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통합” vs 애플 “분리”…다른 OS 접근법

"범용성이 중요"…"기기 특성 맞게 최적화해야"

컴퓨팅입력 :2015/10/30 15:27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통합'을 택했다. 반면 애플은 '분리' 쪽에 방점을 찍었다.

실리콘밸리 대표기업들이 PC와 모바일 운영체제(OS) 개발을 놓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모바일 시장 양대 강자인 구글과 애플이 각각 통합과 분리란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현지 시각)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크롬 OS를 통합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최근 지형도에 불을 지폈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안드로이드를 구동하도록 하겠다는 구글의 통합 운영체제 전략이 현실화된다는 의미다.

그 동안 구글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TV 등의 스마트 가전,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기기에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OS를 활용했지만 컴퓨터에는 크롬 OS를 탑재했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씨넷]

통합 행보를 보이는 건 구글 뿐만이 아니다. MS 역시 올해 내놓은 윈도10을 통합 OS로 개발했다. 현재 윈도10은 스마트폰, 컴퓨터, TV 뿐 아니라 엑스박스 원 게임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한 때 MS의 라이벌이었으며 지금은 구글과 각축을 벌이고 있는 애플은 조금 다른 입장이다. 애플은 현재 아이패드와 아이폰에는 iOS를, 데스크톱 컴퓨터와 노트북에는 맥OS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iOS와 맥 OS를 통합할 것이란 외부 관측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달 한 컨퍼런스에서 "앞으로도 두 개의 운영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쿡은 또 “우리는 모바일, PC에 한 개의 운영체제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두 개를 하나로 줄인다면 두 개의 운영체제 모두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없다. 우리는 두 개의 운영체제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팀 쿡 애플 CEO (사진=씨넷)

■ 구글-MS, 범용성 강조…애플, '기기 차이'에 방점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질문을 제기해볼 수 있다. 왜 구글과 MS는 'OS 통합' 쪽으로 가고 있는 데 애플은 '분리 정책'을 고수하려는 걸까?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잘 분석했다. 구글, MS가 보는 컴퓨팅의 미래와 애플이 생각하는 미래가 다르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MS는 모든 기기들이 똑 같은 전기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팅 역시 같은 OS로 구동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굳이 번거롭게 별도 OS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반면 애플은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때 자기가 생각하는 OS에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5인치 남짓한 스마트폰과 13인치에 이르는 노트북PC에 똑 같은 앱을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 방식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윈도 환경보다 iOS에서 앱 개발을 하거나 앱 업데이트를 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애플은 두 OS의 기능을 수렴하는 작업은 계속해 왔다. 현재 OS X에는iOS에서 보던 알림 기능과 유사한 알림 센터가 있고 애플 지도, 노트, 페이스타임과 같은 동일한 앱을 제공하고 있다.

■ 통합 전략과 최적화 전략, 어떤 쪽이 더 통할까

결국 애플이 기기 차이까지 섬세하게 신경을 쓴다는 구글과 MS는 범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또 다른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과연 어떤 방식이 최후의 승리자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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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선뜻 내놓기 힘든 상황이다. MS가 '통합 OS'를 표방한 윈도10을 내놓은 것이 아직 몇 개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통합은 빨라야 내년 쯤에나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독자 운영체제를 앞세운 애플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앞으론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역시 "향후 시장 변화는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