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시대, 은행 모바일뱅킹도 변해야 산다

재미, 편리함, 실질적 혜택 제공해야

컴퓨팅입력 :2015/11/17 10:02

손경호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출현 예고,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약진 속에 국내 은행들이 기존에 제공해왔던 모바일뱅킹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경쟁력 갖추기에 나서고 있다.

16일 국내 시중은행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은행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뱅킹 관련 앱만 최소 10개에서 많게는 30개에 이른다. 그만큼 많은 시도들이 있었으나 제대로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무엇보다도 사용자들이 원하는 편리하면서도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찾아내기 어려웠던 탓이다.

이르면 내년 초 등장하게 될 인터넷전문은행과 최근 P2P대출, 모바일 송금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제공해 왔던 모바일뱅킹앱 안에 이러한 서비스를 녹여내거나 아예 새로운 플랫폼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시대에 기존 모바일뱅킹이 경쟁포인트로 삼아야 할 키워드는 '재미', '편리함', '혜택'으로 요약된다.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우리은행이 내놓은 모바일은행인 '위비뱅크'다. 해당 서비스를 주도한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고정현 부장은 "5월26일부터 서비스한 중금리 대출인 위비대출의 경우 1만건 이상 대출실적을 올렸으며, 규모만 41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새로 도입한 직장인 대출의 경우 최저 3.75% 금리로 최고 3천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다.

이밖에도 위비뱅크는 최근 6개월 정기적금인 위비꿀적금을 제공하면서 최대 연2.0% 금리를 보장한다. 시중은행 적금은 금리워 낮은 탓에 금융소비자들이 투자를 꺼린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위비꿀적금은 일종의 캐시백처럼 우리카드 이용실적, 이동통신대금 자동이체, 삼성페이 사용 등에 따라 최대 4만원 상당의 금액을 되돌려 준다. 이런 점을 반영하면 최대 연13% 상당의 금리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 간 송금, 쇼핑몰결제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비페이는 기존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제공하는 것처럼 문자로 송금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플랫폼을 지원한다.

롯데그룹과 부산은행이 협력해 내년 초 서비스 예정인 모바일뱅킹서비스인 일명 'B뱅크(가칭)'도 주목할만한 사례다. 모바일뱅킹앱과 롯데그룹이 제공하는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유통망과 연계해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앱을 통해 거래할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를 활용해 롯데그룹이 제공하는 여러가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부산은행 앱을 사용해 결제했을 때 얻은 포인트를 은행 계좌에 현금으로 입금하는 일도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말 자사 모바일뱅킹앱인 KB스타뱅킹 사용고객들을 대상으로 'KB간편송금'이라는 개인 간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이 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스마트OTP 발급 고객이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만 알고 있어도 송금할 수 있다.

최근 이 은행은 'KB 내 맘대로 적금'이라는 상품도 모바일뱅킹앱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저축금액, 계약기간, 우대이율, 부가서비스 등을 고객이 스스로 선택해서 본인에게 맞는 최적의 상품을 직접 만들어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적금은 자유적립식, 정액적립식으로 나뉘며 자유적립식은 1만원~300만원, 정액적립식은 1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은 6개월~36개월까지 가능하다. 3년제 정액적립식 적금을 적용할 경우 최고 연 2.7%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또한 적금 고객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피싱, 교통, 여행 관련 보험서비스 중 하나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달 핀테크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신한퓨쳐스랩 데모데이'를 개최했던 신한은행은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을 자사 모바일뱅킹앱 플랫폼 내에 흡수한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액센츄어가 지원하는 홍콩 핀테크 이노베이션랩 주최 '핀테크 인베스터데이'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스트리미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한 외환소액송금거래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자사 금융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확대하기 위해 스트리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적극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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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고종현 부장은 "위비뱅크의 기본철학은 기존 은행들이 안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시도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20대~30대 금융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위비뱅크는 최근 음악방송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시대에 기존 모바일뱅킹이 경쟁포인트로 삼아야 할 키워드는 '재미', '편리함', '혜택'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