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왜 음악에 거액을 베팅했나

1조8700억 원에 업계 1위 로엔 인수

홈&모바일입력 :2016/01/11 11:24    수정: 2016/01/11 12:57

황치규 기자

멜론 인수라는 과감한 카드를 뽑아든 카카오의 행보는 콘텐츠 플랫폼 사업 확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상징한다.

콘텐츠 플랫폼 전략 차원에서 음악이라는 분야가 갖는 잠재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판단아래 1조9천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베팅했다는 설명이다. 멜론 운영 업체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투입하는 1조8천700억원은 2012년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할때 쓴 10억달러(1조2천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 넘는 금액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전략을 주목하는 이유다.

콘텐츠 플랫폼은 카카오의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기반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위해 1boon 등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확대, 다음tv팟과 카카오TV를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해왔고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유료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제공하던 포도트리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콘텐츠 플랫폼은 광고와 게임에 비해 카카오 내부에서 마이너 위치다. 그런데 음악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 음악이라는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콘텐츠 플랫폼도 매력적인 수익 사업으로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카카오 입장이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서비스 외에 창작자들을 상대로한 콘텐츠 투자 유통 사업도 펼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음악은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는 분야인데다 음악을 넘어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크다"면서 "멜론 인수는 콘텐츠 플랫폼을 별도 수익 사업으로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 멜론이 갖는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확실한 1위 사업자다. 카카오는 2013년 네오위즈인터넷과 협력해 소셜과 음악을 결합한 방식의 음악서비스 '카카오뮤직'을 선보이며 음악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멜론앱

카카오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뮤직룸'을 통해 친구와 음악을 함께 들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들로 구성한 나만의 뮤직룸을 만들 수 있으며, 친구들간에 언제든 서로의 뮤직룸을 방문해 각자가 보유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카카오는 멜론 인수를 통해 카카오뮤직 외에 모바일 기반 다양한 음악 서비스로의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뮤직만으로는 음악 서비스 생태계에서 목소리를 키우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카카오 모바일 플랫폼과 로엔 음악 콘텐츠가 결합해 새로운 시장 창출 ▲음악 창작자 기반 콘텐츠 생태계 확대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 및 발굴을 통한 글로벌 진출 모색 등 다양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별도로 운영되지만 윈윈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멜론 인수로 음악 서비스 시장은 모바일로 무게중심이 확실하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멜론 인수 전에도 모바일은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대세였다.

모바일의 맹주인 카카오가 멜론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파워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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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음원 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하다 2014년부터 모바일로 기울었는데, 쏠림현상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멜론 외에 KT지니, 엠넷닷컴, 벅스, 소리바다 등이 나머지 시장을 나눠갖는 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