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국산서버'인가?…30일 공청회서 논의

컴퓨팅입력 :2015/11/25 17:31    수정: 2015/11/25 17:31

정부가 공공시장서 국산 서버와 스토리지같은 IT장비를 우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나, 어떤 IT장비를 국산으로 봐야할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제도적 기준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가 이달말 개최를 예고해, 정부 정책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30일 서울 상암동 DMC타워 대회의실에서 중소기업자간경쟁제품(이하 '경쟁제품')의 직접생산확인 기준 제·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여기서 서버는 '컴퓨터서버'라는 이름으로, 스토리지는 '디스크어레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직접생산확인 기준 제정 대상에 올랐다.

경쟁제품 지정제도는 공공기관이 어떤 품목을 구매시 국산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사실상 제한한다. 따라서 외산제품을 배제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서버와 스토리지 품목도 현재 경쟁제품 지정여부 논의 대상이다. 그 결정권을 가진 중소기업청에서 연내 지정 여부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버와 스토리지가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더라도, 그 생산업체가 공공시장에서의 우대 혜택을 누리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은 따로 있다. 자신이 한국의 중소기업이며, 특정 품목의 외산 제품을 유통하는 회사가 아니라 국내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회사라는 점을 증빙해야 한다.

이런 증빙 요소를 명시한 게 바로 공청회 논의 대상인 직접생산확인 기준이다. 공청회는 경쟁제품 지정 품목의 기준 개정안, 또는 지정 가능성이 있는 후보 품목들에 대한 기준 제정안을 놓고 업계 종사자 및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다.

서버와 스토리지는 그간 경쟁제품 지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서 각각의 직접생산확인 기준도 없었다. 중기중앙회 측은 서버와 스토리지가 경쟁제품으로 지정될 경우를 전제로 공청회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향후 서버와 스토리지가 경쟁제품 지정 대상에서 탈락하면 논의가 무효화할 수도 있다.

각 품목마다 의견 수렴 시간대가 다른데, 서버와 스토리지의 기준안은 다른 후보 품목과 함께 당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논의될 예정이다. 중기중앙회는 앞서 기존 지정 품목에 대한 기준 개정안과, 중기청에서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 서버와 스토리지 등 후보 품목의 기준 제정안을 공개한 상태다.

서버(컴퓨터서버)와 스토리지(디스크어레이) 품목의 기준안은 직접생산 개념에 대한 '정의'와 실제 요건을 명시한 '직접생산확인 기준', 그리고 생산시설과 생산공정에 대한 세부설명 등으로 구성된다. 다음은 현재 공개된 서버의 직접생산 정의 내용을 옮긴 것이다.

"컴퓨터서버의 직접생산은 CPU, 하드디스크, 메모리 및 전원공급기, 메인보드, 샤시(베어본 대체가능) 등을 구입하여, 이를 보유 생산시설과 전문 인력을 활용하여 원부자재 구입, 조립, 공정 검사, 펌웨어 업데이트 및 OS설치, 부하 및 호환성 테스트, 최종 검사, 포장 등 각 생산공정을 통하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말함."

이어지는 확인 기준은 사업자등록증명과 공장등록증명서로 증빙하는 '생산공장' 항목, 계약서나 유형자산 감가상각비 명세서로 생산설비와 검사설비를 증빙하는 '생산시설' 항목, 4대보험 가입증명으로 상시근로자 규모를 확인하는 '생산인력' 항목, 이밖에 산업관련 인증과 관련 자재구매 실적을 확인하는 '기타' 항목을 포함한다.

사실 중기청에서 서버와 스토리지가 경쟁제품 지정 대상으로 검토되고, 그에 맞물려 중기중앙회 공청회서 이들 품목을 위한 직접생산확인 기준 제정안이 논의되는 건 처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서버와 스토리지의 직접생산확인 기준과 지정 여부가 검토됐지만, 이 품목은 최종 지정 대상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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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서버와 스토리지에 대한 직접생산확인 기준안 내용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그 기준안이 외국에서 산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하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라, 정부에서 국산제품 우대 명분으로 내세운 '국산IT장비산업 육성'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5년 11월 30일 서울 상암동에서 국산 IT장비 등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후보를 비롯한 품목들의 직접생산확인 기준 논의를 위한 공청회를 연다. 이미지는 최근 공개된 컴퓨터서버 기준안.

지난해와 이번 공청회를 앞두고 공개된 서버와 스토리지의 직접생산확인 기준안 내용이 100% 일치하지는 않지만 큰 틀은 대동소이하다. 일부 항목들은 오히려 먼저 공개된 기준안보다 새로운 기준안에서 더 완화된 경향도 보인다. 서버와 스토리지가 경쟁제품으로 최종 지정되면 기준안을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