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전문가의 이세돌-알파고 승부예측

이세돌 승리 전망…AI 게임 적용 현주소는?

게임입력 :2016/03/08 10:10    수정: 2016/03/08 11:12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바둑 전문가들이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게임업계에서 AI센터를 운영 중인 엔씨소프트의 AI 전문가들을 만나 알파고와 이세돌의 승부예측과 국내 게임 AI 현주소를 살펴봤다.

지난 2011년에 설립된 엔씨소프트의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센터는 구성 당시에는 AI랩의 작은 규모에서 출발했다. AI센터로 승격된 것은 올해 초다.

인력이 늘어난 것이 첫 번째 승격 이유다. 두 번째는 자연어 처리 분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연어 처리는 아이폰의 시리와 같이 사람과 기계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이해하면 쉽다.

AI는 일반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지능적으로 해결하는 기술이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는 여러 곳에 있지만 사람이 말을 하면 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해주는 알고리즘등이 대표적이다.

이미 이러한 기술은 휴대폰에서 음성으로 검색을 하거나 자동차의 네비게이션등에 적용되어 있다. 최근에는 바둑이나 게임등에 AI 알고리즘을 적용시켜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대응하는 AI가 발전하고 있다.

■ 국내 AI 전문가들 이세돌의 승리 예상

이번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는 AI센터의 이경종 팀장과 이준수 차장이다. 이 팀장은 AI센터가 구성될 2011년에, 이 차장은 2013년에 합류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요? 제 생각으로는 이세돌이 이길 것 같습니다”-이준수 차장

“저도 비슷합니다. 이세돌 같은 사람을 이기기엔 알파고가 아직은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이경종 팀장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둑 챔피언과 창피하지 않게 대결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AI의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대결해서 한심하다는 수준이 아니라 이렇게 화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AI의 수준은 상당하다고 생각 합니다”

구글 알파고와 판후이 2단이 대국을 하는 장면. 알파고가 수를 놓으면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대신 바둑판에 놔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인터뷰 첫 만남에서부터 최근 화제를 몰고 있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승부예측에 대한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이다.

두 AI 전문가들 모두 이번 경기에서는 이세돌의 승리를 예측했다. 아직 AI가 사람을 뛰어 넘을 만큼의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 한 것이다.

■ AI가 접목된 국내 온라인의 현주소

바둑은 넓은 의미에서는 게임으로 분류 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바둑 게임이 PC, 온라인을 넘어 스마트폰까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존재한다. 기존 바둑 온라인 게임은 기보를 미리 입력해 사람의 실력에 따라 단수별로 높은 패턴을 적용시켜 왔다.

일반 다중 접속 온라인 역할 수행게임(MMORPG)도 마찬가지다. 몬스터들은 행동 패턴이 단순하다. 일부는 보스급 몬스터들은 패턴을 복잡하게 만들어서 이용자들의 공략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의 노력을 통하면 몬스터의 패턴을 읽고 처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단순 패턴이 아니라 AI가 접목되어 있는 MMORPG는 국내에 존재할까? 답은 블레이드앤소울이다. 지난 1월 업데이트된 무한의 탑에 적용된 AI가 대표적 사례다.

AI기술이 접목된 블레이드앤소울 '무한의탑'

무한의 탑은 총 100층으로 구성된 최상급 던전이다. 이용자들은 몬스터와 대전을 펼쳐 제압하면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무한의 탑은 층이 올라갈수록 더욱 강력한 AI가 적용된 몬스터를 만나게 된다.

무한의 탑은 강화학습이 적용된 AI 시스템이다. 강화 학습이란 기계학습(머신런닝) 방법의 하나다. 컴퓨터가 어떤 행동을 취하고 그에 따라 포상을 얻는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행동을 학습하도록 만들어주는 알고리즘이다.

