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안가고 신규계좌개설, 언제쯤 현실화될까?

기존 계좌 없으면 쉽지 않아

컴퓨팅입력 :2015/12/22 17:46

손경호 기자

내년 출범하게 될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특징은 창구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서도 신규 계좌를 개설해 필요한 금융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기존 주요 은행들도 오프라인으로 방문하지 않고서도 은행계좌를 개설하거나 대출 등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전히 비대면 신규계좌개설을 구현하고 있는 은행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대포통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더해 보안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까지 금융권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필요한 비대면 본인확인(실명확인) 방법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은 일명 '5+2'라고 불리는 것이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고객확인증표를 찍은 사진을 해당 증표의 발급기관에 보내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식은 실시간 영상통화를 통해 은행 직원이 고객이 제시한 신분증과 실제 얼굴이 같은 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세번째는 계좌개설을 위해 현금카드를 배달되면 택배회사직원이 직접 고객이 맞는지 증표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네번째로는 기존에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타계좌로 소액을 이체한 뒤, 이를 기반으로 본인이라는 사실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생체인증도 새로운 본인확인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창구에 방문하지 않고 새롭게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방안은 다른 은행 계좌를 통한 소액이체를 통해 본인을 확인하는 방식 외에는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5가지 중 최소 2가지 이상 인증방식을 조합해 안전성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이들 중 기존 은행권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기존에 이미 개설했던 계좌에서 소액을 이체하는 것으로 본인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금융권 공동망을 관리하고 있는 금융결제원 주도로 기존 주요 은행들 간 계좌이체를 통한 비대면 본인확인이 가능하도록 연동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방식은 대포통장에 대한 우려는 줄일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완벽한 비대면 본인확인을 통한 신규계좌개설은 아니다. 적어도 한 개 이상 실제로 거래하고 있는 계좌가 있어야지만 신규계좌를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한은행이 선보인 모바일뱅크용 앱인 '써니뱅크'에는 영상통화를 통해 신분증과 얼굴을 동시에 확인하는 방법으로 비대면 계좌개설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대포통장에 대한 우려 탓에 해당 앱을 통해 적어도 한번 이상 대출을 승민받은 고객들에 대해서만 비대면 신규계좌개설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약이 따른다. 결국 신한은행계좌와 여기에 사용되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지 않은 미거래 고객들은 기존에 사용했던 다른 은행의 공인인증서를 통해 로그인한 뒤 비대면 실명확인을 받는 방식을 통해서만 새로운 계좌개설이 가능한 것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영상통화를 통해 고객의 얼굴과 신분증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에 계좌개설을 포함해 대출,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기술적인 문제는 신분증 속 사진과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통해 보여지는 실제 얼굴이 일치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상담원들이 직접 식별하는 것만으로는 신분증 위조 여부를 판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위변조나 신분증 속 사진과 영상통화 과정에서 실제 얼굴이 일치하는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정밀한 분석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비대면 계좌개설 등으로 인한 대포통장 개설이나 금융사기를 막기위해 금융위는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이 이중으로 검토해 검증된 기술들에 대해서만 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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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설명회에서 금융위 예비인가심사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 중 카카오뱅크 TF팀장을 맡고 있는 카카오 윤호영 부사장은 "비대면 본인확인 방식의 경우 금융위가 내놓은 안들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서는 대포통장 문제를 최소화하면서도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한 가장 현실성이 높은 방안은 기존에 개설한 다른 계좌에 소액을 이체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점은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