디즈니와 흡사"

쿼츠는 “디즈니의 마블 스튜디오처럼 애플도 이젠 끝 없는 속편 속에 갖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또 “팀 쿡이 21세기의 MS가 됐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물론 지금의 시장 상황은 똑똑한 아이폰과 혁신적인 아이패드 한 두 제품으로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삼성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역량도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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