이세돌과 맞붙는 알파고 또한 기계학습과 강화학습이 폭넓게 적용된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바둑뿐만 아니라 MMORPG에 적용된 AI의 특징과 국내 온라인 게임 AI의 현주소는 어떻게 될까? 두 AI 전문가들과의 만남으로 자세한 내용을 살펴봤다.

엔씨소프트 AI센터 이경종 팀장(좌), 이준수 차장(우)

다음은 블레이드앤소울에 적용된 AI에 관련한 일문일답이다.

Q 지디넷 : AI센터가 김택진 대표 직속 부서로 알고 있는데 회의에도 들어오시나요.

A 이경종 팀장 : 매일 회의에 직접 들어오시는 것보다는 관심이 많으세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시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같이 논의하기도 하구요. 직속부서는 여러 개가 있고요. AI센터는 그 중에 하나입니다

Q 지디넷 : 제가 지금 역사 캐릭터를 하고 있습니다. 무한의 탑 62층까지 올라가는데 그 이상 가려면 하루 잡고 해야겠더라구요.

A 이준수 차장 : 62층 이상이면 상당히 잘하시는 것 같은데요.

Q 지디넷 : 무한의 탑 랭킹을 보면 초반에는 많이 편중됐었고 지금은 희석 됐는데 소환사들이 50위권까지 상당히 포진돼 있는데 왜 그랬나요.

A 이준수 차장 : 저희도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데 원인은 있겠죠. 지금은 정확한 원인을 말씀 드리긴 어렵구요 어느 정도 개선이 되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니터링 중이고 밸런싱 이슈는 모든 콘텐츠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 분석 중입니다.

Q 지디넷 : 이번 무한의 탑 AI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 인가요.

A 이준수 차장 : 아직 빅데이터는 이용자 데이터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Q 지디넷 : 리니지 이터널에도 AI가 들어간다고 하던데요

A 이경종 팀장 : 리니지 이터널에서 다이나믹 던전이라고 환경이나 NPC가 바뀌는 것 정도로 언급됐는데요. 아직 구체적으로 오픈을 안해서 최신 이야기는 비공개서비스에서나 언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지디넷 : 무한의 탑은 아이템전이잖아요. 주위 사람들은 이것도 재미있는데 노 아이템전이면 공정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이준수 차장 : 그런 니즈가 있는 것은 알고 있고요. 그런데 노템전 콘텐츠는 개인 비무와 태그매치전이 있고 무한의 탑 콘텐츠는 PvE와 PvP 콘텐츠를 이어해주는 역할이라서 아이템전이 가미가 된 것이고요.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원하는 이용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을 원하는 이용자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Q 지디넷 : AI를 활용한 기술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시나요

A 이경종 팀장 : 일단은 게임이고 재미를 줄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단순히 잘하기만 하고 사용자를 몇 초안에 이기는 것보다 재미있게 놀아주고 플레이를 도와주는 그런 것이 게임 AI의 긍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AI라는 측면에서 똑똑하게 잘하는 것과 사람답게 하는 것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재미가 중요하기 떄문에 똑똑하기도 하지만 사람답기도 해야 하는 것에서 다른 것과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지디넷 : AI 센터와 게임 개발팀은 어떻게 협업을 하게 됐나요.

A 이준수 차장 : AI 선행 개발을 했구요 타겟을 블레이드앤 소울의 비무 형태의 격투 게임 형태로 개발을 했고 이를 가지고 개발을 한 것입니다

Q 지디넷 : 게임 개발팀에서 만들고 싶은 기술 요청에 따라 개발을 한 것인가요?

