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TOS, 게임판 응답하라 시리즈가 될 수 있을까?

게임입력 :2015/12/24 10:49

넥슨(대표 박지원)이 서비스하고 IMC 게임즈(대표 감학규)가 만든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지난 17일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악튜러스에서 보여 준 특유의 화사한 색감을 선보인 이 게임은 출시 후 4일 만에 PC방 순위 10위권에 오르는 등 이용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으며 순조롭게 출발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동화 같은 2D 그래픽과 2000년대 초반 온라인게임 느낌의 간단한 게임 방식으로 최신 게임과 차별화를 한 것이 특징이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

게임에 대한 첫인상은 IMC게임즈의 전작인 라그나로크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2D 기반의 그래픽과 최근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빠른 전투 진행속도와 타격 이펙트와 사운드는 라그나로크과 비슷한 기분을 받을 수 있었다.

전투는 최근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반 공격 위주의 심플한 패턴과 라그나로크에서 보여준 경쾌한 타격음과 빠른 공격모션과 피격모션 등을 극대화해 타격감도 좋아서 사냥의 재미가 상당히 좋았다. 또한 단순 반복사냥을 피할 수 있도록 필드 보스가 수시로 등장하며 공략하는 재미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래픽 역시 이 게임을 대표하는 요소다. 동화 같은 그림체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행동에 따라 의상이 움직이고 표정이 바뀌는 등 세밀한 애니메이션과 화면을 가득 채우는 풍성한 배경 오브젝트와 이미지는 이용자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고 화면을 가만히 바라만 봐도 2000년도 초반의 느낌을 지금 시대에 만족스럽게 옮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깔끔하면서도 세밀한 2D 그래픽이 특징인 트리 오브 세이비어.

앞서 말한 것처럼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2000년대 초반의 고전 온라인 게임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했다. 특히 단순히 분위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게임은 처음 플레이를 하는 이용자들은 헤매기 쉬운 구간이 곳곳에 존재한다. 레벨업에 따른 전직 구간이 7개나 될 정도로 많고 캐릭터 능력치도 이용자가 일일이 올려줘야 한다.

특히 초반 레벨업 구간에서 막히면 거래소에서 다른 시작 마을로 가는 포탈을 사서 이동 후 해당 지역에서 1레벨부터 시작하는 미션을 진행해야 한다. 게임 내에서 이에 대한 힌트는 전혀 없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물어보거나 기존에 올라온 글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마치 고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공략집을 찾아보고 먼저 게임을 하던 다른 이용자에게 물어보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직접 능력치를 올리는 방식도 최근엔 보기 힘든 방식이다.

더불어 키보드를 사용한 조작을 비롯해 숨겨진 직업과 퀘스트가 있고 맵을 돌아다니며 맵 달성률을 100%로 만들기 위해 맵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전 온라인 게임도 아닌 고전 패키지 역할수행게임(RPG)를 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게임의 기획이 고전 게임에 대한 향수를 끌어내고자 한 것이었다면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예전에 즐기던 게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고 플레이를 하는 동안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너무 고전에 집중하다 보니 지금 와서는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이 생기고 공개테스트 사양치고는 마무리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곳곳에 보인다는 것이다.

직업 선택, 능력치 배분 등 이용자가 학습을 통해 미리 알아할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근접 공격캐릭터인 소드맨과 달리 마법을 이용한 스킬 공격이 주가 되야 하는 위저드 역시 쿨타임으로 인해 일반공격을 더 많이 하는 모습을 보면 고전 게임이라는 느낌은 주지만 이 방식이 옳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또한 고전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 적어도 게임 내에 힌트를 제공하거나 정보를 교류 할 수 있는 여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선의 루트를 선택하려는 이용자의 특성상 한 번의 선택 실수로 키우던 캐릭터를 지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보드 중심으로 게임 조작을 만들었으면서도 아이템을 바꾸거나 맵을 열고 닫는 등 전투 외적인 조작은 마우스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은 UI에 대한 고민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고전 온라인 게임의 재미를 충분히 잘 살리고 있다.

특히 사이코해승으로 대표되는 잦은 버그와 수시로 발생하는 서버 긴급 점검과 서버다운은 게임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떨어지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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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마치 TV 드라마인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듯하다. 이 게임은 당시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함께 플레이하며 그때를 회상하며 최근 게임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이용자에게 제공할만한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이를 위해선 당시의 불편함과 미숙함을 그대로 지금 이용자에게 제공해 추억을 훼손하지는 않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