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HW 회사'에 동의 안 한다"

"파트너와 협력…스마트폰 통합 생태계로 승부"

홈&모바일입력 :2016/02/23 15:48    수정: 2016/02/24 11:19

<바르셀로나(스페인)=정진호기자> "고객으로부터 사랑 받는 제품과 조직을 만들고 싶다."

한 해 4억대 이상의 휴대폰을 파는 남자, 17만 삼성 직원들의 행복과 대한민국 휴대폰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남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책임지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첫 일성을 내뱉었다.

고 사장은 이 자리에서 "갤럭시S7을 허브로 삼아 웨어러블과 액세서리,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합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겠다"며 "이를 위해선 고객과 직원, 파트너사를 잇는 신뢰와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가 무선사업부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둘째는 협력사와의 상생과 생태계 구축, 그리고 마지막으로 17만명 무선사업부 임직원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조직을 꾸리는 일이다.

지난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고 사장은 제품 기획과 개발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휴대폰 산업의 부침을 줄곧 지켜본 산 증인이다.

고 사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과도 굉장히 많이 일하고 있다. 나는 파트너십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긴다"고 강조하면서 "스마트폰이 과거와 달리 컴퓨팅 파워가 점점 더 강화되면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감동과 편리성, 재미가 다양해졌고 이를 위해서는 끝없이 우리 파트너를 찾아내고 일을 하는 게 답이다. 그들이 돈을 벌어야 하고 커야 삼성하고 일하면서 계속 기술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스마트폰이 점점 진화하고 개인과 세상을 연결하는 중심에 서면서 생태계가 더욱 발전해야 새로운 모바일 시대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보안 플랫폼 '녹스',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모두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라고 했다.

고 사장은 “구글이 OS 회사이고 삼성이 하드웨어 회사라는 것에는 동의 안 한다”며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강조하고 내부 조직도 그렇게 바뀌었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스페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로 전날 현지에서 발표된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와 관련해서는 성공을 자신했다. 그러나 갤럭시S7의 구체적인 판매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고 사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여러 경제적 변수가 많아 전작(갤럭시S6) 대비 몇 % 늘지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전작보다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며 “영국, 중동 등 이통사나 거래선 얘기를 들어보면 반응은 괜찮다. 진인사대천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갤럭시S7의 디자인과 관련 “전작의 디자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그립감이 더 좋아 미묘한 손 맛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소비자들의 느낌이 구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갤럭시S7이 전작과 차별화 요소가 적다는 지적에 대서는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는 "메탈 소재의 스마트폰에 외장SD카드슬롯, 방수 등을 지원하는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들을 그래도 채용하는건 소비자의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고, 삼성은 소비자의 요구를 스마트폰에 적극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숫자에 연연하다보면 하는 일에 왜곡이 발생한다고 본다"며 "다만 갤럭시S7은 최선을 다했고 거래선 반응도 좋아 전작보다 기대가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언팩 행사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등장한 배경도 언급했다. 고 사장은 “마크 저커버그와는 오랜 전부터 알고 지내왔다. 우리가 오큘러스와 협력하고 있는 와중에 페이스북이 인수을 한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글에서 사진이나 이모티콘, 사진에서 동영상, 영상에서 3D영상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정의한다.이같은 철학과 기술적 진화를 함께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영희 부사장이 마크 CEO를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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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영희 부사장은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비전 커뮤니케이션에 360도 영상이 있었다"며 "이를 스마트폰 게이트웨이 허브로 확장하는데 회사의 비전과 잘 맞아서 공유할 기획 의도가 있었다"고 거들었다.

고 사장은 타이젠폰 확대 계획과 관련해서는 "제가 숫자에 따지거나 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며 "몇몇 조사기관에서 조만간에 세계 3위 OS로 올라서겠다는 보고서도 내고 있는 데 올해 몇 퍼센트를 올리고 하는 목표를 두고 일을 하진 않는다. 타이젠만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