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마트카①] 아우디 ‘버추얼 콕핏’

시인성 탁월...불편한 주소 검색은 옥에 티

카테크입력 :2016/01/12 15:28    수정: 2016/01/13 07:52

2016년 새해는 스마트카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처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량을 내놓거나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고 폭스바겐, 포드, 아우디, BMW 등 외국 업체들도 하나둘씩 자율주행 및 최신 IT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앞으로 ‘안녕! 스마트카’ 기획을 통해 버추얼 콕핏, 신형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동작 인식 등 첨단 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스마트카’로 정의해 해당 기능을 중점적으로 테스트 해 볼 계획이다. 이 기능들이 국내 도로 환경에 적합한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국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편집자주]

CES 2016에서 선보인 아우디 버추얼 콕핏 기술(사진=지디넷코리아)

아우디가 ‘버추얼(Virtual)' 기술에 푹 빠졌다.

아우디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 직접 부스를 꾸며 버추얼 콕핏 및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기자가 직접 가본 아우디 CES 2016 부스는 버추얼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찬 모습이었다. 리키 후디 아우디 AG 전기차 개발 담당 부사장은 당시 열린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버추얼 콕핏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아우디는 향후 센터페시아 부분에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버추얼 디스플레이(Virtual Display)' 기술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차량 내부에 OLED를 적용해 스마트카 시대에 더욱 적용하겠다는 것이 아우디의 방침이다.

■모든 차량 정보가 계기반으로 모아진 버추얼 콕핏

버추얼 콕핏은 국내 아우디 판매 모델 중 지난해 10월 출시된 3세대 아우디 TT에 최초로 적용됐다.

아우디 코리아는 출시 당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열고 TT와 버추얼 콕핏 기술 홍보에 주력했다.

항공기 조종석의 콕핏을 본 딴 버추얼 콕핏 디스플레이는 TT 운전석 계기반에 위치했다. 운전자가 시선을 센터페시아에 돌릴 필요없이 모든 정보를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버추얼 콕핏 기술이 적용된 아유디 3세대 TT (사진=지디넷코리아)
버추얼 콕핏이 계기반에 위치한 더 뉴 아우디 TT 실내. 이 때문에 센터페시아에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지 않아 깔끔한 느낌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우디 코리아는 버추얼 콕핏 기술 실현을 위해 계기반쪽에 12.3인치 고해상도 MMI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TT 센터페시아 구성은 단순해졌다. 일반 차량에 흔히 볼 수 있는 센터페시아쪽 디스플레이는 TT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본격적으로 TT에 내장된 버추얼 콕핏을 실행해봤다. 버추얼 콕핏이 수도권 운행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서울 반포 세빛섬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까지 총 33km를 주행하며 버추얼 콕핏의 장단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아우디 특유의 '심장박동' 사운드와 함께 등장하는 아우디 로고. 버추얼 콕핏 실행 첫 화면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목적지가 설정된 아우디 버추얼 콕핏 실행 화면. 속도계, RPM, 바깥 온도, 시계, 현재 차량 위치 등이 표기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햇빛에도 방해되지 않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TT를 직접 주행해본 12일 오후 날씨는 영하 6도에 가까운 날씨라 쌀쌀했지만 맑았다.

너무 맑은 날씨 때문이었을까? 운전석쪽에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운전 도중에 자주 찡그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버추얼 콕핏은 기자의 표정과 다르게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아무리 강한 햇빛이 내리쬐도 디스플레이 자체가 흐려지거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다.

아우디 코리아는 TT 출시를 위해 버추얼 콕핏 기술의 한글화를 마쳤다. 메뉴 구성부터 내비게이션 지도까지 한글로 통일해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다. 음성 안내도 국내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처럼 깨끗하고 정교하다. 디스플레이 구성도 어렵지 않게 구성됐다. 규정속도 단속 카메라도 잘 잡아냈다. 버추얼 콕핏의 시인성 만큼은 합격점을 주고 싶다. 후방 카메라가 지원이 안된다는 점은 아쉽다.(TT기준)

기어를 R(후진)로 넣으면 후방 카메라 화면 대신, 센서 동작 인식 화면이 등장하는 TT 버추얼 콕핏 (사진=지디넷코리아)
야간 주행시 실행되는 버추얼 콕핏 화면, 직관적인 디스플레이 구성이 인상적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킨텍스’ 검색이 안되는 버추얼 콕핏...콘텐츠 개선 필요

기자가 느낀 버추얼 콕핏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장소검색이었다. 디스플레이 구성은 국내 도로 환경에 알맞지만, 주요 시설 검색이 안되는 점은 옥에 티였다. 아직까지 수입차 내비게이션 기술 개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느끼게 됐다.

버추얼 콕핏 디스플레이는 터치 스크린 지원이 되지 않는다. 모든 실행과 입력은 변속기 아랫부분에 위치한 조그 다이얼로 진행할 수 있다.

조그 다이얼 방식은 한글 입력에 취약하다. 만일 ‘ㅅ’을 입력해야 하면 시스템 자체가 ‘ㅆ’ 입력 유무를 다시 묻는다. ‘ㅆ’가 아닌 ‘ㅅ’을 누르려면 다른 자음과 달리 두 번을 꾹꾹 눌러야 한다.

킨텍스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다는 것은 운전자로서 납득하기 힘들다(사진=지디넷코리아)
TT의 버추얼 콕핏 실행에 꼭 필요한 조그 다이얼. (사진=지디넷코리아)
버추얼 콕핏의 추천 경로 설정은 킨텍스 검색 때문에 화난 운전자의 마음을 진정시켜 줄 것 같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같은 번거러움을 견딘 후 ‘킨텍스’ 입력에 성공하자 허탈감에 빠졌다. 버추얼 콕핏에는 ‘킨텍스’라는 검색어가 없다고 떴기 때문이다. 조그 다이얼로 힘들게 입력한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장소검색을 포기하고 주소 검색으로 전환했다. 다행히 아우디 버추얼 콕핏에는 새주소 시스템이 내장됐다. 조그 다이얼로 킨텍스 주소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408’을 재빨리 입력하니 이제야 버추얼 콕핏이 킨텍스 장소를 인식했다. 버추얼 콕핏으로 주소 검색을 하려면 주소 검색을 권한다.

아우디 코리아는 3세대 아우디 TT에 국내 판매 모델 중 최초로 버추얼 콕핏을 적용했다. 향후 아우디 본사 자체가 버추얼 기술 탑재를 늘릴 예정인 만큼, 국내에 출시되는 아우디 차량에도 이같은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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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콕핏은 자율차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운전자의 의무를 일깨워주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같은 기술이 적용된 차량 보급이 늘어난다면 운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ES 현장에서 만난 아우디 관계자는 “올해 버추얼 콕핏이 적용된 신형 A4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버추얼 기술 적용 확대를 약속했다. 국내 판매 차량의 버추얼 콕핏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3세대 아우디 TT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