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 “바둑에 정답이 없다, 창업도 마찬가지”

“알파고 승리해 우울했지만 변화 혁신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

방송/통신입력 :2016/03/11 14:48

“알파고가 첫 대국을 이기고 나서 착잡했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컴퓨터에게) 져서 굉장히 우울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0일 오후 동국대에서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전’이란 특강을 하기에 앞서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첫 대국 결과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말하면서도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미래를 열어주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또, 그는 특강을 하기 직전 차에서도 두 번째 대국을 지켜봤다면서 “바둑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창업에도 정답이 없다”며 “자기만의 주인의식과 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바둑에서 비틀기를 하는 것처럼 자기만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

먼저, 그는 창업을 위해서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며, 과거의 틀을 깨는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통 사람들은 5, 10, 15, 20이란 숫자를 열거하고 다음을 예측하라면 25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은 소극적 전망에 익숙하기 때문인데 인류의 발전은 점진적인 방법이 아닌 한 계단씩 뛰어넘는 계단식으로 진행돼 왔으며, 이를 감안하면 미래는 단순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에 가깝다.”

과학을 비롯한 사회, 문화 등에서 위대한 발명가나 사상가, 문화예술인이 나타났을 때 인류의 발전이 한 계단씩 도약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알파고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최근 세상을 지배하는 창조 기업들은 어떤 조짐을 보이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갑자기 툭 튀어 나와 혁신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 50년간 기술과 공업에 투자하고 노동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이지만, 이제는 창조를 기반으로 한 경제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있는 기업 중 절반 이상이 10년 전에 없었던 기업이다. 그런데 한국은 10년 전 그 기업들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모델이 절실하며 창조적 지식 가치의 극대화가 그 해답이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계단식 점프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만, 그는 2014년 골드만삭스로부터 3천600만 달러 투자를 받은 배달의민족이나 지난해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유치를 이끌어 낸 쿠팡 등이 혁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러한 기업들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X 마인드를 가져라”

최 장관은 또 창업에 있어서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1+1의 정답은 2이지만 0이 될 수도 있고 10이 될 수도 있다. 나는 1+1=X라고 생각하고 이를 X마인드라고 부르는데, 창업을 하는 사람의 주인의식과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동차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10%를 더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엔진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서 어려운 과정이 필요하지만, 100% 더 가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IT와 자동차의 융합 등 전혀 새로운 발상으로 이뤄낼 수 있다.”

즉, 창업에는 10% 성능 개선을 하는 것보다 100% 성능 개선을 하는 것이 쉬울 수 있다는 과감한 발상이 창조적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창조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발명으로도 가능하지만 이미 발견된 것을 융합을 통해 의미 있게 재조합하는 것으로도 실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양희 장관은 미 스탠포드 대학의 창업기업들이 끌어낸 경제적 가치를 설명하면서, 어려운 경제사정에 놓여있기는 하지만 창업 경제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나 민간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미국 경제가 발달한 원인은 창조에 있고 대학에 있다.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창업기업이 3만개가 넘는다. 이 기업들이 2조7천억 달러의 매출을 내고 있는데 1조6천350억 달러인 한국 GDP의 2.3배, 프랑스의 GDP 2조7천120달러와 유사한 수준이다. 신흥국인 중국과 인도가 떠오르고 있어 우리나라가 설 땅이 줄어들고 있어 천천히 해서는 어렵다. 정부에서는 각 분야별로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고 정보교류나 창업지원,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도록 허브를 만들었다. 이를 두드리거나 민간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관련기사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에서도 창업 성공은 보통 3~4번째에 일어나고, 창업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꿈을 크게 가져야 깨져도 그 조각이 크다”고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이어,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며 도전해야 하는 것”이라며 열정 넘치는 도전정신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