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넥슨 대표 용병술 ‘히트’로 통했다

게임입력 :2015/11/23 09:18    수정: 2015/11/23 16:51

게임업계에서 정설로 통하는 속설이 있다.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마케팅이 받쳐주지 않으면 실패한다” 반면 “마케팅을 아무리 잘하고 쏟아 부어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소용없다”

이 속설은 말만 약간 바꾸면 게임뿐만 아니라 대부분 소비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공식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넥슨은 그 동안 전자에 속한 모바일 게임이 많았다. 해외 유명 게임들을 대거 국내에 들여와 게임 이용자들에게 어필했지만 성적은 시원찮았다. 구글 마켓 매출 10위권에 안착했던 게임은 피파모바일과 도미네이션즈 밖에 없다. 그마저도 1위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지난 3년간 넥슨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모두 잡으려는 노력을 해왔다. 넥슨의 기반인 온라인게임은 꾸준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 만큼은 넷마블과 타 업체들에 크게 밀렸다.

넷마블이 구글 마켓 매출 1위에서 10위권을 석권하고 있을 때 넥슨은 피파모바일 하나로 체면치레를 할 수밖에 없었다. 대작이라는 모바일 게임들은 10위 한번 못하고 번번이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이러한 상황이 몇 년 넘게 지속되자 넥슨 내부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다.

일부 넥슨 고위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계속 모바일이 실패하게 된다면 내년에 아예 국내 모바일 사업을 철수할 수도 있는 극단적인 상황을 고려할 만큼 심각한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올해가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절박함을 탈출하기 위해 박지원 넥슨 대표가 꺼내든 용병술이 눈에 띈다.

넥슨은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인수 대상이 된 회사의 게임을 안정시키기 위해 소위 ‘선수’라고 불리는 인재들을 계열사로 많이 내려 보냈다.

하지만 넥슨의 모바일사업이 계속 어려움을 겪자 내부의 인재들과 자회사의 인재들을 모바일로 집중시키는 박 대표의 인사가 이달 1일부터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박 대표는 모바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이정헌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시키며 테스크포스팀장을 맡겼다. 물론 이정헌 부사장뿐 아니라 각 계열사에 분산되어 있던 인재들을 테스크포스로 집결 시켰다.

박 대표가 꺼내든 용병술 카드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히트’다.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를 거쳐 블로홀로 이직해 테라를 개발했던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개발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이다. 모바일 언리얼4로 제작되어 화려한 그래픽과 게임성을 자랑한다.

우선 어느 정도의 게임성은 갖췄다는 이야기다. 서두에 언급한 속설의 첫 번째 조건은 충족시킨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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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지난 18일부터 서비스에 돌입한 히트는 주말성적까지 구글과 애플 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과 인재 집중의 성공인 것이다. 일례로 히트는 넷마블이 선보여 모바일 업계의 공식처럼 여겨졌던 스타 연예인 마케팅을 철저히 배제 했다. 히트의 TV광고는 연예인이 나오지 않지만 한번쯤 게임을 플레이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묘한 심리를 불러일으킨다. 히트를 위해 뭉친 넥슨 테스크포스팀의 인재 파워가 나오는 부분이다.

구글 매출 1위를 빼앗긴 넷마블이 탈환을 위해 총공세가 이번 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퍼블리셔로서의 마케팅에 성공한 넥슨의 사업부의 역량이 입증 됐고 박 대표의 용병술은 통했다. 이제 마케팅에 성공했으니 게임의 재미와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업데이트로 승부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주말에 히트는 출석부 오류로 인한 버그가 발생했다. 이제 키는 히트 개발사인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에게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