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아스토리아 폐기 공식화…의미는?

더 거침없어질 脫윈도 행보 예고

컴퓨팅입력 :2016/03/02 17:25    수정: 2016/03/02 17:26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 앱을 윈도10용으로 변환하는 전략을 결국 최종포기했다. 대신 크로스플랫폼 개발도구인 자마린을 인수해 C# 닷넷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더 집중하려는 모양새다.

MS는 지난 10년 가까이 모바일 생태계에서 지리멸렬한 성과를 거둬왔다. iOS와 안드로이드로 양분된 모바일 생태계에서 윈도는 미미한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미한 점유율은 윈도와 윈도모바일의 앱 부족현상을 나았고, 갈수록 iOS,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앱 규모의 격차가 커졌다.

MS는 윈도10에 유니버셜윈도플랫폼(UWP)을 내세워 자바, 안드로이드, iOS 진영 개발자를 유혹하려 했다.

아스토리아는 윈도와 유니버셜윈도앱 사이의 런타임 역할을 한다.

어떤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앱이든 브릿지툴을 통해 윈도10용 앱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는 게 UWP의 핵심중 하나다. 프로젝트 아스토리아는 윈도10을 위한 4대 브릿지 중 하나로 안드로이드/자바 앱의 변환 툴이었다.

작년 4월 빌드2015 컨퍼런스에서 사전 공개될 때만 해도 프로젝트 아스토리아에 대해 MS는 강한 자신을 보였다.

그러나 작년말 MS가 아스토리아 개발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MS는 그간 완벽한 개발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는데, 지난달 25일 자마린 인수 발표 후 아스토리아 계획 폐기를 공식화했다.[☞MS 블로그 바로가기]

MS는 iOS 앱 변환툴인 ‘아일랜드우드’와 WIN32 앱 변환툴인 ‘센테니얼’의 경우 계속 개발할 것이라 밝혔다.

케빈 갈로 MS 윈도개발자플랫폼팀 기업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iOS와 안드로이드 브릿지 모두 제공하는 건 혼란스럽고 불필요하다는 피드백을 개발자들에게 받았다”며 “많은 모바일 앱이 두 플랫폼에서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 개발자들이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위한 앱을 이미 동시에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변환하게 해도 윈도 생태계로 끌어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면밀히 피드백을 검토한 끝에 iOS용 윈도 브릿지를 모바일 코드를 윈도10 기기로 이전하는 유일한 브릿지 옵션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기로 했다”며 “안드로이드 브릿지에 투자해온 개발자에게 iOS 브릿지와 자마린이 훌륭한 솔루션으로 보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센테니얼은 현재 테스트 단계로 올해중 공개될 예정이다. 아일랜드우드는 이미 오픈소스로 공유됐다.

자마린은 MS의 닷넷을 애플과 구글 진영으로 밀어넣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MS는 자마린의 전략적 위치에 대해선 자세한 내용을 공유하지 않은 상태다. 이달말 28일 개막하는 MS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2016'에서 자세한 전략이 공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토리아가 윈도 바깥 생태계의 개발자를 끌어오는 전략이라면, 자마린은 윈도 안 생태계 개발자를 바깥으로 확장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다.

자마린 인수는 윈도만을 위한 ‘유니버셜’에서 모든 OS를 대상으로 한 ‘유니버셜’로 전략을 수정했음을 뜻한다.

자마린은 C#과 F# 같은 닷넷 프레임워크 언어로 윈도, 안드로이드, iOS, OS X 등의 네이티브 앱을 개발하게 해주는 툴이다.

자마린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바일 앱 생태계를 그저 부러운 눈길로 바라봐야했던 닷넷 개발자에게 단비같은 존재다. 오브젝티브C나 자바를 새로 익히지 않고, 익숙한 언어로 부가적 수고 없이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 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MS 입장에선 모바일 때문에 윈도 생태계를 떠나려 했던 개발자들을 붙잡아준 고마운 존재기도 하다.

MS는 사티아 나델라 CEO 선임 이후 개방성을 기치로 걸고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강화해왔다. 닷넷을 오픈소스로 내놓고, 리눅스와 OS X까지 지원하고 있다.

현 MS의 크로스플랫폼 전략 차원에서 아스토리아 같은 브릿지는 큰 그림의 일부에 불과하다. 반면 자마린은 윈도 밖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의 핵심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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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 MS 외부의 개발자를 윈도 안으로 들어오도록 설득하는 것보다, 닷넷 개발자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게 더 용이한 방안이다.

자마린 인수와 아스토리아 브릿지의 폐기 공식화는 MS의 크로스플랫폼 행보가 더욱 거침없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