A 이경종 팀장 : 그렇진 않죠. 장르나 네트워크망이 정해져 있어요. 여러가지 저희가 찾아보는 도중에 MMORPG라는 것이 굉장히 큰 세상이잖아요. 거기서 돌아가는 AI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블소는 1:1 PVP라는 한정된 콘텐츠가 있고 여기에 AI를 적용하면 재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지디넷 : 일반 던전에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A 이준수 차장 : 가능은 한데 언제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Q 지디넷 : 자세한 AI 기술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A 이경종 팀장 : 알파고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익숙하실 텐데요. 빅데이터 학습을 한다고 하면 주어진 문제에서 정답을 맞추는 것이었는데 게임에서 격투를 해야 하는 것은 이 상황에서 이동을 할 지 스킬을 쓸지 결정을 해주는 것인데 정답이 없잖아요. 그런것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학습을 할지 고민하던 중 강화학습이라는 것이 나왔고 강화학습은 처음엔 비어있는 AI가 액션을 할 때마다 자기를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서 언제 이기고 언제 지는지 굉장히 많은 회수를 반복해 좋은 상황을 찾아내는 것이 강화 학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디넷 : 강화 학습이 AI중에서 단계가 높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인가요.

A 이경종 팀장 : 높은 것은 아니고요.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적용한 부분이 있고 게임과 잘 맞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고 기계학습의 한 분야인데요. 다른 곳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한 단계가 높다라기 보다는 게임에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두 번이 아니라 많이 반복하고 학습해야 하는데 게임에서는 원하는 만큼 많은 수를 돌릴 수 있는 것이 좋죠.

Q 지디넷 : 무한의 탑의 AI는 계속 자체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건가요?

A 이준수 차장 : 지금 그 기능이 들어가 있진 않고요. 지금 버전은 강화 학습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이용자 데이터 없는 버전으로 올렸는데 지금까진 강화학습이었는데 앞으로 사용자 플레이를 참고해서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지디넷 : 모든 층까지 몰라가지 못해봐서 올라갈수록 AI가 정교해지는 방식인가요.

A 이준수 팀장 : 그렇습니다. 몬스터의 체력도 늘어나지만 AI가 반응하는 것이 달라지죠.

Q 지디넷 : 향후에 블소에 AI 중 어떤 것을 적용하고 싶은 것이 있으신지요.

A 이경종 팀장 : 일단은 무한의 탑을 더 잘되도록 하고 그것이 급 선무입니다. 일단은 일대일 비무 콘텐츠잖아요. 다대다 싸움에도 적용하고 싶네요.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이벤트로 했던 태그매치라고 다른 캐릭터가 난입해서 도와주는 것도 내부적으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Q 지디넷 : 오토 역사 비무장에서 보신 적 있나요. 정말 잘하던데요. 부캐릭터로 오토역사들에게 방심하면 바로 죽어요. 이것도 AI가 아닐지요.

A 이경종 팀장 : 오토 캐릭터들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고 오토들은 잘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라서요.

Q 지디넷 : 블레이드앤소울 캐릭터 레벨은 어디까지 올리셨나요.

A 이준수 차장 : 실제 서버에서는 많이 못해봤습니다. 내부 망에서 실험하는 곳에서 온갖 꿈의 장비를 가지고 하죠. 테스트는 사업팀에서 고수를 초빙해서 테스트를 하죠. 프로게이머들을 마지막에 한번 초빙해서 하기도 하죠.

Q 지디넷 : AI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른 게임에도 쉽게 도입할 수 있을까요?

A 이준수 차장 :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게임이 사이즈가 다르잖아요. 아타리 게임 같은 것은 스킬 한두 갠데 블소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스킬도 수십 개라서 발달된 기술이 있다고 해서 상용화 게임에 시도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굉장히 힘들었고요.

Q 지디넷 : 향후 AI 센터에서 개발한 AI가 엔씨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에도 적용 가능한가요?

A 이준수 차장 : 가능할 것 같습니다. 김택진 대표님도 전 분야에 AI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진 적이 있습니다. 무한의 탑도 끝이 아니고요. 본격적으로 이렇게 크고 복잡한 AI를 도입한 적이 처음이라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Q 지디넷 : 엔씨소프트가 지금 이 분야에서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나요.

A 이경종 팀장 : 직접 말하긴 그렇고 사례로는 빠른 편이죠. AI 기술이 기존에 들어가 있지만 이렇게 복잡한 콘텐츠에 복잡한 AI를 적용한 것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