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협회 "올해 판매 23만5천대 예상, 내년도 늘 것"

20주년 간담회..."20만대 시대, 질적 내실강화 주력"

카테크입력 :2015/11/25 12:41    수정: 2015/11/25 16:17

정기수 기자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파문에도 불구하고 수입차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판매량은 19만6천543대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19만6천359대)을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연말까지 올해 연간 판매량이 23만5천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 대비 20%가량 신장한 수준이다. 수입차협회가 설립된 지 20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20만대 시대를 열게 된 셈이다. 내년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0년 4천414대에 머물렀던 수입차는 2002년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했고 2011년 10만대를 넘어선 지 불과 4년 만에 20만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내수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 2000년 0.4%에서 ▲2010년 6.92% ▲2011년 7.98% ▲2012년 10.01% ▲2013년 12.10% ▲2014년 13.92% 등으로 상승 곡선이 가파르다. 올 1~10월 시장 점유율은 15.8%다. 올해 연간 점유율은 16%를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왼쪽부터)한국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 정재희 회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부회장(사진=KAIDA)

특히 2천cc 미만 모델과 디젤차 판매 비중이 급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2003년에는 2천㏄ 미만 수입차가 전체 판매량의 18.7%에 그쳤으나 올해 10월에는 55.1%로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휘발유 모델 판매는 97.8%에서 27.7%까지 하락했다. 디젤차 비중은 67%에 달한다.

구매 연령도 2003년에는 40대가 전체의 3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올해 10월에는 30대가 37.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브랜드 별로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3사의 강세가 거세다. 독일차는 2003년 전체 수입차 판매의 54.3% 수준이었으나 올해 10월에는 68.7%에 달한다. 2003년 수입차 판매의 17%에 불과했던 레저용차량(RV)이 올해 10월 26%까지 신장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지역별로는 2003년 서울이 수입차 등록 전체의 46%를 차지하며 최다를 기록했으나 올해 10월에는 경기도가 27.3%로 1위로 올라섰다. 서울은 25.9%로 2위였다.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포드코리아 사장)은 25일 "수입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이제 회원사들은 성장의 질적 내실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앤스파서울에서 열린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995년 설립된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 20년 동안 회원사들과 함께 국내 자동차산업의 한 축으로 시장의 발전과 선진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 회장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부회장(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윤대성 전무 등을 비롯해 14개 회원사 25개 브랜드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협회는 이날 수입차시장의 주요 단계를 ▲시장 개방으로 힘들었던 초기 개척기(1987~1996년) ▲IMF 경제위기와 함께 온 시련기(1997~1999년) ▲시련의 극복과 시장 회복기(2000~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재도약과 성장기(2009년~현재)로 구분했다. 수입차 시장의 긍정적인 파급 효과로는 승용차 수입·수출·해외생산 동향, 국내 부품판매 증대, 국내 자동차시장의 활성화 및 선진화, 국내 투자 및 고용 증가, 소비자 선택 폭 확대 등을 꼽았다.

■급성장한 시장 규모...미흡한 고객관리는 숙제

현재 국내 시장에는 올해 10월 기준 14개 회원사 25개 브랜드가 505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올 9월 기준 네트워크는 199딜러, 392개 쇼룸 및 361개 서비스센터로 구성돼 있다.

판매량은 크게 늘었지만 애프터서비스(A/S) 등 고객관리 노력은 미흡한 상태다. 국산차 서비스센터(3천500여개) 대비 1/10 수준에 불과하다. 서비스센터 부족으로 평균 수리 기간도 8~9일로 국산차(5일)보다 더 길다.

KAIDA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사진=지디넷코리아)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2016년 수입자동차 판매 대수는 2015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수입차 시장 전망은 '변화의 움직임'이라는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국내 자동차 시장의 변화'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입차협회는 내년 수입차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8.5% 늘어난 25만5천대 규모로 전망했다. 다소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최근 불거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잇따른 수입차 브랜드들의 리콜, 국산차들의 신차 공세와 적극적인 마케팅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재희 회장은 최근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과 관련해 디젤차의 향후 판매 추세에 대해서는 "디젤 엔진이 연비도 좋고 환경에 대한 개선을 많이 해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친환경차와 가솔린차의 다운사이징 등 대안도 많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디젤차 전망은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가 선택할 사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부회장은 "폭스바겐 사태는 대단히 불미스럽고 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지만, 디젤 자체는 좋은 기술"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디젤차량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검증 기준을 실험실이 아니라 실제 도로환경에 맞추는 과정과 각국의 결정이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전무는 르노삼성 'QM3'나 한국GM '임팔라' 등 완제품으로 국내 수입되는 모델의 경우 수입차 통계에 제외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본 등은 자국 내 자동차 제조사가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올 경우 수입차로 집계하고 있다"면서 "향후 포함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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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동차세를 차값으로 과세하거나 업무용 차량의 비용 인정 상한선을 두는 법안, 수입차 보험료율 개편 등 추진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딱히 밝힐 입장은 없다"면서도 "이로 인해 수입차업계가 위축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 회장도 "추진되고 있는 해당 법안들이 수입차업계에 미치는 영향들을 잘 감안해 진행될 것으로 안다"면서도 "혹시라도 수입차 고객에게 불편부당한 일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