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도 되는 '기어S2 밴드 클래식' 써보니

스마트폰 없이 전화도 카톡도 OK…교통카드 기능 편리하네

홈&모바일입력 :2015/12/17 17:44

정현정 기자

첩보액션 영화를 즐겨보는 기자는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밤길을 가다가 혹은 택시를 탔다가 납치를 당한다면? 납치범은 일단 내 전화기부터 뺏어들어 버릴텐데 신고전화를 할 수도 가족들에게 연락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하나. 우습지만 평소에도 스마트워치에는 반드시 단독 사용이 가능한 이동통신 기능이 탑재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다.

지난 15일 SK텔레콤을 통해 단독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신제품 '기어S2 밴드 클래식'은 지난 10월 출시된 ‘기어S2 클래식’ 모델에 이동통신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월 1만원에 통신모듈이 탑재된 웨어러블 전용 요금제인 ‘T아웃도어 요금제’에 가입하면 음성통화 50분과 문자메시지(SMS), 데이터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보통의 스마트워치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페어링을 해야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평소 애플워치의 경우 아이폰을 놓고 화장실이라도 가면 블루투스 연결이 끊어져 그 순간부터는 그냥 시계나 마찬가지다. 시간 확인, 걸음수 체크, 심박수 측정 외에는 스마트워치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삼성전자 '기어S2 밴드 클래식'을 이용해 전화를 걸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반면 통신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워치는 외출이나 운동시에 별도로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더라도 음성통화와 문자 수발신은 물론 카카오톡과 라인 등 데이터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기어S2만 있어도 전화·문자·카톡 'OK'

굳이 스마트워치에 3G 통신 기능이 필요한 이유가 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마트워치 단독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기자에게는 매우 유용했다. 앞서 얘기했던 범죄 등 비상상황을 제외하고도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을 때, 스마트폰을 놓고 운동을 하는 경우, 집에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나오는 것을 깜빡 했을 때 기어S2만 있으면 통신 고립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다고 해도 손목에 차고 다니는 시계를 잃어버리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기어S2로 전화를 걸 수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수도 있다.

다만 기어S2 단독 실행 모드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적인 서비스와 메커니즘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익숙해지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기어S2를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한 상태에서는 사용에 큰 어려움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당겨서 받을 수 있다. 전화를 걸때도 마찬가지다. 기어S2에서 전화를 걸어도 스마트폰에 동일한 발신 화면이 뜬다. 이 상태에서는 기어S2에 부여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소리샘으로 바로 연결된다는 음성메시지가 나온다.

여기서 블루투스 연결을 해제하면 기어S2 단독 실행 상태가 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어S2는 별도의 유심이 내장된 단독 회선이기 때문에 고유의 번호를 부여받고 별도 조작 없이는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나 메시지 알림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착신전환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착신전환 서비스란 스마트폰과 기어가 떨어진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기어S2로 착신전환을 해놓으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이 끊기더라도 착발신이 되고 문자와 카카오톡도 전부 수발신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T쉐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편리한 설정이 가능했다.

또 기본적으로 스마트폰과 기어S2에 각각 두 개의 회선이 부여되기 때문에 기어S2에서 새롭게 부여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면 상대방은 모르는 번호로 치부해 전화를 안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 달에 1천500원이 부과되는 원넘버 서비스는 기어에서 전화를 해도 같은 번호로 발신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어S2에서 통화나 문자를 발신할 때 상대방이 헷갈리지 않도록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없이 스마트워치를 단독으로 사용한다고 하면 꼭 필요한 기능 중 하나가 스마트폰으로 오는 알림을 받는 일이다. 특히 일상 생활에 필수품이 되어버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는 것이 문자메시지를 받는 것보다 중요하다. 기어S2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재 기어S2용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은 별도로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 '기어S2 밴드 클래식'의 캐시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별도 키보드가 없는 애플워치의 경우 미리 입력해놓은 상용문구나 이모티콘, 음성메시지 전송만 가능하지만 기어S2는 천지인 키보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원하는 내용으로 답장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버스카드 대신 손목만 척 “근데 조금 민망하네요”

기어S2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라 할 만한 기능 중 하나는 교통카드 기능이다. 현재 기어S2 전용으로 티머니와 캐시비 애플리케이션이 나와있다. 티머니 앱을 사용하면 따로 충전할 필요없이 신한, 우리, 국민, 하나카드 등 몇몇 신용카드사를 통해 후불형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기자는 리뷰를 위해 캐시비에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선불 충전 방식으로 교통카드를 사용해봤다.

