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車-IT 융합'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을 가다

세계 최초 WAVE 통신망 구축 시험장 조성..."삼성, 참여 기대"

홈&모바일입력 :2016/03/02 15:23    수정: 2016/03/02 15:24

<대구 달성군=조재환 기자> 2일 오전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주행 시험장. 이곳에는 르노삼성 SM6와 출시예정인 SUV 차량들의 주행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었다. 각종 테스트로 인해 차량 외부엔 먼지가 가득 쌓였지만 아직까지 수많은 주행 테스트 항목들을 거쳐야 한다.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해 설립된 자동차융합 얼라이언스 사무국이 자리잡을 곳이다. 앞으로 이곳에선 IT업계와 자동차 업계간 기술 협력 및 자동차 전장부품 관련 주행 테스트가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향후 국내 자동차IT 융합의 근원지나 다름없다.

■현대차, 르노삼성, LG 참여 높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한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주행 시험장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찾기 어려운 곳에 자리해 있었다. 시험장 주변이 과학단지와 도로 조성 등으로 인해 공사 중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힘겹게 주행 시험장에 도착하자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이 반갑게 기자를 맞이했다. 그는 주행 시험장 바로 옆에 위치한 관리동에서 차량 주행 테스트 현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관리동에는 총 37개 항목의 지능형자동차 부품군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약 39만4천제곱미터 규모의 주행시험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이곳은 특히 미래형자동차 지능형자동차부품 및 ITS(지능형교통) 특화시험에 관한 국제 표준인증 규격(ISO/TC 204)을 받았다.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관리동 전경 (사진=지디넷코리아)
르노삼성 SM6 차량이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주행 시험장 진입중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주행 시험장이 가진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세계 최초로 시험장 전 구간에 차세대 무선 교통 통신 WAVE 기술망이 설치됐다는 점이다. 차량 간 통신 수단으로 쓰일 WAVE 통신은 향후 출시될 자율주행차에 필수로 적용될 예정. 이 때문에 자율주행기능이 탑재된 차량들의 주행 테스트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성 원장은 “최근 현대차, 르노삼성 등이 우리 시험장을 많이 쓰고 있다”며 “또 LG 등 전장부품 업체들도 우리 시험장을 자주 찾아와 자체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관계자 누구나 제약없이 주행 시험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성 원장의 설명이다.

성 원장의 이야기가 끝나자 마자 SM6와 SUV 차량들이 등판로 구간을 넘어 ITS 고속주회로 부근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WAVE 통신 기술 테스트를 위해 반복적으로 고속주회로 부근을 주행하는 모습도 여러차례 보였다. WAVE 기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얼라이언스 사무국 윤곽 잡힐 것...삼성 참여도 원해”

성 원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양재동 스포타임에서 열린 ‘자동차융합 얼라이언스 발전 전략 포럼’에서 얼라이언스 사무국 운영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그는 당시 포럼 현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KT, GS 칼텍스, MDS 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업들이 얼라이언스에 가입됐거나 가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향후 자동차-IT 산업간 융합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중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융합 얼라이언스 사무국은 빠른 시일 내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내에 마련될 예정이다. 초기 10명 이내로 사무국 소속 인원을 배치한 이후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성 원장의 구상이다.

지능형 자동차부품진흥원 시험장 전 구간에는 세계 최초로 WAVE 기술이 적용됐다. 관리동에서 내다본 시험장 풍경. (사진=지디넷코리아)
시험장 내 차량-도로연계 시험 교차로 지역은 자율주행차의 일반 도로 주행 테스트에 적합해보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성 원장은 최근 전장부품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주행 시험장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는 앞으로 용인 에버랜드 인근에 자율주행차 시험도로를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는 기업 친화적인 곳으로 인정받고 싶다. 삼성전자가 원한다면 주행 시험장을 얼마든지 활용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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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대구시의 자동차 관련 산업의 마스코트나 다름없다. 진흥원 건립에 대구시가 600억원(정부 400억)을 투자했기 때문. 향후 진흥원 인근에 공사중인 도로가 완공되면 WAVE 기지국망이 동시에 설치될 예정이다. 달성군에 위치한 과학단지가 첨단 자동차의 메카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성 원장은 “지속적 성장에 한계가 있는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능형자동차부품 평가를 지원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이 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의 필수 시설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