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얼, GE 가전 삼켜…삼성 인수 불발

6.5조원 M&A 발표...가전 시장 재편 예고

홈&모바일입력 :2016/01/16 21:52    수정: 2016/01/18 10:03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막판에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GE 가전사업부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에 매각됐다.

하이얼은 GE 가전사업 부문을 54억달러(약 6조5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하이얼은 올해 상반기 중 인수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이같은 인수 가격은 당초 40억달러 이상으로 전망됐던 예상 인수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인수가 성사되면 중국 기업의 해외 가전업체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가 된다.

앞서 GE는 지난 2014년 스웨덴 가전 업체 일렉트로룩스에 가전부문을 33억달러에 넘기기로 합의했지만 미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지난해 말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 하이얼과 GE 역시 이번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내야 하지만 외신들은 하이얼이 일렉트로룩스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은 만큼 미국 정부가 이번 인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도 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하려다 최종 협상에서 결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의 인수계획 철회 이후 GE 가전사업부와 접촉해 인수 협상을 진행했으나 역시 미국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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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GE는 븍미 가전시장에서 월풀, 삼성, LG, 보쉬, 일렉트로룩스에 이어 5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기업간거래(B2B)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이를 인수할 경우 북미 가정에서 월풀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GE는 협상 불발 이후 미국 내 영향력이 미미해 매각에 걸림돌이 없는 하이얼을 인수협상 대상자로 정하고 협상을 급진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얼은 북미 시장에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인수 이후에도 GE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