1만원을 충전하고 가장 먼저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는데 바로 인식이 이뤄졌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필요없이 그냥 NFC 단말기에 손목을 갖다대는 동작 만으로 결제가 된다. NFC 칩이 12시 방향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기 상단이 NFC 단말에 닿도록 사용해야 인식이 잘 된다. 교통카드 결제가 이뤄지면 손목에 강한 진동이 온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금액과 잔액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직업 특성상 가방과 노트북을 따로 들고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은데 따로 카드지갑을 챙기지 않아도 돼 무척 편리했다. 다만 보통 왼손에 시계를 착용하기 때문에 지하철을 탈때는 팔을 교차해서 카드를 찍어야 하는 점은 다소 불편했다.

지하철과 달리 버스를 탈 때는 왠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아 다소 민망하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티머니나 캐시비로는 대중교통 탑승 외에도 편의점과 일부 매장에서 결제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근처 편의점으로 가 결제를 시도해봤다. 캐시비로 결제를 하겠다고 말을 하자 점원이 포스기에서 지불방식을 캐시비로 선택하고 결제를 시도했지만 아무리 단말기에 기어S2를 갖다대도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결제의 경우 일부 매장이나 단말에 따라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듯 보인다.

티머니와 캐시비 외에도 현재 기어S2 용으로 내비게이션 ‘김기사’, 모바일 지갑 서비스 ‘시럽월렛’, 골퍼들에게 유용한 ‘골프나비’ 등 전용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이 나온 상태다. 3G 모델의 경우 GPS 기능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김기사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운전 중에 손목으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운전 중 곡 넘김도 손목에서 편하게 할 수 있다.

골프나비 애플리케이션은 골프를 칠 때 비거리와 홀까지 남은 거리, 필드의 고저차를 측정할 수 있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입을 빌리면 캐디를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돼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은 기능이라고 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웨어러블 뱅킹 애플리케이션도 나와있어서 통장이나 카드 없이도 6자리 출금인증번호만 입력하면 현금을 찾아 쓸 수 있다.

다양한 테마 애플리케이션도 등록돼 있어서 시계 첫 화면을 꾸미는 재미도 상당하다. 이밖에 S헬스를 통한 운동량 측정은 기본적인 기능으로 장시간 동안 활동이 없으면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라고 독려해준다.

기어S2 밴드 클래식에서 '김기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쉬운 가죽 스트랩…휠 조작은 편리해

기어S2 클래식은 가죽으로 된 시계줄과 톱니바퀴처럼 디자인 된 테두리로 실제 시계 같은 고급스러움을 살려 지난 10월 출시 때부터 기어S2 일반 모델 보다 사용자들 사이에 디자인 선호도가 높았던 제품이다. 3G 모델이 함께 출시된 기어S2 일반 모델과 달리 통신 기능이 없는 블루투스 모델로만 출시돼 선택폭이 좁았지만 이번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졌다.

1.2인치 크기 화면은 여성 손목에 사용하기에는 다소 큰 느낌을 주지만 사용에 큰 무리는 없었다. 전용 스트랩은 진짜 가죽이지만 다소 뻣뻣하고 투박한 촉감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다. 일반 규격에 시계와 호환이 되니 마음에 드는 시계줄로 바꿔 착용하기를 권장한다. 처음 기어S2를 접했을때 다른 스마트워치에 비해 디스플레이와 베젤 간의 단차가 크게 느껴졌는데 이는 돌아가는 베젤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전해진다.

묵직하게 휠을 돌리는 손맛은 상당히 좋다. 특히 기어S2 클래식 모델은 휠이 톱니바퀴 모양으로 디자인 돼 있어 조작이 더욱 편리하다. 다만 휠을 돌려 조작하다가 메뉴를 선택할 때는 다시 손가락을 들어 화면을 터치해야 하기 때문에 동작 연속성을 고려해 선택 버튼이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어S2 우측면에는 버튼이 두 개 있는데 상단 버튼은 뒤로가기 역할을 하고 하단 버튼은 홈버튼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배터리는 다소 아쉽다. 기어S2는 한 번 충전하면 2~3일 간 사용이 가능해 경쟁제품인 애플워치에 비해 사용시간이 길다는 점을 어필해왔다. 하지만 블루투스와 이동통신을 동시에 사용하는 3G 모델의 경우 배터리 사용시간이 블루투스 모델에 비해 좀 더 짧은 느낌이다. 실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하루하고 반나절이면 배터리가 모두 소진이 됐다. 시계 화면을 항상 켜놓지 않도록 설정하면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전은 무선 방식의 거치대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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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굳이 3G 버전을 선택할 필요 없이 블루투스 모델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운동을 즐겨하는 사람이나 직업 특성상 스마트폰을 수시로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3G 모델이 더없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어S2 밴드 클래식의 가격은 43만1천200원이다. 별도 요금제에 가입하면 10만원의 지원금을 적용받을 수 있다. 통신 기능이 없는 기어S2 클래식 일반 모델의 가격은 37만4천원이다.

기어S2 밴드 클래식의 충전은 무선 방식의 별도 거치대를 이용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