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갑부 마윈-베조스, '같은 듯 다른' 언론 인수

콘텐츠 보강은 한뜻…향후 전략은 조금 다른 듯

인터넷입력 :2015/12/14 17:36    수정: 2015/12/14 18:0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2억5천만 달러 vs 2억6천600만 달러.

두 IT 재벌의 닮은 꼴 미디어 인수가 화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홍콩의 영자신문 사이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전격 인수하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지난 2013년 8월 워싱턴포스트를 깜짝 인수한 지 2년 여 만이다. 게다가 베조스와 마윈이 언론사를 손에 넣기 위해 지불한 금액도 비슷한 수준이다.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SCMP 인수 가격은 20억6천만 홍콩 달러. 미화로 환산할 경우 26억6천만 달러다.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 인수를 위해 지불한 금액보다 불과 1천600만 달러 많은 수준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인수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

■ 마윈, 신문외 자산도 인수…베조스, 신문만 매입

SCMP가 워싱턴포스트보다 더 비싼 값에 팔린 건 다소 의외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알리바바는 이번에 SCMP 뿐 아니라 다른 자산들도 손에 넣었다. 엘르, 하퍼스 바자 같은 잡지 뿐 아니라 마케팅 및 광고 사업까지 인수한 것.

반면 베조스는 2년 전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할 때 신문 사업 부문만 매입했다. TV 뉴스나 교육사업인 카플란은 인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미국 경제전문 사이트 쿼츠에 따르면 SCMP그룹의 2014년 실적에서 신문 사업 이외 부문의 매출 비중은 약 32%였다. 또 영업이익은 절반에 가까운 49%를 신문 사업 이외 부문에서 올렸다.

따라서 신문사업만 비교할 경우엔 워싱턴포스트가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팔린 셈이다.

두 IT 재벌이 신문사를 인수한 동기는 비슷하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실제로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뒤 ‘아마존 DNA’를 급속하게 이식하면서 전통 언론 문화를 변신시키고 있다. 지역 언론들과 연계한 거대한 생태계 구축 움직임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런 면에선 알리바바도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들은 알리바바가 자신들의 인터넷 기술과 SCMP의 콘텐츠를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SCMP 콘텐츠를 앞세워 인터넷, 모바일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프 베조스

■ "마윈, 경제적 가치 못잖게 정치적 고려도 작용"

하지만 둘의 행보에서 차이점도 살짝 엿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 사업 부문만 인수한 베조스의 관심은 콘텐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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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마윈이 SCMP를 인수한 데는 다른 동기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 정치적인 동기다. 실제로 SCMP는 최근 수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역 갑부나 정관계 및 금융권 실력자들이 꼭 읽어야 하는 신문 중 하나로 꼽혔다.

쿼츠는 “알리바바는 SCMP의 정치적 가치에 많은 프리미엄을 지불했다”고 평가했다. 그 얘긴 SCMP가 알리바바에 인수된 뒤 친중국 성향을 더 강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