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LG유플러스"…떠나는 Mr.LTE 이상철

27일 이사회 끝으로 야인으로…후임엔 권영수 LG화학 사장

방송/통신입력 :2015/11/27 19:18

“아마 저는 전생에 아주 힘들었거나 아니면 조상의 음덕이 커 이런 복을 누리나봅니다. 사랑과 행복의 6년을 마지막 직장에서 보내고 또 그 정점에서 떠날 수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여러분에게 진정 고맙습니다.”

LG유플러스의 대표 이상철 부회장이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27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사회를 끝으로 이상철 부회장은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새롭게 승진해 부임하는 권영수 LG화학 사장에게 바통을 넘긴다.

Mr.LTE로 불릴 만큼 이 부회장이 LTE 시장을 선도하며 LG유플러스에 남긴 성과는 적지 않다. 일례로, 9개월 만에 9만개의 LTE 기지국을 설치했던 사례는 기네스북에 올랐을 정도다. 뿐만 아니다. 그는 LG유플러스에 많은 기록을 숫자로 남겼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6년 전인 2010년 부임 당시 매출 1조2천71억, 영업이익 1천111억, 순이익 926억원(2009년 3분기이었던 경영실적을, 올 3분기 매출 2조7천130억, 영업이익 1천756억원, 순이익 1천170억원(올 3분기)으로 올려놨다. 매출은 2배 이상 껑충 뛰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8%, 26% 증가했다.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탈(脫) 통신’을 외치며 경쟁사들보다 앞서 LTE로 승부해 얻어낸 결과다.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2010년 황야 같은 곳에서 혼자 망연자실하게 서있던 암담한 때가 생각납니다. 잘해보자는 저의 외침을 무심하게 외면해 참담함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 ‘투자를 늘려보자’는 저의 호소에 손을 내밀어줬고 그 고마움을 밑거름으로 남들이 불가능이라 했던 기적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모바일에서만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을 합병한 LG유플러스의 첫 CEO였던 그는 유선분야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유무선 통합 트렌드에 맞춰 동반성장을 꾀한 결과다.

2010년 1월 초고속인터넷 254만명, 시내전화 34만명이었던 가입자는 지난 9월 기준으로 초고속인터넷 344만명, 시내전화 50만명, 인터넷전화 451만명으로 늘었다.

특히, 당시 ‘집전화+초고속인터넷(DPS, Double Play Service)’로 불리는 결합상품과 All-IP 추세에 대응해 시내전화(PSTN) 대신 인터넷전화(VoIP)에 집중해 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굳게 지키고 있는 것은 눈에 띠는 대목이다.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LG유플러스와 2위 KT의 가입자는 110만명이다. KT가 옛 한국통신 시절 가입자를 바탕으로 집전화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성과다. 이상철 부회장이 부임한 지 2년여 만인 2012년 말 포화된 이동전화시장에서 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한 것과 비견될 만한 일이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앞둔 상황에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성과는 혁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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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상철 부회장 역시 이 같은 성과에 대한 공을 임직원들에게 돌리면서도 자랑스러움은 감추지 못했다.

“하는 것마다 세계 최초와 일등이랑 타이틀이 붙었고 해외에서 IPTV도 세계 최초를 앞세워 적자를 벗어났고, 기업 분야도 시장 점유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 모든 불모지 같은 곳에서의 성과가 LG유플러스 여러분의 눈물과 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어쩌면 불모지였기 때문에 이런 기적이 일어났는지 모릅니다. 이제 아무도 LG유플러스를 무시하지 못 합니다. 자랑스럽고 살아있는 기업을 여러분과 함께 일구었다는 것이 너무 큰 행운이고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