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알파고 대국을 자신하는 이유

인터넷입력 :2016/02/23 07:13    수정: 2016/02/24 08:22

"판 후이(Fan Hui) 2단과 알파고 대국을 보면, 알파고와 승부를 논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대국은 자신 있다."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0월 알파고가 유럽 바둑 챔피언 출신인 중국계 프로 기사 판 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 5승 무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긴장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오는 3월 9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릴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앞두고 한국기원과 구글은 22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기자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세돌 9단은 "승패를 떠나서 딥마인드와 대결은 인공지능의 출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역사적인 자리에 선택받은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승패를 어떻게 예측하냐는 질문에 "방심하지는 않겠지만, 알파고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알파고의 경기를 나름 분석해본 결과, 승부를 논할 정도의 대국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하이파이브 하는 이세돌 9단 (사진=지디넷코리아)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프로기사로는 두 번째의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세돌 9단은 판 후이와의 경기 후 약 4개월 동안 알파고가 업데이트 됐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알파고의 실력이 다소 향상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세돌 9단은 "이번 승부를 예측해 본다면, 3:2는 아닐 것 같고 5:0이나 4:1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론 5나 4는 이세돌 9단이 가져가는 것이다.

그는 특별한 준비보다는 컨디션을 최대한 좋게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알파고가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1년이나 혹은 2년 후에는 알 수 없는 승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이세돌 9단은 구글 측의 제안을 한 번에 승낙했다고 밝혔다. 해볼만한 경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국장의 환경적인 부분이 중요할 것 같다는 질문에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국은 자신 있으므로 그런 부분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해 승부(할 상대로)로 다가온다면 그 부분에 신경 쓰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발했다.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는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까지 바둑계는 컴퓨터를 우습게 알았다"며 "지난 10월 경기는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고,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관계자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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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부총재는 "알파고와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이기든 지든, 이러한 인공지능이 사회 난제들을 푸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가 나타나기 전까지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전이 가능할 때 까지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최고와 대결을 붙여보고 싶다는 생각에 전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세돌 9단을 선택했다. 역사적인 대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