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못 버리는 데이터, 클라우드에 두라"

차세대 NAS로 아마존 끌어안기-버추스트림 띄우기?

컴퓨팅입력 :2015/11/13 10:48

EMC가 차세대 네트워크스토리지(NAS) 전략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끌어들였다. 기업들이 뜸하게 쓰지만 오래 보관해야 하는 데이터를 값싼 퍼블릭클라우드에 넘겨 스토리지 유지비를 낮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서다.

한국EMC는 지난 12일 서울 사무실에서 세미나를 열고 차세대 기업 데이터 관리 전략과 NAS제품 브랜드 '아이실론'에 포함되는 신제품 3가지를 공개했다. 신제품엔 다양한 기기와 업무 특성에 대응하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기업과 직원들의 상황에 맞춰 기업내 데이터센터를 넘어선 영역까지 고려한 기술이 반영됐다.

EMC는 자사 기술로 기업 데이터센터 안에서의 단일 저장소 제공과 다양한 프로토콜 및 워크로드 대응을 강조했던 '데이터레이크파운데이션' 개념을 데이터센터 밖으로 확장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압축한 키워드가 '데이터레이크2.0'이다.

한국EMC 세미나에서 데이터레이크2.0 개념과 이를 녹인 신제품 3종을 소개한 이상우 이사. 한국EMC 아이실론사업본부장이다.

데이터레이크2.0은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기존 가치를 보장하는 동시에 사용자들이 지리적으로 데이터센터와 떨어진 국내외 지사나 모바일 업무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기반을 의미한다.

함께 소개된 EMC 신제품 '아이실론 클라우드풀(Isilon CloudPools)', '아이실론SD 엣지(IsilonSD Edge)', '원FS넥스트(OneFS.Next)'는 이런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구성요소들이다.

EMC가 퍼블릭클라우드 사업자와의 연계를 언급한 제품이 클라우드풀이다. 클라우드풀은 아이실론 NAS 저장공간에서 접근이 매우 뜸하지만 기업 차원의 필요성이나 규제준수 등 이유로 버릴 수 없는 데이터를 퍼블릭클라우드나 프라이빗클라우드에 보관할 수 있게 해 준다.

아이실론은 데이터를 접근이 아주 빈번한 것, 비교적 잦은 것, 다소 뜸한 것, 3단계로 분류해 끼리끼리 관리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쓴다. 클라우드풀은 여기에 퍼블릭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4단계 분류로 추가해 준다. 접근이 다소 뜸한 정도를 넘어서, 좀체 쓰지만 못 버리는 데이터용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클라우드풀은 내년초 국내 리전(region) 개설을 예고한 AWS, 그 대항마를 자처하는 MS, EMC와 VM웨어가 합심해 밀고 있는 '버추스트림' 등 퍼블릭클라우드와의 연결을 지원한다. 또 EMC의 '엘라스틱클라우드스토리지(ECS)'나 아이실론 기반의 프라이빗클라우드 인프라와의 연결도 가능케 해준다.

EMC가 차세대 데이터레이크 비전을 실현할 핵심 요소로 클라우드풀을 띄우려 한다면, 국내외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글로벌 경쟁사 넷앱이 먼저 자사 스토리지와 AWS와 MS애저 등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저장공간의 긴밀한 통합과 연계를 지원한다고 자랑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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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에겐 '버추스트림'이라는 자체 클라우드 사업 조직이 하나의 차별화 지점일 수 있다. 이 회사는 2개월쯤 전 클라우드사업전략을 강조하면서 자회사 VM웨어와 버추스트림의 공조를 예고했다. 이어 지난달 EMC와 VM웨어가 반반씩 지분을 투자해 버추스트림이란 브랜드 안에서 새로운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참조링크: EMC and VMware Reveal New Cloud Services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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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스트림은 EMC와 VM웨어 기술로 프라이빗클라우드를 운영하면서 퍼블릭클라우드와의 연계를 꾀하는 기업들에게 알맞은 해법으로 제시될 듯하다. 이번에 아이실론 기반의 클라우드풀로 연결 가능한 퍼블릭클라우드 환경이 AWS와 MS애저뿐아니라 버추스트림까지 포함했다는 점에서 EMC가 장기적으로 버추스트림의 사업 기회를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는 점을 짐작 가능하다.

다만 속단하긴 이르다. 한국에선 EMC가 다른 퍼블릭클라우드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아직 버추스트림의 퍼블릭클라우드 인프라는 국내에 들어와 있지 않고,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이나 일정도 잡혀 있지 않다. 반면 AWS와 MS애저는 이미 국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상우 한국EMC 아이실론 사업본부장 이사는 "본사가 버추스트림을 인수한 후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것인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클라우드풀을 비롯한 이번 신제품들은 내년 1분기 중 제공할 예정인데, 상세 내용을 언급할 수 없지만 해당 시기에 맞춰 서비스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EMC가 출시를 예고한 또다른 제품, 아이실론SD 엣지는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 기술의 제공 범주를 확대한다는 점에선 클라우드풀과 비슷하다. 다만 클라우드풀은 그 이름처럼 클라우드와의 연계를 통한 확대라면, 아이실론SD 엣지는 기업의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물리적으로 떨어진 지사 인프라에 구축해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 기술을 제공하는 수단이다.

아이실론SD 엣지는 기존 아이실론의 기능을 제공하는데, 전용 하드웨어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EMC 측 설명에 따르면 기업 사용자가 VM웨어 ESX를 설치한 범용 하드웨어에 설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내려받아 테스트해 보다가, 현업 인프라에 적용이 필요한 단계에서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담없이 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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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풀, 아이실론SD 엣지와 함께 나올 마지막 제품 원FS넥스트는 기존 EMC NAS장비 아이실론의 차세대 운영체제다. EMC 아이실론 장비의 데이터 처리 및 핵심 기능을 제공할 소프트웨어다.

차세대 원FS넥스트의 특징은 업그레이드 및 그 이전 상태로의 복원 과정을 무중단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 소소한 변화를 적용할 땐 이전부터 무중단 업그레이드를 지원했지만, 이젠 대폭 변형이 이뤄지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경우에도 무중단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중단할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상시가동을 전제하는 기업 시스템에서 큰 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